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의 대학생들이 직접 멘토로 참여, 관련 정보와 진로를 직접 듣고 탐색할 수 있도록한 박람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현장은 지난 2일 용인에 위치한 대안학교 중앙예닮학교 내 곳곳.
청소년·청년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모습들을 중앙예닮학교 교지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한(고2)·박준휘(고2) 학생과 함께 취재하고 정리해 봤다.
이날 오전 9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CONNECTING_연결되다 : 2023 CYCA 진로박람회'는 크게 ▲직업 부스 ▲학과 멘토링 ▲원데이 동아리 등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먼저 10학년(고1) 친구들이 준비한 직업부스는 2층에 자리한 과학실, 믿음홀, 미술실과 3층 동아리실, 체육관 등에 차려졌다.
또한, 각각의 부스는 생명과학, 자연·환경, 연기·연출·영상, 미술, 서비스, 게임, 디자인(시각·산업·패션), 실용음악, 교육, 경영, 경제, 국제·사회, 심리, 의료, 클래식 음악, 체육·경찰, 컴퓨터·데이터, 항공·우주, 우주산업 등 그 이름도 다양했다.
박람회의 하일라이트인 '대학생 멘토들에게 학과에 대해 직접 듣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학과부스는 총 23개의 원탁 테이블로 꾸며졌고, 사전 신청을 통한 희망자를 우선 순으로 움직였다. 그러다보니 언뜻 분주해 보이는 듯했지만 절대 산만하지 않고 질서정연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누군가는 열심히 설명하고, 또 누군가는 끊임 없이 질문하는 통에 다소 시끄러운가 싶었는데, 이내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에 대한 아름다운 하모니로 들려왔다.
수많은 멘토와 학생들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정담을 나누다보니 다소의 웅성거림이 있을 뿐, 집중하지 못하고 떠들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귀에 거슬릴 정도로 톤이 높아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데(중1) 학생은 "나도 나중에 직업을 갖게 되고, 또 이러한 학과에 들어가서 이런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멋지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나의 적성에 가장 맞을 것 같은 학과에 들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내 취미와 가까운 진로를 찾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간호학과와 생명과학정보학과, 산업공학과를 경험해 봤다는 한태희(고2) 학생은 "예닮학교 특성을 잘 아는 선배님들이 오셔서 되게 친절하게 설명해 줘 좋았다"며 "특히, 현재 학과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멘토를 해주니까 와 닿는 정보도 많았고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멘토로 참여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지민(디자인과 1년) 씨는 "나이 때가 어린 친구들에겐 기본적인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 왜 디자인을 해야 되는 지에 대해 알려주고, 고등학생들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쪽 분야로 입학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더 알려줬다"며 "예를 들어 저희 학교 같은 경우 수시랑 정시를 따로 보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설명해 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때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고, 이 학교를 다닌 사람으로서 느낌이 남달랐다"며 "잘 경청해 주고 유독 관심 있어 하는 몇몇 친구도 있어 말하는 제가 더 고마웠다"는 소감을 했다.
한편, 중앙예닮학교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과 인성, 적성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
◆김한·박준휘 교지 편집위원이 진행한 인터뷰
이하은 학생(중3)은 "'서비스 부스'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퀴즈를 맞추고 쿠키를 꾸미는 활동을 했는데, 서비스 학과가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깨달았고, 부스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학생들의 노력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영채 학생(고2)은 디자인 부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디자인 부스에 참여한 이유는 "상품이 다채로웠고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특색 있는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해 로고 제작 활동을 했는데 굉장히 인상깊고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김유민 학생(고3)은 체육 부스가 제일 인상적이었다고 손꼽았다. 부스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을 묻는 질문에는 "고등학교 1학년 후배들이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부스를 운영하고 준비한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학과 부스를 운영한 멘토들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전했다.
실용음악과 부분에 참여한 백석예대 보컬 전공 윤희걸 멘토는 "실용음악과에 다니는 중앙예닮학교 졸업생이 추천을 해줘 정보를 나눔하기 위해 오게 됐다"며 "학생들의 눈빛을 보며 엄청난 열정을 느꼈다. 내가 입시 준비를 하던 때가 생각나 초심을 기억하며 오히려 배워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위해 음악을 하는게 아니라 음악을 위해 대학을 간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즐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서울여대 22학번이라는 기독교학과 멘토는 중앙예닮학교 1기 졸업생인 같은 학과 선배의 소개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하며 느낀 점에 대해선 "스스로도 전공을 파악하고 알아보는 시간이 됐다. 학생들이 학과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놀랐고, 열심히 설명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는 "기독교학과의 길이 마냥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며 잘 걸어오길
소원한다. 어려움이 있을 때도 존재할 것인데 연락 많이 해줘도 좋다. 크리스천 리더로서 사회에서 만나길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이밖에 이날 원데이 동아리에 참여한 박찬휘(고2) 학생은 "평소 수업에서 배우지 못했던 이론적인 것들을 많이 배우고 현실적인 답을 얻어 좋았다"고, 문지호 담당 지도 교사는 "우리 학교 진로 수업의 힘을 느꼈다. 다양한 학생들의 생각을 교환하는 장이 귀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