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이제 ‘물건도 아닌, 사람도 아닌“ 제3의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물도 앞으로 ’동물권‘(動物權), 즉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개 고양이, 토끼, 패럿, 기니피그, 햄스터 등 6종을 법적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민법 개정으로 이들은 앞으로 더욱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실에선 공백이 있다. 이들 외에 다른 반려동물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다. 거북이 뱀 도마뱀 슈가글라이더 렙타일 앵무새 등 파충류나 양서류, 조류 등 ’희귀동물‘ 또는 ’특수동물‘로 불리는 부류.
그런데 이들은 현행법에 ’보호‘ 장치가 없기에 때때로 짐짝 취급을 받기도 한다. 특히 희귀동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우, 대부분은 고속버스나 일반 택배, 또는 퀵서비스 등으로 배송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반려동물의 경우,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해당 동물을 직접 전달하거나 법이 정한 동물 운송업자를 통해서만 배송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있지만, 그 외 동물들에겐 적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자연히 이런 희귀 특수동물들을 택배로 발송하는 것 자체는 불법도 아니다. 운송방법이 법에 완전히 어긋나는 경우에도 겨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뿐이다.
희귀동물이나 특수동물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보호자들이 "차별" 또는 "문제"라고 느끼는 대목이기도 하다.
'반려'동물은 보호 대상, '희귀'동물은 짐짝 취급... "동물들 간에도 차별 생겼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의원(국민의힘)<사진>도 5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서 거주 공간의 제약을 덜 받는 희귀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의) 허술한 규정들로 인해 (이들 희귀동물들이) 짐짝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반려인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하지 못한 현행 동물보호법 개정 또한 시급하다"며 "반려동물의 범위를 확대시켜 법적 보호의 울타리를 넓히고, 보다 많은 동물들의 생명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동물운송규정도 제 기능 못해
한편, 안 의원에 따르면 현재의 동물 운송규정도 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운송 중인 동물에게는 적합한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급격한 출발·제동 등으로 충격과 상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 또 급격한 체온 변화와 호흡 곤란 등으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차량에 갖추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이런 문제로 동물보호법을 위반해 적발된 것은 단 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