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뉴욕포스트
강아지 타액에서 나온 희귀 박테리아가 원인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타액에 존재하는 이 박테리아가 인간에게 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다. 동물에게 물리거나 상처 부위에 동물 타액이 들어가는 경우 뿐. 이번 사고는 후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 증상이 나타나다가 나중에는 심각한 염증(sepsis)과 전격자색반병(purpura fulminans)으로 번질 수 있다. ( * 전격자색반병은 갑자기 열이 나고 쇼크가 발생하며, 하체에 출혈이 생겨 피부가 썩는 병.- 편집자주) 유럽 임상미생물학·전염병 저널에 따르면 2015년까지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례는 모두 합해봐야 500건이 채 안 될 만큼 드물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수의과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Veterinary Medicine)의 스티븐 콜 박사(Dr. Stephen Cole)는 "운 나쁜 소수의 환자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출처: CNN
실제로 작년 9월 미국 위스콘신주 한 남성은 손과 발을 잃었고(위쪽 사진), 올해 5월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여성은 손과 다리를 잃었다(아래 사진).
이전까지 이 박테리아는 노인이나 암 환자처럼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 그러나 이들 두 환자는 모두 건강에 아무 문제 없는 40대, 50대였기에 현재로서는 발병 원인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반려동물 '건강하게' 돌보는 게 최선의 예방책
이와 관련, 수의학 내과 전문의들은 "개가 이곳저곳을 핥으면 이를 통해 많은 세균과 접촉할 수 있기에 반려견이 최소한 상처를 핥지는 못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개의 침 속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 캄필로박터, 설사 증세를 보이는 원생동물 지아르디아, 티푸스와 급성위장염의 원인인 살모넬라균 등이 있고, 상처에 개의 침이 닿으면 수막염에 걸릴 수도 있다. 특히 개의 침 속에 있는 병원균 캡노사이토퍼거 캐니모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와 파스튜렐라 멀토시다(Pasteurella multocida)가 상처나 혈류에 들어가면, 신체 일부를 절단하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어 그 때는 치명적이 된다. 건강한 사람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5세 이하 영·유아나 65세 이상 노인은 면역력이 약해 개와 키스하는 것만으로도 병에 걸린다. 당뇨병과 암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반려견과 공 던지기 놀이를 하는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 개가 물고 온 공을 만진 손으로 당신의 상처를 만지면 세균에 감염될 것이기 때문.
단, 반려견이 최소한 상처나 입은 핥지 못하게 막고, 혹 키스를 했다 하더라도 가서 바로 씻으면 어느 정도 예방은 된다. 만일 반려동물과의 키스 이후 원인 모를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미생물학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 1년에 한 번 이상 수의사 진료를 받게 하고, 주기적으로 구충제를 주는 것이 최선책이란 얘기다.
한편 국내엔 이 박테리아로 사망에까지 이른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