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3 (월)

  • 흐림동두천 25.4℃
  • 흐림강릉 27.3℃
  • 흐림서울 27.2℃
  • 대전 24.8℃
  • 대구 26.7℃
  • 흐림울산 29.3℃
  • 광주 26.3℃
  • 흐림부산 29.7℃
  • 흐림고창 26.9℃
  • 제주 27.1℃
  • 흐림강화 26.4℃
  • 흐림보은 25.3℃
  • 흐림금산 25.2℃
  • 흐림강진군 25.7℃
  • 흐림경주시 27.9℃
  • 흐림거제 29.0℃
기상청 제공

Main Top

【코코칼럼】인공지능(AI) 앞세운 수의료시장 각축전 승자는

 

 

【코코타임즈】 인공지능(AI) 기술이 의료산업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계 학습으로 다양한 빅데이터를 학습한 후 질환의 핵심 부위를 빠르게 찾아낸다. 다른 데이터들까지 종합해 앞으로 나타날 질병도 예측한다. 환자의 조건에 맞는 맞춤형 치료법을 제안할 수도 있다.  

 

예방의료, 개인맞춤형의료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최근의 의료 패러다임과도 직결된다. AI 도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의 하나가 바로 의료다.

 

영상진단과 AI(인공지능)의 만남...의료 패러다임 변화와 직결


특히 X-Ray(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진단쪽이 더 활발하다. 영상 판독 정확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어서다. AI 기계학습 과정에서 이 분야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예측이 '집단지성' 형태로 녹아있기 때문.  

 

 

더 나아가 비대면 원격진료로 나아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 의료쪽은 이미 눈부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AI 의료기기 허가 건수가 매년 2배 넘게 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5개 회사 36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벌써 세계 시장이 주목하는 제품도 나오기 시작한 정도. 중증질환일수록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등 빅5 대형병원들에서 집중되는 우리 의료시장 특성이 오히려 빅데이터 구축엔 아주 유리한 조건이 되기 때문. 

 

동물 진료쪽에서도 이런 흐름이 시작됐다.  

 

'전문의' 제도가 아직 없는 우리나라 수의료 현장에서 동물병원들마다 영상진단 판독은 늘 골칫거리였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이 늘며 CT나 MRI등 고가의 영상장비를 구비하는 병원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영상진단 경험이 많은 전문가는 임상현장에 턱없이 부족하다. 

 

 

동네병원들도 영상 판독 업그레이드 기회


바로 그런 문제들을 AI를 통해 해결해보자는 바람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가장 빨리 움직이고 있는 건 SK텔레콤(SKT). 전국에 깔린 통신망, 클라우드, AI 플랫폼 등을 활용해 질 높은 영상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는 전국 대형 동물병원들을 적극 포섭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6월 충남대 수의대 부속동물병원과 영상진단 데이터 수집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처음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엔 충남대를 중심으로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강원대와도 손을 잡았다. 8일, 이들과 AI 기반 수의영상 진단 보조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사진>한 것. 

 

 

 

 

이들 5개 대학 부속동물병원이 보유 중인 수십만 건의 영상 데이터를 영상의료 전공 교수가 진단 소견을 붙여 SKT 클라우드에 올리면, AI 자동화 플랫폼 '메타러너'(Meta-Learner)가 데이터를 학습해 영상진단 보조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SKT는 "그렇게 만든 영상진단 솔루션을 앞으로 우리 '엑스칼리버(X Caliber)' 플랫폼과 연동시켜 상용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 했다. 수의사들이 엑스레이와 연동된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AI가 제시하는 영상진단 판독 결과를 바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에 더해 SKT는 전국에 9개 대형동물병원을 갖고 있는 스카이동물메디컬그룹(대표원장 천우진)과도 손을 잡았다<사진>. 스카이는 동물용 MRI나 CT 등 최신 의료기기를 많이 갖춘 동물병원 체인이기도 하다. 천우진 대표원장은 "AI를 활용한 방사선 판독으로 일선 수의사들의 진료 품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KT-충북대 vs. 이노그리드-건국대 각축전 구도 


AI 영상진단 판독서비스 개발의 또 하나의 갈래는 이노그리드(INNOGRID, 대표 김명진).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는 전문업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반려동물 질병진단을 위한 영상 데이터 구축사업'(사업비 38억원)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며 반려동물 시장에도 진출했다. 

 

사람 의료쪽에서 시작된 AI 영상진단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를 동물병원쪽에도 구현해보겠다는 것. 

 

 

 

 

이노그리드<사진>는 이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건국대학교 부속동물병원과 손 잡고 AI기반의 의료영상 분석(SaaS)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AI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건국대 동물병원의 MRI, CT영상진단 판독 데이터를 모으는 것.  

 

여기에 강원대, 경상국립대, 경북대, 충남대 산업협력단 및 전국의 주요 30개 동물병원들도 참여했다.  

 

현재 반려동물 복부질환 30만장, 흉부질환 15만장, 근골격계 질환 15만장 등 원천데이터를 모으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T와 이노그리드 모두 빅데이터 수집~솔루션 개발~동물병원 영상진단 판독 지원 등으로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 

 

동물진료 오진(誤診)을 줄이는 것은 물론 동네 병원들의 수의료 성장을 위한 커다란 계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희천 경상국립대 수의대 학장도 8일 SKT와의 MOU 체결식에서 "이번 협력은 선진 반려동물 의료기술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엔 이렇게 구축한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물병원 전자차트, 고객관리시스템, 병원비 결제, 펫보험, 반려동물 콘텐츠 등 다양한 추가 서비스로도 더 확장할 수 있다.  

 

AI 영상진단 판독 서비스는 앞으로 비대면 원격진료로 나아가는 핵심 루트이기도 하다. 동물의료시장은 사람의료시장보다 규제가 단순해 원격진료 기술 개발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최근엔 동네의 조그만 동물병원들도 엑스레이나 초음파, 내시경 등은 기본적으로 구비하는 추세다. AI 영상진단 솔루션이 이들에 대한 보조 서비스까지 나아간다면 시장은 훨씬 더 커진다. 전국 4천여개 동물병원 거의 모두가 서비스 대상으로 들어온다.

 

누가 빅데이터 더 많이, 더 빨리 모으느냐가 승패의 첫 걸음

 

 

 

 

 

 

AI 영상진단 솔루션 시장을 놓고 벌어질 각축전에 주목하는 이유다.  

 

일단 현 단계에선 SKT의 우위가 점쳐진다. 대기업 SKT와 벤처기업 이노그리드라는 기업 규모부터 차이가 크다. SKT-충남대 컨소시엄에 이노그리드-건국대 컨소시엄이 도전하는 형태다. 

 

하지만 솔루션 개발의 진짜 승패는 빅데이터 수집부터다. 정제된 빅데이터만이 AI의 기계학습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질 높은 영상진단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는 대학병원들과 대형 동물병원 체인을 누가 더 많이 포섭하느냐가 그 첫번째 격전장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직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서울대, 전남대, 제주대, 충북대 등 4개 대학 부속동물병원들과 로얄, VIP, 쿨펫 등 나머지 동물병원 체인들의 선택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양자 대결 구도는 조만간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헬스케어시장을 주목해온 삼성 등 다른 대기업에다 대형 제약회사들까지 진출한다면 그 양상은 또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의료와 동물의료 간 융합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여서 "동물 의료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이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어서다. 

 

관련기사

 

“AI가 동물 엑스레이 대신 판독”… 수의사 돕는 솔루션 나온다 바로가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