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몸 속에 있는 장기(臟器)와 유사한 세포 구성과 기능을 갖는 오가노이드(Organoids), 즉 '미니 장기'가 주목 받고 있다. 동물을 학대하고, 심지어 병 들여 죽이기까지 하면서 진행해야 하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12일, "한우의 소장(小腸)과 세포 구성 및 기능이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체외 환경에서 세포를 배양하여 만든 장기 유사체다. 3차원 세포 덩어리 형태로 제작되어 장기의 일부 기능을 대신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소와 같은 대동물 실험은 공간 및 비용 등의 한계로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이번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오가노이드는 또 동물의 병원체 감염 기전 구명은 물론 생체 면역반응 연구를 위한 질병 모델링 등 동물생명공학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은 이와 관련, "한우 소장에서 장(腸) 줄기세포를 포함한 조직을 분리한 후 3차원 배양으로 증식시킨 것"이라며 "소의 소장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줄기세포 및 상피세포 표지 인자가 강하게 발현됐다는 점이 이번에 개발된 오가노이드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다당류가 오가노이드의 세포를 투과하는 것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가노이드가 소장의 주요 기능인 영양분 흡수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애니멀스(Animals)’ 2021년 7월호에 "Robust Three-Dimensional (3D) Expansion of Bovine Intestinal Organoids: An In Vitro Model as a Potential Alternative to an In Vivo System"이란 타이틀로 게재됐다.
또 한우의 소장 오가노이드 생산을 위한 원천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도 지난 5월 출원했다.
국립축산과학원 류재규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한우소장 오가노이드 생산을 위한 원천 기술 확보로 그동안 접근하기 힘들었던 소와 같은 대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가축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사료 효율 및 안전성 평가와 질병 연구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동물실험은 지난 2013년 유럽연합(EU)이 윤리 문제로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의 제조․판매를 금지한 이후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실험동물 보호 및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보호법' 등에 관련 규제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