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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물학대, 해외선 중형에 신상공개… 우린 허울 뿐 솜방망이

 

【코코타임즈】 동물 학대 사건이 잇따르면서 보다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사회적 요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10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이들 중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받은 이는 단 10명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에선 생명을 해친 혐의를 두어 중형을 선고하고, 상습범은 신상도 공개해버린다. 동물 학대는 강력 범죄의 전조 현상인 만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
 
'동물판 N번방' 기승 부리는데 '솜방망이 처벌'

25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어전문방' 참가자인 20대 남성 이모씨 등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동물을 엽총과 화살 등으로 살해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유한 이 채팅방은 '동물판 N번방'으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일으켰다. 

도봉구에선 지난 21일 60대 남성 A씨가 집주인이 키우는 개를 비닐봉지에 넣어 10m 아래 바닥으로 던져 개가 즉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초엔 경북 상주에서 차량에 개를 묶은 채 시속 60~80㎞로 달려 피가 흥건하고 네 발이 뭉개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렇게 잔혹하게 동물을 학대해 경찰에 검거돼도 재판에 넘겨지는 비율은 9%에 그친다는 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0~2019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거된 3345명 중 기소된 인원은 304명에 불과했다.
 
 
최종 처벌 수위는 벌금형 183명, 징역형 39명, 선고유예 21명, 무죄 4명 등이었다. 징역형 39명 가운데 29명은 집행유예를 받았고, 실제 실형이 선고된 인원은 10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수개월이었고 음주운전·상해 등의 혐의가 추가된 결과였다.
 

 

동물을 '물건' 간주하는 민법도 개정 움직임


동물학대 범죄의 잔혹성에 비해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려동물과 관련 없는 맘 카페나 해외직구 카페 등에서도 "사람들이 악마가 되어 간다" "동물학대범은 잠재적으로 살인범으로 발달할 씨앗을 갖고 있다고 한다"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 "본인보다 강하면 저렇게 안 하겠죠. 그래서 더 나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해 지난 2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하면 3년간 징역을 살거나 최대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징역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벌금 규모 또한 2천만원 이하에서 3천만원 이하로 높인 것이다. 

하지만 현행 동물보호법이 학대행위를 일일이 열거하는 방식으로 규정돼 처벌 수위 강화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목을 매달아선 안 된다' '공개된 장소에서 죽여선 안 된다' 등 범죄 행위가 법 조문에 합치하지 않는 경우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동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거론된다. 현재 민법에서는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와 달리 오스트리아(1988) 독일(1990) 스위스(2002) 등 유럽 국가들은 민법을 개정해 동물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법무법인 청음의 조찬형 대표변호사는 "법제상 동물이 물건이라 학대 사건이 발생해도 민사소송에서 위자료를 받기 힘들다"며 "동물의 법적 지위가 개선된다면 사법부의 동물권 인식도 변하고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법무부는 동물의 법적 지위를 물건에서 비물건으로 바꾸는 민법·민사집행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동물학대는 강력범죄 전조증상…동물보호 교육 필요"




전문가들은 동물학대가 강력 범죄의 전조 증상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도 살인에 앞서 여러 마리의 개를 때리거나 죽인 사실이 면담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해외에서는 동물학대 범죄 데이터를 철저히 관리하며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16년부터 NIBRS(전국 사건 기반 보고 시스템)에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테네시와 캔자스 등 미국 일부 주는 동물학대범 신상 공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동물 학대는 생명에 대한 존중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강력 범죄의 전조 현상으로 간주된다"며 "동물 학대는 중대 범죄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습범은 신상 공개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잘키운동물복지행동연구소 대표도 "동물이 나와 똑같이 통증과 슬픔을 느낀다는 점을 인지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우선 다른 생명체를 아프게 해선 안 된다, 동물 학대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모두가 갖고 있어야 신고도 활발히 이뤄지고 동물 학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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