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우리 냥이는 생크림 케이크를 무척 좋아해요. 단 걸 주면 위험하다는데 괜찮을까요?", "우리 애는 달달한 요플레를 좋아합니다. 이건 초콜렛이 아니니 괜찮죠?"
요즘 고양이가 단맛을 알고 즐긴다는 글이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강아지처럼 고양이도 집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사람들 입맛에 길들여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원래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글도 만만치 않다.
고양이도 단맛을 느낄 수 있을까?
"단맛에 관한 고양이의 선호도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사실 고양이는 단맛을 선호할 만큼 단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단맛을 상대적으로 덜 느낀다고 보면 맞습니다. 혀에 짠맛을 느끼는 세포가 적기 때문에 짠맛에도 둔한 편입니다."(양바롬 수의사)
예를 들어 고양이가 생크림 케이크에 끌리는 이유는 케이크의 단맛 때문이 아니라 크림에 있는 지방을 비롯한 다른 성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진짜 좋아하는 맛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생선을 떠올린다. '고양이=생선'이라는 사실상의 암묵적 정의도 있고 실제로 고양이가 생선을 즐겨 먹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이것도 하나의 편견일 수 있습니다. 마치 한국 사람이 김치를 좋아한다는 식의 판단입니다. 고양이가 모두 비린 생선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은 일반화의 오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생선을 잘 먹는 고양이도 있지만 사실 고양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닭고기입니다."(양바롬 수의사)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육식동물.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단백질이고, 그 외 다른 영양소도 육류에서 얻는다. 고양이는 사실상 고기에 있는 단백질과 지방에 길들여져 진화했다.
그래서 과일같이 단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섭취하지 않으니, 자연스레 단맛에 대한 미각 수용체가 발달하지 못했던 것.
고양이 입맛은 단백질 섭취에 특화... 쓴맛, 신맛에 특히 민감한 이유
동물의 입맛은 생존을 위해 발달했기 때문에 예상 외의 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 필라델피아 모넬화학감각센터(Monel Chemical Senses Center)는 "고양이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 대부분도 쓴맛을 느끼는 미각 수용체가 사람보다 많아 더 예민하게 느낀다"고 했다.
쓴맛은 상한 육류에 있는 특정 아미노산(아르기닌, 트립토판)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인데, 이를 피해 스스로 살아남고자 쓴맛에 민감하게 진화한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고양이는 신맛에도 민감하다. 고양이에게 신맛은 독성 음식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 신호.
그렇다면 단 음식을 섭취할 경우 몸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양바롬 수의사는 "단 음식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 음식을 어느 정도로 많이 섭취했느냐에 달려 있다.

당은 뇌와 같은 중요한 신체 기관에서 에너지원으로 쓰는 영양소다. 따라서 육식동물이라는 이유로 탄수화물이나 당의 섭취를 완전히 제한하면 무리가 따른다.
반대로 지나치게 많이 먹이면 구토와 설사, 비만과 당뇨를 일으킨다. 때문에 각 고양이의 체중과 건강 상태에 맞게 다양한 음식을 조절해 주어야 한다.
한편, 일부 집사들은 "우리 고양이는 특정 사료를 너무 좋아해 음식 조절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양바롬 수의사는 "고양이 입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맛 외에도 냄새, 질감, 모양, 온도 등 여러 요인이 있으며 어려서부터 다양한 사료에 노출되지 않아서 음식을 가리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려서 여러가지 사료에 익숙해지면 성묘가 됐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사료의 폭이 넓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즉, 새끼 고양이일 때부터 여러가지 사료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하면 커서도 편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