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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과 함께

[나의 반려견, 아홉 번째 이야기] 독도지킴이 삽살개의 과거

일제시대, 방한·방습 탁월한 긴 털가죽... 집중 공격에 멸종 위기

【코코타임즈(COCOTimes)】

 

 

우리는 일제강점기 때 행해진 일본의 마루타 실험, 위안부 문제, 경제적 수탈 등의 만행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민족말살정책과 더불어 식민통치는 사람 뿐 아니라 동물도 해당이 됐다.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사람들을 강제 징집해 전쟁의 방패막이로 삼고, 토종개는 일본군을 위한 방한복으로 이용하기 위해 대량 도살했다. 

 

내선일체(內鮮一體: 1937년 일제가 전쟁협력 강요를 위해 취한 조선통치정책)의 수단으로 이용된 진돗개를 제외한 모든 토종개가 대상이었다. 특히, 삽살개는 고기와 방한·방습에 탁월한 긴 털가죽으로 집중 공격대상이 되어 멸종위기에 처했다.  

 

 

그러다가 1960년대 말 경북대 교수팀이 원형이 유지된 삽살개 30마리를 찾아 1984년부터 본격적으로 복원사업을 시작, 하지홍 교수가 ‘DNA지문법’을 통해 삽살개 원형을 복원하기에 이른다.

 

경산이 고향인 삽살개는 고대 신라 때부터 왕실과 귀족사회에서 길러졌다. 통일신라가 멸망하면서 민가로 전해져 대중적인 개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삽살개는 영모화(새나 동물을 소재로 그린 그림), 문배도(액운을 쫓기 위해 동물을 그려 문에 붙이는 그림), 한시, 소설, 민요 등 오랜 세월 민족과 함께 해온 토종견이다.

 

‘삽’(쫓는다) + ‘살’(귀신, 액운)로 구성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삽살은 귀신 쫓는 퇴마견(犬)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삽살개 있는 곳에는 귀신도 얼씬 못한다”는 말과 함께 삽살개는 벽사진경 수호견으로 통했다.

 

집 잘 지키고 주인 잘 지키는 명견으로 ‘삽살개 3마리만 있으면 호랑이도 잡는다’고 할 정도로 아주 용맹한 견종이기도 하다. 호랑이도 잡을 만큼 근성과 순발력이 뛰어나고, 귀소성이 강하지만 정적이고 온순하며 소심한 성격이다.

 

가족 중심의 폐쇄적 사회성을 보이지만 보호자의 무의식적 행동을 느낄 정도로 감정 파악에 능숙하며 사람과 높은 교감 능력을 보이는 팔색조의 매력을 소유하고 있다.

 

방어적 싸움을 하고 간식 욕심도 없고 움직이는 물체를 쫓는 물욕도 없어 경비견이나 사냥개로는 미달이지만, 돌발상황이나 위급시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 인내심과 참을성이 대단히 강하고 방어적 싸움을 하나,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는,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지독한 면도 보인다.

 

국내 토종견의 특성상 사회화에 어려운 점이 있어 산책이나 일상생확 속에서 다른 동물 등을 만났을 때 적절한 경계와 주의가 필요하며 다른 개체들과 합사할 때 서열 정리에 따른 영역 다툼에 주의해야 한다.

 

현재 삽살개는 삽살개재단에서 혈통관리를 받으며 문화재지킴이, 동물매개치료도우미, 독도지킴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