【코코타임즈】 지난 2012년, 수의사 몇 명이 모였다. 고양이 임상 진료를 전문으로 해보려는 여러 수의사를 위해 뭔가 할 일이 있을까 해서다. 고양이 진료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본 고희곤(닥터캣고양이병원), 김재영(태능고양이동물병원), 김현욱(해마루2차진료동물병원), 이미경(고양이병원소설), 이진수(이진수고양이동물병원) 원장 등이었다. "당시에는 고양이 진료를 위한 기본적인 부분조차 부족했었죠. 고양이의 기본적인 생태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고양이에게 쓸 수 있는 적절한 백신이나 치료 약도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김지헌 KSFM 회장) 그러나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양이 숫자가 100만 마리를 막 넘고 있었다. 비록 양육 정보도, 치료 약도, 고양이 전문 수의사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국내 반려동물 시장에 고양이가 하나의 독자 영역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시점. 이들의 모임은 이듬해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3월 창립총회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고양이만을 전문으로 보는 동물병원도 많아졌고, 우리 진료 수준은 세계고양이수의사회(ISFM)도 인정하는 단계다. ISFM이 '고양이친화병원'(CFC; Cat Friendly Clinic)으로 인증
【코코타임즈】 #고등학생인 A씨는 교통사고를 당한 백구의 눈을 보며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훗날 수의사가 돼 동물병원에 버려진 개와 유기견보호소에서 데려온 강아지를 입양해 키우면서 동물들의 눈이 되어주고 있다.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에서 안과 전문 진료를 하고 있는 김준영 교수 이야기다. 최근 김 교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건국대를 찾았다. 어떻게 동물 안과를 하게 됐냐는 질문에 그는 "어쩌다보니"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동물들의 눈이 되어준 수의사 김준영 교수 하지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동물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묻어났다. "어렸을 때는 개를 길러본 적이 없어요. 개를 잘 몰랐죠.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하루는 집 앞 도로에서 백구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움직이지 못하고 낑낑대고 있더라고요. 물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나서 다가가진 못했어요. 그때 백구의 눈을 보고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개의 애잔한 눈빛이 지금도 기억이 나요." 김 교수가 어렸을 때만 해도 개를 가정견으로 키우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는 가정견을 보기가 더욱 어려웠다. 개를 키워본 적이 없다보니 교통사고가 난 백구가 걱정되
【코코타임즈】 부산 신라대 반려동물학과는 최근 첫번째 신입생을 뽑기 시작했다. 수시와 정시를 거쳐 내년 새 학기에 40명으로 출발한다. 동남권(부산~울산~경남) 최초의 4년제 전문학과. 펫시장 성장세를 눈여겨 보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서(西)부산권 54만평 캠퍼스 안에 1만평 펫테마파크를 건설하려는 계획도 예사롭지 않다. 최인순 학과장은 11일 "어떻게 보면 늦었다 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잠재력과 실행력 만큼은 다른 그 어느 대학보다 강력할 것"이라 자신했다. 원래 전공은 생물학. 그중에서도 분자유전학이다. 학교에서 이미 단과대(의생명과학대학) 학장까지 지냈다. 부산시는 물론 산업부 농식품부 등 중앙부처와의 프로젝트들도 여럿 지휘했다. 신라대가 이런 '중진' 교수에게 조그만 신설 반려동물학과 책임을 맡긴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터. "올해부터 국가자격이 된 '동물보건사'를 성공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이긴 합니다. 내년 신입생이 3학년이 되는 2024년께 양성기관 평가인증도 신청할 계획이고요."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보건, 바이오, 의생명, 식품 등 저희 대학의 전문성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펫
【코코타임즈】 최근 보호자들 관심이 큰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자연식. 아이 건강도 챙기고, 직접 만들어 주는 보람도 느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집에서 실제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레시피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위생 관리와 영양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 반려동물 교육플랫폼 ’위들아카데미‘가 지난달 27일, 유투브 라이브로 방송한 '반려견과 반려묘의 자연식' 강의에 사람들 이목이 쏠린 것도 그런 때문인 듯하다. 이 때 자연식을 강의했던 정설령 수의사를 3일 만났다. 새로 이사한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경기도 광주시 목현동)에서 그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자연식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자연식 장점이 너무나 많기에 앞으로 어느 시기가 되면 건사료가 아닌 자연식이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연식을 급여하면 아이의 털, 변의 상태가 나아지고, 활동성이 높아지는 등 눈에 보이는 여러 가지 효과를 경험하기 때문. 우리나라 동물영양학 개념 키워온 1세대... 정설령, "영양은 동물 질병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어" 그는 우리나라 반려문화에 일찍부터 '동물영약학' 개념을 접목시키고 실증 사례를 만들어온 1세대 핵심 인물. 2004년초, 영양학이
【코코타임즈】 "반려견과 식용견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가장 하고 싶은 말입니다. 영화 속에서 강형욱 훈련사가 잘 표현해 주신 바 있지요. '(모든 개는) 똑같아요. 생각하는 거, 바라보는 거, 똑같아요'라고 말입니다." 국내 개 식용 산업을 다룬 영화 '누렁이'를 제작한 케빈 브라이트(66) 감독의 말이다. 10일 말복을 앞두고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브라이트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지난 6월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된 영화 '누렁이'는 두 달 동안 5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개식용 산업에 대해 동물은 물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입장까지 담아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시각으로 영화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방문을 연기했다.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방송된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제작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쉽게도 뒤로 밀렸다. 하지만 장거리에서 전한 그의 솔직한 답변은 개식용 산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과 미국은 한국전쟁 때부터 형제국…애정 깊어" 영화 누렁이의 제작기간은 무려 4년. 제작하는 동안 경동시장
【코코타임즈】 "반려동물이 정말 가족이라면 아무거나 먹일 수 있을까요? 특히 신장 등이 아픈 강아지, 고양이를 위한 처방식(질환관리) 사료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 후 신중하게 급여해야 합니다."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은 지난 18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동물복지를 향상시키고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하려면 올바른 영양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 동물전문 프로그램에 20년 이상 출연하며 국내 수의사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최영민 회장. 수의학과 반려동물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는 반려동물 선진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방문해 수의학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도 쌓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500만명이다. 강아지, 고양이를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동물을 이제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보고 민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생명'이라는 인식과 함께 '올바른 영양 공급'이 중요하다는 최 회장.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그가 강조하는 올바른 영양 공급이란 어떤 것일까. "미국 등 반
【코코타임즈】 고양시의회는 지난달 23일 전국 최초로 '은퇴 특수목적견 입양자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안에는 은퇴한 특수목적견 입양자에게 예산의 범위에서 예방접종비 및 치료비, 장제비(장례 보조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은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김효금 고양시의원. 김 의원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국회나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을 지방의회에서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특수목적견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특수목적견 지원 조례안 통과시킨 김효금 고양시의원 "특수목적견에 대한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어요. 폭발물 탐지, 마약 탐지, 실종자 수색, 장애인 보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니까요. 일하면서 고생 많이 했는데 은퇴 후 남은 생을 편안하게 보내라고 조례안을 발의했죠." 공익을 목적으로 강아지 때부터 육성·훈련되고 일정한 자격을 부여받아 인명구조 등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목적견들. 주로 셰퍼드, 말리노이즈, 스패니얼, 비글 종의 개들이 각종 현장에서 활약한다. 목적견들은 나이가 들거나 다리 부상 등을 입게 되면 은퇴를 한다. 과거에는 개들을 안락사한 시절도 있었다. 다행
【코코타임즈】 사료는 현재 우리나라 펫산업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반려 인구가 급성장하면서 여전히 매년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정도. 이 시장을 놓고 로얄캐닌 마즈 내추럴코어 카길 네슬레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 대주 우리와 하림 등 국내 브랜드들이 각축을 겨룬다. 이글벳 같은 제약사, 동원 사조 같은 식품회사들도 시장에 뛰어든 지 오래다.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진다. "사료 브랜드가 이제 너무 많아져, 여간해선 사람들 관심을 끌기도 힘듭니다. 소비자 계층도, 요구 사항도 너무 다양하죠. 새로 시장 진입하는 브랜드가 고전하는 이유입니다. 또 메이저들이 차지한 시장 점유율을 다 빼고 나면, 그 나머지 파이는 너무 작고요." 그 틈새(niche market)를 비집고, 최근 '수의사 처방식'을 표방하는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산균이나 비타민 미네랄 생약성분 등 기능성 원료를 담은 건강 보조제들. 반려동물 건강을 지키는데, 식품과 약이 따로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양 균형 잘 잡힌 식품이 건강한 일상을 만드는데 필수인 것도 당연하다. 식품과 약은 서로 통한다... 건강 보조제 시장 커지는 이유 (주)지바이오텍(Gbiotech) 김성호 대표가
【코코타임즈】 충남 천안의 한 동물보호센터. 버려지고, 병 들고, 갈 곳 없는 99마리 강아지들이 수용돼 있는 ‘마지막 안식처’. 정말 운이 좋으면 다른 주인을 찾아 입양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기약이 없다. 여기 불쌍한 강아지들을 보러 지난 주말, 여러 사람들이 찾아왔다. ‘국경없는 수의사회’ (Veterinarians Without Borders, 대표 김재영) 회원들과 서울대 수의대 동아리 ‘나눔회’(지도교수 이인형) 학생들. 이들은 홍역 간염 등을 막는 종합백신(DHPPL)과 광견병 예방 주사를 놓고, 구충제도 먹이면서 여기서 이틀을 꼬박 보냈다.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최근에 생긴 수의사 봉사단체. 지난해 7월 경기도 안성부터 시작, 이번 천안까지 전국에 걸쳐 벌써 여섯 번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28일 창립 총회... 생명 존중 세상 꿈꾼다 그런 봉사활동을 더 확산시키고, 더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해 오는 28일 서울 중랑문화원에서 창립 총회를 연다. “인간과 동물이 건강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생명 존중 세상”을 향한, 출항의 깃발을 올리는 것. 김재영 대표는 "이런 봉사 활동을 할 때면 우리 인간과 동물, 환경은 정말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원
【코코타임즈】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있는 '인피니티 메디컬 컨설팅'(’(Infinity Medical Consulting)의 헨리유(Henry Yoo) 박사. 한국인으로 미국 동물병원계 동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의 하나다. ‘재미 한인수의사협회장’을 세 번이나 역임한 데다, 수년간 미국 캐나다 수의사 면허시험 출제위원으로도 활약했다. 헨리유 박사가 22일, 수의사 지식나눔 플랫폼 ‘벳채널’(VET channel) 에서 "Covid-19 상황에 대응하는 미국 동물병원의 사례"를 주제로 미국 동물병원계의 최근 흐름을 설명한다. <코코타임즈>는 19일 이메일을 통해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 동물병원들이 어떻게 운영 패턴을 바꿔갈 것인 지를 그에게 물었다.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 동물병원들이나 수의사들도 큰 변화에 봉착해 있다”면서 “이들의 대응 방식을 보면 크게 3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크나큰 위기인 만큼 근무시간을 줄여 안전을 도모하려는 타입,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보며 최소한의 일상 업무만 유지하려는 타입, 그리고 원격진료(tele-medicine) 등 새로운 방식을 적극 시도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