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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CT가 암 치료도 한다고?"... 아우라케어 LEP300

 

【코코타임즈】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모리스동물재단(Morris Animal Foundation)은 지난 1998년 'Animal Health Survey'를 통해 ‘반려동물 10대 사망원인’을 조사했다. 악성종양, 즉 암이 단연 1위로 나타났다. 강아지는 47%, 고양이는 32%가 악성종양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에서 악성종양 치료법은 수술이 80% 내외로 대세다. 항암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그 뒤를 잇는다.  그런데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료법은 방사선. 아무래도 수술이나 항암치료보다는 위험도가 적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방사선 치료는 의료장비가 워낙 고가인데다,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의 방사선 피폭 위험 때문에 별도의 차폐(containment, 遮蔽) 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실제 동물병원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기엔 걸림돌이 많다. 

 

전국 4천500여개가 넘는 동물병원들중 CT(computed Tomography 컴퓨터단층촬영)를 보유한 병원이 2018년 현재 47곳(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불과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도 사람 병원에서 사용하던 고해상도 MD(Multiple Detector) CT를 중고로 들여놓은 곳이 대부분. 그래서 덩치가 작은 소형견이나 고양이들을 진료하기엔 효율성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곧 나온다. 반려동물 의료기 전문기업 (주)아우라케어(AURACARE)가 X-레이 발생기 1대로 암 진단과 방사선 치료를 함께 해결하는 ‘LEP 300’을 개발해서다.

 

반려동물용 CT로는 처음... 국내 특허에다 국제 특허까지


원통형 빔을 쏘아 암 조직의 위치와 크기를 진단하는 CB(cone beam) CT, 환자 몸 주위를 회전하면서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쏘는 방사선치료기(튜브형)가 하나로 융합돼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방사선 용량도 크게 낮췄다. 'LEP 300'이란 이름도 "반려동물의 생명 연장"(Life Extension for Pet, LEP)이란 슬로건에다 피폭 위험을 크게 줄인 300KeV(30만 볼트)를 쓴다는 의미다. 사람 병원에서 많이 쓰는 방사선치료기(선형가속기형)는 그보다 20배나 높은 6MeV(600만 볼트)를 사용한다. 

 

1개의 방사선 소스로 진단(CT)과 치료(3D CRT)를 함께 하는 방식으로 특허청 특허도 받았다. 세계에서도 반려동물용 치료기로는 선례가 거의 없어 해외시장을 겨냥한 PCT(다국간 특허협력조약) 국제출원도 마쳤다. 

 

방사선 조사량이 적다 보니 소형견과 고양이, 그리고 몸무게 40kg대 중형견까지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 강아지들은 99% 가까이가 여기에 해당된다. 덩치가 제법 있는 리트리버나 저먼 셰퍼드도 가능하니 말이다. 대형견이 많은 미국에서도 90% 정도는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경제성도 확 높였다. 사람용으로 많이 쓰이는 방사선치료기(선형가속기형)에 비해 LEP 300은 가격이 10분의 1 정도다. 예를 들어 인체용 장비가 50억원이라면 LEP 300은 5억~7억원 에 불과한 것. 

 

별도의 차폐 시설공사나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일단 자체 차폐가 가능한 데다, 기기를 감싸는 커버(cover)까지 다 씌워도 높이가 2.5m 정도. 사람 키보다 조금 높아, 웬만한 동물병원이면 다 들어갈 수 있다. 암 치료를 위한 동물병원 진료비가 한참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경현태 대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강동경희대병원, 경희의료원, 국립암센터,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치료 전문가들과 수의분야 방사선영상학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었다”면서 “방사선 암 진단과 치료를 시도하는 동물병원들은 물론, 암 진료비에 부담을 느껴온 보호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현재 제품제조와 동물용의료기기 인허가 준비 중... 이르면 올 하반기 출시


사실 방사선 치료기는 별도의 생체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워낙 다양한 방사선 진단 및 치료기가 이미 임상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준에 맞는 '동등성' 평가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 

 

 

하지만 (주)아우라케어는 반려동물에 실제 얼마나 유용성이 있는 지 살피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강동경희대병원 정원규 교수팀(방사선종양학과)에 LEP 300 모델을 설치했다. 실험쥐 허벅지에 암 세포를 주입해 1cm 미만 크기로 키운 후 방사선을 쬐니 4주 후엔 종괴가 사라지고 재발하지 않았다는 것. 이젠 토끼와 강아지 고양이 등으로 시험 대상을 넓혀나가고 있다. 

 

 

 

 

경 대표<사진>는 "LEP 300의 각종 데이터와 생체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현재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제품 제조 인허가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용의료기기 인허가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면 인허가 단계를 마무리 짓고, 임상 현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LEP 300 개발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또 있다. 반려동물 방사선 진단과 치료에 대한 프로토콜(protocol)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어서다. 경 대표는 “이 데이터를 오픈 플랫폼 방식으로 개방, 빅데이터에 기반한 반려동물 종양 진단을 위한 의료 기반을 함께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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