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음식엔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자주 토하는 개에겐 '거대식도증'(megaesophagus)이란 병이 있을 수 있다. 식도에 들어간 음식물을 위로 보내지 못해 식도가 부풀면서 커져 보이는 병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하기에 살이 쭉쭉 빠진다. 몸을 사람처럼 세워서 음식을 먹이는 것은 그래서다. 음식물 내려가라고.
때론 음식이 역류하면서 폐로 넘어가 심각한 폐렴을 일으키기도 한다. 강아지에겐 정말 고통스러운 병이다. 독일 셰퍼드, 래브라도 리트리버, 미니어처 슈나우저, 샤페이, 그레이하운드 등이 유전적으로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거대식도증에 걸린 개들은 진단 후 8개월 이내에 '흡인성 폐렴'으로 죽거나 인도적으로 안락사시키는 상황까지 생긴다. 드물긴 하지만, 몹시 심각한 병이다.
거대식도증에 비아그라 '실데나필'(Sildenafil) 성분이 치료제가 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지금까지 거대식도증 약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데나필이 어쩌면 최초의 치료제가 되는 셈이다.
발기 부전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진 실데나필은 개와 사람의 협심증이나 폐동맥 고혈압을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해왔다.
미국 WSU 수잔 메하인 박사팀, 거대식도증 걸린 개들에 실데나필 투여
미국 워싱턴주립대(WSU) 수의대 수잔 메하인(Susan Mehain) 박사와 사라 게스(Sarah Guess)는 거대식도증을 앓는 개 10마리에게 실데나필을 2주 동안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비디오 형광투시법을 사용해 음식물이 식도를 따라 이동하는 경로도 관찰했다.

그랬더니 9마리에서 음식물 역류 현상이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음식물에 액체 실데나필을 섞어 주자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을 열어주어 음식물이 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
연구자들은 "실데나필이 식도 아랫쪽 괄약근을 20 분∼1시간 동안 열어준다"면서 "딱 좋은 것이 괄약근은 개가 먹을 때만 개방돼야 하기 때문"이라 했다.
자주 토하긴 하지만 증상이 그리 심각하지 않은 개에게 효과는 더 분명했다. 소화가 되니 몸무게도 늘었다.
다만 질병이 심각한 아이들에겐 크게 차도가 없었다. 약물을 위장이 흡수하는 기능마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자들은 "과도하지 않은 중간 정도의 증상이 있는 개에게서 가장 효과가 높았다"면서 "연구가 끝난 후에도 몇 마리 강아지에게 실데나필을 계속 처방했고,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그걸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WSU 메하인 박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Veterinary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Susan O. Mehain et al, "A randomized crossover study of compounded liquid sildenafil for the treatment of generalized megaesophagus in dogs", American Journal of Veterinary Research (2022). DOI: 10.2460 / ajvr.21.02.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