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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올해도 확산하는 AI..."이젠 살처분 아니라 백신으로"

 

 

【코코타임즈】 올해도 어김 없이 전국 동물농장들에 전염병이 돌고 있다. 조류독감(AI), 그 중에서도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다. 걸리면 폐사율이 높다. 충청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벌써 가금농장 10곳 이상에서 AI에 걸린 닭들이 발견됐다. 

 

지난달엔 충북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도 확인됐다. 인근 지역은 비상이다.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은 시기에 따라 그 주인공들이 바뀌었다.  

 

양돈산업의 경우, 2000년 전후부터 지금까지 돼지열병(CSF)-구제역(FMD)-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으로 달라졌다. 또 양계산업은 뉴캣슬병(NS)-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바뀌어 지금에 이른다. 

 

이전엔 풍토병이 많았지만, 지금은 철새나 야생 멧돼지 등 농장 바깥에서 바이러스가 침투한다. 그만큼 방역도 어렵고, 근절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이럴 때 농장 소독과 외부 차량 출입금지 등 정해진 방역수칙을 진행한다. 해당 농장 가금류들을 일제히 죽여 땅에 파묻는 '살처분'도 병행한다. 근원보다는 증상에 대처하는 '대증요법'. 

 

더 큰 문제는 '예방' 차원이라며 반경 3km 이내 다른 농장 닭, 오리들도 대거 살처분한다는 것. 이럴 때마다 치킨값, 달걀값이 폭등한다. 축산농가는 농가대로 죽을 맛. 해마다 되풀이된다. 

 

대한수의사회는 그래서 "이건 아니다"고 반박한다. 동물복지 향상과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이젠 무분별한 살처분을 줄이고, 방역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는 것이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KVMA) 회장<사진>은 13일 "현장 전문가와의 소통을 통해 백신 방역과 같은 과학적인 방역을 추진하고, 동물복지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경기 성남시 수의과학회관에서 "이번 AI 때도 똑 같았다"면서 "정부가 '예방적' 살처분 범위로 AI 발생지역 반경 3㎞를 고수하면서 동물은 동물대로 희생 당하고 달걀 가격도 폭등한다"고 지적했다. "축산업의 위기감도 높아지고, 방역 피로가 가중되며 사기까지 저하된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권고하듯 전염병 백신을 활용하고, 산란계들에 대한 '선별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면서 "이제는 전면적 봉쇄 방역에서 선택적 상생·소통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VMA, "농장동물병원 육성하고, 농장전담수의사 도입해야"


허주형 회장은 이어 대책의 하나로 전염병 등에 좀 더 특화한 '농장전담 동물병원' 육성을 제안했다. "방역과 위생, 안전을 담보하는 농장동물병원을 육성, 소 돼지 닭 등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 방역기관의 조직과 인원을 확대하고 직급을 상향하는 등 방역관 처우 개선도 주문했다. 그는 "현재 고령화되고 있는 농장동물 임상분야에 젊은 수의사들을 영입하고, 경험이 풍부한 퇴직 수의 공무원들은 방역 예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농장전담수의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국내 2만1천명이 넘는 국내 수의사들 중 농장동물 임상 수의사는 겨우 915명. 반면 반려동물 임상 수의사는 6천명이 넘는다.  

 

이런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지게 된다. 전국 10곳 수의과대학에서 매년 배출되는 500여명 졸업생들 대부분이 시골에서 고생해야 하는 '농장동물' 수의사는 기피하고 있기 때문.  

 

수의사회는 "다른 분야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이 많고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지만 처우도 열악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농장동물 진료가 국가축산업 유지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공공재'로서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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