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도 여러 시그널이 존재한다. 고양이 눈이 '축동'(눈동자 동공이 모아진 경우)일 때는 기분이 밝을 때다. '산동'(동공이 커져 있는 경우)일 땐 반대다. 불안하거나 흥분상태라는 얘기다. "눈을 똑바로 뜨고 주시할 땐 경계하거나 공격적 자세를 취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눈을 게슴츠레 할 경우엔 마음이 편하다는 의미고요. 하지만 그런 때도 혹시 눈이 아픈 것은 아닐까 살펴볼 필요는 있어요." 또 고양이 수염은 경계하는 쪽으로 뻗는다. "고양이는 아주 가까운 곳을 못보기 때문에 수염으로 상태를 확인하죠. 안정적일 경우에는 수염이 쳐져서 내려가 있고, 방어적일 경우엔 수염이 완전히 몸에 붙어요."
꼬리 모양도 다 다르다. 꼬리를 세울 때는 흥분, 가볍게 올라가서 살랑살랑할 땐 인사와 초대의 의미. 반면 꼬리를 올려 부풀리면 경고와 경계를 할 때다. "고양이가 목표물을 쫓아갈 때 보면 자세와 꼬리를 낮추잖아요? 몸 안으로 말아 넣을 경우는 방어 자세를 취하는 거죠. 털을 다 세우고 꼬리가 꺾인 모양일 경우는 완전히 화가 나있는 거예요." 만일 앉아서 꼬리를 옆으로 휙휙거리거나, 탁탁 치는 것은 '이제 그만 만져라'는 의미. 이 땐 재빨리 손을 빼고,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안전하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ㅋㅋ
집사들 질문도 이어진다. “밥도 잘 먹고, 놀이도 잘 하던데, 밤엔 그렇게 울어대요”, “배를 보여주길래 만져줬더니, 갑자기 손가락을 확 물더라니까요, 글쎄...” 김 원장은 "고양이는 오랜 가축화(Domestication) 과정을 거쳤지만, 가축화를 하더라고 고유의 특성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면서 진화했다고 해도 몸 행동 곳곳에 사막에서 쥐를 잡아먹고 살던 사냥꾼의 습성은 갖고 있다는 얘기. 게다가 고양이는 개체마다의 특성이 무척 강하다. 흔히 말하는 '케바케(Case by case)'처럼... 그래서 '고바고'(고양이 by 고양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 그러니 고양이를 이해하기는 지금도 난해한 일일 수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