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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특별한 수의사의 세계 동물 기행

 

 

【코코타임즈】 서울동물원에서 5년간 근무하다 과감히 그만두고 전세계 동물원을 돌아다닌 수의사가 있다. 대학 다닐 때부터 꿈꾸던 '전 세계 동물 만나기 프로젝트'  때문. 

 

그 특별한 수의사, 양효진이 그 특별한 이야기들을 담아 책을 펴냈다. '동물복지 수의사의 동물따라 세계 여행.' 동물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자 나섰던 순례의 길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효진은 전세계 19개국 178곳 동물원·국립공원·동물보호구역을 다니며 동물을 만났다.  

 

그에 따르면 런던 동물원에 있는 펭귄 풀은 문화유산 1급 시설이지만 동물의 생태와 복지를 무시한 건축물이다. 이곳은 아름답지만 철저히 인간의 시선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재 운영을 중단했다. 이는 과거 동물원의 결정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보르네오 말레이곰 보전센터에서 쌍안경을 통해 멀리 큰 나무 위에 높이 올라가 있는 말레이곰을 보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과 동물은 인간에게 무서운 존재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이외에도 호주 시라이프 수족관, 힐스빌 생츄어리, 뉴질랜드 윌로뱅크 야생동물 공원, 말레이시아 세필록 오랑우탄 구조센터,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신시내티 동물원, 베트남 포포즈 곰 보호구역 등 다양한 곳에서 저자가 경험한 내용이 소개된다.

 

수의대생에서 '동물큐레이터'로, 이젠 동물복지 수의사로  


앞서 저자는 수의대 졸업 후 양서류 항아리곰팡이 질병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딴 후 2011년부터 서울동물원에서 '동물 큐레이터'로 5년간 근무했다. 

 

 

새로운 환경에 동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동시에 관람객이 즐겁게 동물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리다. 하지만 그가 일을 하며 만난 동물들은 즐겁지 않아 보였다. 

 

"방문객이 동물원에서 동물을 존중하는 마음보다 동물을 가두고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는 암묵적인 인식을 배우고 떠난다는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어요." 

 

동물원 방문객은 평균적으로 뱀 우리 앞에서 8초, 사자 1분, 코끼리 2분을 머문다. 생각보다 짧다. 하지만 인간이 눈 도장 찍는 시간을 위해 동물은 전 생애를 고통 받는다.  

 

동물원 동물뿐 아니라 여행지에서 사람을 태우다 구조된 코끼리는 사람을 싫어했고, 어린이동물원에 있다가 구조된 염소는 아이들을 싫어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책은 순간의 즐거움이 아니라 동물의 삶, 그 자체를 들여다 볼 수 있게 우리를 안내한다. 양효진은 여전히 '동물 큐레이터'로 우리를 만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엔 그동안 한국일보에 '양효진의 동물과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 네이버 반려동물코너 '동그람이'에 '양효진의 애니멀 앤 더 시티'란 타이틀로 썼던 칼럼들도 소재가 됐다. 애독자가 많던 인기 코너였다. 

 

그는 지구를 돌고 돌아 수년 전부터 호주에 정착했다. 남편,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한편, 책은 반려동물 전문출판사 '책공장더불어'에서 나왔다. 

 

기사 일부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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