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지난해 대구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길고양이가 얼굴에 본드가 뿌려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을 찾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21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16일 수성구 범어동의 한 공영주차장 인근 급식소에서 수년째 머무르던 길고양이 2마리가 얼굴에 본드가 뿌려진 채 발견됐다.
길고양이 2마리를 치료한 동물병원 원장은 화학적 독성에 의한 피부 화상과 각막 손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수성구 일대에서 길고양이를 보살피던 '캣맘'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은 올해 1월 피의자 특정을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분류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현장 인근에 차를 세워놓고 블랙박스 녹화를 하는 등 수사를 벌였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면서 "혐의점 등이 발견되면 다시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미제로 종결됨에 따라 동물 대상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길고양이보호협회 이율리아 대표는 "학자들이 논문을 통해 입증했듯이 동물학대는 단순 학대로 그칠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강력범죄로 나아갈 수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수사방법도 수사과에서 전담했던 예전과 달리 동물전담수사팀을 꾸려 실마리를 찾는 등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성구에 거주하고 있는 한 '캣맘'은 "어떤 사람이 길고양이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구청에 악성 민원을 계속 넣어서, 결국 '길고양이를 학대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과 길고양이 급식소들이 모두 제거됐다"면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융통성 있게 행정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대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