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제품들과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선한편으론 반길 일이나, 다른 한편으론 고민도 따라 커진다. 처음 보는 물건들이 워낙 많다보니,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오히려 알기 어렵다는 것. 게다가 비싸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 듯, 새로 나왔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직접 먹고, 쓰고, 갖고 놀 물건들인데 '안전성' 문제라도 제대로 걸러내준다면..." 하는 게 반려인들의 마음. 사람용 제품은 FDA(식품의약품안전청), 품질안전같은 까다로운 기준들이 많지만 동물용 제품엔 아직 그런 선별 장치가 없다. 시장에 새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불신'(不信)의 강도가 함께 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런 점에서 최근 등장한 'PS마크'는 하나의 대안이 된다. (사)한국애견협회(KKC)와 KOTITI시험연구원이 반려동물 안전기준으로 마련한 제품(품질)인증. 'Pet Safety'의 약자이기도 하다.
사료관리법이나 위생용품관리법, 생활용품안전관리법에다 식품의약품 안전고시까지 사람용 제품들에 적용하고 있는 안전기준들을 두루 준용해 불량품들을 걸러내준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반려동물 선진국들이 해오던 공인 또는 민간인증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셈. 예를 들어 미국은 정부기관 FDA와 민간 비영리소비자단체 CPS가, 호주는 정부기관 APVMA가, 유럽은 독일에 본부를 둔 TUV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개별 업체가 제품인증을 신청하면 국가공인 시험연구원 KOTITI의 각종 시험을 거치고, 이를 다 통과해 안정성이 검증되면 애견협회가 비로소 PS마크를 붙여주는 방식이다.
한국애견협회는 "국내 제품 안전기준은 사료를 제외하면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그로 인해 여러 불량 제품들이 시장에 유통돼 반려동물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과 사고들이 빈발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인증제가 처음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PS마크를 받은 제품은 겨우 50개 안팎. 반려동물 탈취제 '서지랩'(Surge Lab), 블랭크코퍼레이션 펫브랜드 '아르르'(Arrr), 목욕제품 '체리타올' 등이 그 주인공. 전체 신청자들중 탈락률이 거의 20%에 육박했다는 후문이고 보면 상당히 까다롭게 시험해왔다는 얘기다. 이들이 기준을 마련한 PS마크 대상은 현재까진 사료나 간식같은 식품, 옷 침구 가방 장난감같은 생활용품, 목욕제 탈취제 배변패드같은 동물용의약외품, 그리고 최근 도입한 도료까지 모두 4개 분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은 크다.
한국애견협회 김은지 기획팀장은 20일, "인증제 도입 초기엔 '이것도 규제 아니냐'며 부정적인 의견도 없지 않았다"면서 "현재 제조업계에선 '신제품을 어떻게 시장에 제대로 알릴까' 하는 차원에서, 유통업계에선 '어떤 제품을 엄선해 소싱할거냐'하는 차원에서 인증제의 효용성을 높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려인 입장에서도 제품 선택 기준이 하나 더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사실 제품 안정성 문제는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고는 미리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 결국 품질인증을 거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들 사이에서 소비자들 고민거리 하나는 해결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