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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인터뷰】'히든챔피언' 달려가는 우진B&G 강재구 대표

 







【코코타임즈】 동물의약품 전문기업 우진B&G(주)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국내 동물의약품 업계에선 유일하다.














삼성 현대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기술력 혁신성 성장잠재력 만큼은 세계적인 수준(world class)으로 나아가고 있는 전문기업들에 수여하는 특별한 타이틀. 향후 각 분야별 글로벌 시장에서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으로 성장하라는 우리 사회의 공식적인 격려이기도 하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우리처럼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들에게 향후 4년간 해외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등에까지 맞춤형 지원을 해주게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 금융기관들이 힘을 합쳐 이들 강소기업이 우리나라 수출 선도기업으로, 또 각 지역 대표기업으로 크도록 도우려는 것이라 하더군요."

43년간 동물의약품 한우물 판 전문회사














우진B&G(경기도 화성)는 올해로 창립 43주년이 됐다. 지난 1977년 강석진 창업자가 '과학축산'을 설립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동물의약품'이란 한 우물을 파온 '전문' 회사. 
 
창업 2세인 강재구 대표이사는 20년 전 입사해 주로 해외영업을 맡았다. 우진은 물론, 우리나라 동물약품사들 대부분이 국내시장에만 머물고 있을 때, 과감히 해외시장으로 달려갔던 것. 국내에서의 한계를 뛰어넘자면 언젠가는 해외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모두들 '걱정어린' 눈길을 그를 쳐다보았다. 무모한 것처럼 보이던 그의 도전은 어쩌면 2세들이 치러야 할 '숙명'일 수도 있었다. 베트남이란 낯선 나라에 들어가 바닥을 훑고 돌아다니길 수개월. 

"비용만 까먹고, 아무런 실적이 없었어요.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나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그러다 CP와 연결이 됐어요. 처음엔 어떤 회사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동남아 최대 축산유통그룹에다, 닭고기 돼지고기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급하는 회사더군요." 

한국의 자그마한 회사, 젊은 영업사원으로선 겁이 날 만도 했다. "정말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6개월이 넘어갔을 때야 제대로 만나주더군요." 

그게 시작이었다. 동물의약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첫 신호탄을 올린 것이다. 회사는 해외영업이 촉발제가 되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다. 매년 5.7%씩(CAGR) 매출이 늘어나며 2005년, 드디어 100억 원 고지를 넘어선다. 



















지금 330억 원대. 그 매출의 약 1/4 정도가 전 세계 39개국에서 펼치는 수출에서 벌어들인다. '글로벌 강소기업'이 맞다.












 '엔라신-10'처럼 국내 독점 판매권을 지닌 오리지널 원료는 물론 '팍셀' '세쿠스'처럼 독자적으로 개량한 신약품,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에 쓰이는 방역약품 등 동물의약품이 주 종목이다.


EU로부터 공식 승인 받은 원료의약품도 있다. 동물약품보다 훨씬 까다로운 인체 의약품들의 원료가 되는 것들. 지금도 우진의 락토바실루스, 람노수스, 정장제 등은 이 분야에선 유일한 원료의약품이다. 

그 외 동물용 미생물제제나 농업용 미생물제제도 국내에선 최대 배양 능력을 갖고 있다. 연간 1만 t이나 된다. 

주변에서 "시장을 보는 눈이 밝다"는 평을 듣는 강 대표가 새롭게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2가지. 동물백신과 펫푸드다. 동물의약품과 인체용 원료의약품, 미생물 바이오제제 등 3가지가 지금까지 우진을 끌고 온 힘이었다면, 이젠 거기다 성장엔진 2개를 더 장착하려는 것이다. 

"지금 동물약품 산업은 '치료'에서 '예방'으로 핵심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글로벌 동물백신 시장이 최근 5년간 매년 9.3%씩 성장한 것이 그걸 말해줍니다. 백신만으로 8조 5천억 원 시장이 만들어졌죠." 

하지만 국내는 아직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3.1%에 불과하다. '기술 격차'라는 현실적인 벽도 만만찮다. 무섭게 커가는 백신 시장을 뒤쫓으러 우리 관련산업계가 이제 막 신발 끈을 조여매고 있는 형국. 

하지만 우진은 그런 흐름을 일찍 간파했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해외 영업망, 67개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에 계속 촉을 곤두세워왔던 이유다. 

"저희는 2012년, 13년께 이미 백신 진출을 결정해놓고 있었어요. 전담기구도 만들고, 시설투자도 결정했죠. 백신 시장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으니까요."

글로벌 트렌드 찾아 백신에 선제 투자














방향이 정해졌다면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 바로 충남 예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백신공장을 착공하고, 연구개발도 즉각 시작했다. 그래서 나온 돼지와 닭 백신 관련 기술을 벨기에 최대의 동물약품회사 '휴베파마'(HuvePharma), 인도의 동물백신 전문회사 '글로비온'(globion) 등에 이전해주는 '쾌거'를 이뤘다. 글로벌 제약사들에 백신 기술을 파는 것은 역사상 우리 동물 약품계로 선 처음이었기 때문.

 










 

 











2017년 말, '우진'이란 이름을 단 1호 백신 'PED-M'에서 첫 매출도 나왔다. 그 어렵다는 예방백신 시장에 드디어 문을 열어젖힌 것이다.


현재는 메르스 장티푸스 대장암 등에 쓰이는 인체 백신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탄 3탄 4탄 백신들도 줄지어 출시를 대기하고 있는 상태.


지난해 10월, 유기농 펫사료 전문 제조회사 (주)오에스피(OSP)를 인수한 것도 그가 둔 장기 포석의 하나다.  

그동안 갈고닦은 의약품 제조 실력에다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는 펫푸드를 접목시킬 경우 엄청난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 첫번째 인수합병(M&A)이기도 했다.


"식품안전 HACCP 인증으로 품질도 우수했지만, 미국 농무성(USDA)의 ORGANIC(유기농) 인증을 받았다는 점도 중요하게 봤습니다. 저희는 약을 만드는 사람들이니까요. 게다가 국내 대형 사료업체 8곳에 ODM OEM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었고요. 고품질 사료를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와도 잘 맞겠다 생각했죠." 

우진은 거기서 나아가 자체 브랜드 '내추럴 시그니처'(Natural Signature)도 만들었다. 지금은 (주)프랜드펫코 등 국내 유통채널을 통해 시판하고 있지만, 그동안 닦아놓은 수출망으로 해외시장으로 나아가려 한다. 또 우진의 제약 기술과 접목, '수의사 처방식' 등 더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확장해가는 것이 그다음 수순이 될 터. 


의료와 헬스케어 융합, 계속 공부해나갈 것














"사실 그동안 동물약품에만 전력 질주해왔습니다. 그런데 세계 추세가 이미 의료와 헬스케어가 융합하고, 사람-동물-환경을 아우르는 '원 헬스'(One-Health)로 나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올해 서울대 수의대 동물보건최고경영자과정(AHP)에 들어와 그런 흐름을 배우며, 우진의 미래상을 다시 그려보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이어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도전하면 동물 헬스케어분야로 국내에선 top에, 글로벌에선 top 10에도 올라서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심스레 얘기했지만, 그때도 그의 눈은 반짝였다. 오래도록 생각해온 듯.

이어 "그 때는 2025년"이라며 콕 집어 얘기할 때, 그 느낌은 더 뚜렷해졌다. 국내 동물약품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한발 앞서 글로벌 시장을 두드렸던 우진의 43년이 이젠 '글로벌 히든챔피언'을 향해 또 한 번 역동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는 '선언'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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