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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바이오, '나노 버블' 이용한 동물용 초음파 조영제 개발

 

 

【코코타임즈】 엑스레이, 초음파는 동물병원 진료에 이젠 필수 항목에 가깝다. 그래서 동네 소규모 병원들도 초음파 정도는 갖추는 게 최근의 추세.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질병 환부(患部)가 몸 깊숙이 있는 경우, 지금은 초음파로 스캔해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민철 (주)오르바이오(AURE-BIO) 대표가 솔루션을 찾으려 했던 곳도 바로 그 대목. 오랫동안 서울대 수의대 교수(영상의학)로 연구를 거듭하며 고민해온 주제들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올해 8월 정년 퇴임 전후로 서울대 캠퍼스타운에 회사를 세우고 이 문제에 더 달려들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동물용 초음파 조영제(造影劑).  

 

혈관을 따라 조영제가 환부에 도달하게 한 다음, 초음파를 쏘면 버블(bubble)이 깨지면서 주변이 밝아진다. 이때 영상을 판독하면 환부를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원리다.  

 

인체 의료에서 CT 등 고성능 방사선 기기 뿐 아니라 초음파 진단에도 조영제를 많이 쓴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  

 

 

 

 

최 대표는 '마이크로 버블'(micro bubble)을 활용한 사람용 초음파 조영제를 동물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온몸을 돌아온 혈액이 우심방~폐~좌심방을 거치면서도 버블을 유지하게 하는 특수물질도 찾아냈다. 

 

위장, 비뇨기, 담도 등 기존에 사람 의료에서 많이 쓰던 질환 뿐 아니라 심장, 폐 등 난이도 높은 부위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 곧 특허도 출원한다. 

 

최민철 오르바이오 대표, 영상의학 교수로 지녀온 오랜 숙제 풀어


거기다 마이크로 버블보다 입자가 훨씬 더 작은 '나노 버블'(nano bubble)로도 이 실험을 성공시켰다. 초음파 조영제를 통해 '나노 메디신'(nano medicine)이란 첨단 영역까지 나아가 본 셈이다. 

 

 

최 대표는 이에 대해 "현재 마이크로 버블과 나노 버블을 함께 주사해 환부에 도달할 수 있게 하는 데까지는 왔다. 초음파 진단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버블에 항암제 등 약물을 실어 보낼 경우 표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등 향후 다양한 잠재력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현재 동물의료에 나노 버블을 상용화한 곳은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다. 관련 논문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 

 

 

 

 

관련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사람용 초음파 조영제를 사용하는 글로벌 시장이 이미 1조원을 넘어섰고, 2024년께면 2조원대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연간 성장률만 25%를 넘는다. 하지만 초음파 조영제를 만드는 곳은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그만큼 비즈니스 잠재력도 있다는 얘기다.

 

초음파 진단 도와주는 플랫폼도 만들어 


오르바이오는 동물 영상진단 서비스 플랫폼도 개발했다. 개별 동물병원들에서 조영제로 초음파 영상을 촬영하면, 플랫폼을 통해 외부의 영상진단 전문가들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돕는 시스템. 

 

 

"반려동물 영상을 더 잘 본다"는 의미를 담아 '닥터펫보리'(Dr. Petborii)란 이름도 붙였다. 여기서 얻어지는 빅데이터는 앞으로 다양한 동물 질환 진단에 폭넓게 응용할 수도 있다. 

 

 

 

 

최 대표는 "초음파 조영제가 동물 진료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만큼 곧 동물용 의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영상진단 플랫폼이 일선 동물병원들과 연결되면 우리나라 수의학 발전을 또 한 번 견인할 것이란 기대도 한다.  

 

물론, 이제 갓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넘어야 할 산도 아직 많다.  

 

검역본부 품목허가 신청 단계에서 유효성, 안정성 심사에다 임상시험 조건까지 부가되는 경우, 초음파 조영제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은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초음파 조영제를 동물용 진단에도 쓰려면 제조 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는 과제도 남아있다. 사람용 초음파 조영제의 경우, 10개 앰플이 들어있는 1팩에 80만~1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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