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농림축산식품부가 펫푸드 (품질)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범 차관은 2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1 반려동물 산업분야 규제혁신 포럼’ 개회사를 통해 “반려동물 신산업을 육성하고 동물의 보호와 복지를 증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이정민 박사도 ‘반려동물 신산업 분야 규제 현안과 대응 방향’을 주제 발표하면서 펫푸드 품질 평가와 우수제품에 대한 지원·홍보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펫푸드 품질인증제‘를 통해 우수제품엔 정부 공인 ‘인증마크’를 붙여 공신력을 부여하는 한편 이들을 적극 지원하고 홍보도 강화해주자는 것.
반려동물 산업처럼 새로운 산업의 경우, 품질 관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우수제품에 대한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도록 만드는 접근 방식인 셈이다.
이 박사는 "보호자들은 사료를 구입할 때 '안정성'과 '영양 성분'을 가장 중시한다"<사진>면서 ." 펫푸드에 대한 품질인증체계를 구축해 국산 펫사료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여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눈높이가 날로 높아가는 소비자 만족도와 국산 펫푸드 소비 활성화를 유도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품질인증제는 지난해부터 한국애견협회와 한국펫산업소매협회 등 민간 단체들을 중심으로 일부 도입하기 시작했으나, '공신력' 문제 등으로 시장에서 널리 확산 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
이 박사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공공기관과 반려동물 사료 제조 수입 판매업자 등 민간과 합동으로 품질 인증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셈이다.
펫푸드 관리에 초점 맞춘 법률 새로 만들어야
국산 펫푸드 관리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재 우리나라 펫푸드 품질은 ‘사료관리법’을 통해 관리하고 있으나, 현행 사료관리법은 소 돼지 닭 등 축산동물 사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사료협회 홍현진 팀장은 "사료관리법은 반려동물 사료의 다양한 원료 및 제품군에 적용하기에는 미흡하고, 특히 표시 사항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관련 규정이 축산동물용 사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양화되고 고급화되고 있는 펫사료 시장의 변화 대응에는 아주 둔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즉 “사람이 먹어도 괜찮은" 정도의 ’휴먼 그레이드‘(human grade) 제품을 원하는 반려동물 보호자들 눈높이에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정민 박사도 "선진국에선 사료 라벨에 대한 기재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펫사료 안전성을 보장한다"면서 "우리도 기재사항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하고, 사료에 이상이 있을 경우엔 즉각 폐기 및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펫푸드 신기술에 대한 규제 혁신도 필요
농식품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은 또 펫푸드와 관련한 과도한 규제로 인한 현장 애로를 짚어가며 규제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의 종(種), 성별, 몸무게 등에 따른 맞춤형 사료 즉석 조리·판매 서비스를 개발한 ㈜올핀(대표 최상호)의 '피딩즈'(Feeding's)에 대해 정부는 지난 5월, 규제 샌드박스 개념을 넣은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피딩즈는 클라우드 기반의 사료 추천 시스템으로 고객의 입력 정보를 바탕으로 반려동물 입맛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고 정기적으로 다양한 맛을 제공하는 시스템.
하지만 기존의 각종 규제에 막혀 데이터에 기반한 이런 사료제조 방식은 아직 본격적인 서비스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올핀(Allfin) 최 대표는 "사료와 간식을 더하면 2만 가지가 넘는 시장에서 보호자는 물론, 관련 사업자들도 길을 찾기 어렵다"면서 "데이터 기반 맞춤형 추천서비스를 통해 보호자와 펫푸드 관계자들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펫'사료'(feed)가 아닌 펫'음식'(food) 시대인 만큼 사람 기준에 맞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건국대학교 장재봉 교수는 반려동물 연관산업 관리 및 육성을 위한 정부의 조직 체계 변화 필요성을, 한국애견연맹 정태균 국장은 반려동물 문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우리나라 펫산업에 대해 “미용·장묘업 및 펫푸드까지 다양화되고 있고, 향후 (빅데이터, AI 등)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박영범 차관)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