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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은 위험하다?... "문제는 자연식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

 

 

【코코타임즈】 최근 보호자들 관심이 큰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자연식. 아이 건강도 챙기고, 직접 만들어 주는 보람도 느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집에서 실제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레시피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위생 관리와 영양 사이에 균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 

 

반려동물 교육플랫폼 ’위들아카데미‘가 지난달 27일, 유투브 라이브로 방송한 '반려견과 반려묘의 자연식' 강의에 사람들 이목이 쏠린 것도 그런 때문인 듯하다. 

 

이 때 자연식을 강의했던 정설령 수의사를 3일 만났다. 새로 이사한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경기도 광주시 목현동)에서 그는 "우리나라 반려동물 자연식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도 "자연식 장점이 너무나 많기에 앞으로 어느 시기가 되면 건사료가 아닌 자연식이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연식을 급여하면 아이의 털, 변의 상태가 나아지고, 활동성이 높아지는 등 눈에 보이는 여러 가지 효과를 경험하기 때문.

 

우리나라 동물영양학 개념 키워온 1세대... 정설령, "영양은 동물 질병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어"


그는 우리나라 반려문화에 일찍부터 '동물영약학' 개념을 접목시키고 실증 사례를 만들어온 1세대 핵심 인물. 2004년초, 영양학이 동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 이후부터 줄곧 이 분야에 천착해왔다. 

 

 

지난 2018년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를 세우고, 이듬해 허지윤 부사장과 함께 '레이앤이본'(Ray & Yvonne)과 '닥터레이'(Dr. Ray)를 잇따라 론칭했다. 자연식과 영양제라는 2개 반경을 넘나들며 영양학 시장을 키워온 것. 

 

그는 "매일 먹는 주식으로 화식과 생식을 급여할 경우, 보호자가 재료의 위생과 몸에 필요한 영양소 사이의 균형까지 두루 맞추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연식의 장점을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자연식이 위험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자연식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자연식은 식재료의 신선함과 함께 영양 균형이라는 전문성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영양의 균형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장기 급여하게 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니까요." 

 

그는 이어 "자연식도 영양제도 아이의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치료를 보조할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몸에 좋은 기능을 가진 영양소라 할지라도 용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오히려 몸을 해친다"고도 했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얘기. 정 원장이 보호자들에게 지속적인 공부와 관심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료업체들 악덕 상혼 간파해야... 낮은 품질 원료 쓰는지, 전문성보다 마케팅에 몰두하는 지


그러면서 "사람이 사용하고 남은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거기다 전문성이 부족하면서도 허위 마케팅을 일삼는 일부 사료 간식업체들의 상혼을 간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의사 이름을 앞세운 일부 제품들을 너무 믿진 말라"고 조언했다.  "진정성과 전문성을 다 인정할 만큼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 했다. 

 

"나의 선택이 곧 아이들 건강을 좌우하게 되지요. 최종 소비자라 할 아이들에겐 정작 선택권이 없지 않나요?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업체들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하는 거죠. 펫푸드는 시장의 흐름뿐 아니라 보호자들 요구에 의해서도 발전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이니까요." 

 

정 원장에게 보호자들이 자연식과 펫푸드에 대해 알고 있으면 좋을 몇 가지를 추가로 물었다.

 

Q. 집에서 화식과 생식을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육류는 너무 오랫동안 익히지 않도록 한다. 육류를 너무 익히면 소화 흡수율이 떨어진다. 반면, 야채는 잘 익히고 갈아주는 것이 흡수에 도움이 된다. 

 

 

단, 익히는 과정에 스며나온 수분은 버리지 않고 다시 섞어준다. 여기엔 요오드 같은 필수미네랄 등 수용성 영양소들이 여럿 있다. 

 

Q. 여기에 위생과 영양 균형까지 갖추자면? 

 

육류 겉쪽은 미생물에 의한 오염이 있을 수 있다. 겉면만 끓는 물에 살짝 담가 익혀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더라도 안쪽은 생식의 형태이므로 생식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경우 영양 균형이 어렵다. 특히 주의해야 할 영양소는 칼슘, 철, 구리, 망간, 아연, 요오드, 비타민 D, 비타민 E 등. 이들은 식재료만으론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보조제의 형태로 채워 주는 것이 좋다. 오메가3도 마찬가지. 

 

Q. 사료 라벨(label) 살펴보며 보호자들이 꼭 챙겨야 할 정보는? 

 

먼저 단미사료 보조사료로 표기돼 있다면 이는 장기 급여가 불가능하다. 물론 배합사료도 장기 급여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제조사는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수입산 사료인 경우, 제조업체 홈페이지라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등록 성분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가능하면 조단백이 조지방보다 높은 것, 칼슘이 인보다 많이 들어간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료에서 유래되는 성분이 등록성분과 일치하는 지 여부도 확인한다. 예를 들어 사용 원료에는 칼슘이 거의 없는데 등록성분에는 칼슘 함량이 높게 표시된 경우, 의문을 가져야 한다. 닭고기를 쓴다고 돼 있지만 실제론 닭고기 뼈가 들어간 육분을 사용한 경우 사료의 칼슘 함량은 높게 나온다. 일종의 눈속임이라 할 수 있다.

 

Q. 레이앤이본이 우리 펫푸드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반려동물 식품에 대한 진정성과 전문성이다. '진정성'은 식재료의 품질과 관련이 있다. 과거에 발생했던 멜라민 사태, 곰팡이 독소에 오염된 사료, 잘못된 포뮬러 에러(formula error), 안락사 약물 검출 등은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 반려동물을 단지 사업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풍조에 기인한다 

 

 

'전문성'은 영양을 통한 건강 유지에서 더 나아가 건강 증진까지 추구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를 토대로 실제 건강에 도움을 줄 영양성분을 찾아내고 적정 함량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과 연결된다. 

 

자연식은 최고의 방법이지만 재료의 신선함만 강조하는 반쪽짜리들이 유행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영양의 균형이 함께 갖춰지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이 더 공부해야 하고, 자연식을 기반으로 한 실증적인 자료들도 더 많이 나와야 한다. 

 

Q. 식품영양과 영양제를 함께 하고 있다.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나? 

 

영양학의 목표는 동물의 건강 유지와 건강 증진이다. 건강 유지는 필수 영양소의 적절한 급여, 즉 영양 균형이 맞는 식품을 급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건강 증진은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을 증가시키거나 또는 비필수영양소라고 하더라도 적절한 양을 공급하였을 때 몸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항산화영양소는 필수영양소가 아니지만 노화나 내과적 질환으로 인한 문제를 완화시켜 줄 수 있다. 

 

Q. 우리 펫푸드시장이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사람이 사용하고 남은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같은 원료라 하더라도 등급 높은 원료는 사람이 소비하고 등급 낮은 원료는 동물에 사용되는 풍조가 문제다. 

 

반려동물도 최종 소비자로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갈 권리를 가진 존재다. 우리 펫푸드도 이젠 그런 시각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생각한다. 

 

정부에서 도입하려는 펫푸드 공공 '인증제'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보호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제품 기준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증제 마크에 '등급제'를 추가하는 것도 하나의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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