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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에 입 묶였던 '백구'..."허겁지겁 마시던 물, 피로 물들어"

 

 

【코코타임즈】 "물을 먹는데, 물이 다 피로 물들 정도로 피가 많이 났다. 동물병원은 '물을 못 먹어 콩팥하고 심장이 다 망가진 상태'라고 했다. 백구가 1주일 가량 고통을 받은 것 같다.”(비글구조네트워크 김세연 이사) 

 

두터운 공업용 고무줄에 주둥이가 묶인 상태로 구조된 '백구' 관련, 그 고통과 학대가 얼마나 심했을 지 가늠할 수 있는 당시 정황이 드러났다.  

 

유기견 '백구'(白狗)는 강아지 털 색깔 때문에 임시로 붙인 이름. 품종은 진돗개로 추정된다. 

 

'백구를 구조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현장(전북 진안군 금지교차로)으로 달려갔던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김세연 이사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밝힌 인터뷰에서다.  

 

"지난 12일 아는 지인이 울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해 왔다. 차를 타고 천천히 지나고 있는데 개 한 마리가 긴 목끈을 축 늘어뜨린 채 정말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 깜짝 놀라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강아지 입을 묶은 고무줄을 풀어 준 뒤, 캣맘인 그 분이 차에서 고양이 사료, 물을 꺼내서 줬다"며 "(백구는) 입이 아프니까 사료는 먹지도 못하고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면서 물을 허겁지겁 마시더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김 이사는 "원래 유기견을 발견했을 때는 지자체 보호소로 보내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된) 치료가 힘들 것 같아 119로 일단 (동물병원으로) 이송 해달라고 한 뒤 제가 바로 갔다"며 "(이번 일은) 사회에 불만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동물들한테 푸는 (학대의) 일종으로 생각한다"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 구조 당시 비글구조네트워크 관계자도 "그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는지 구조 당시 물을 허겁지겁 마셨다"며 "백구가 마신 물은 입 안의 상처 때문에 피로 붉게 물들었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면서 "앞발도 피투성이였는데 주둥이에 묶여있는 고무줄을 풀기 위해 앞발로 연신 주둥이를 문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 이사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골반 뼈가 보일 정도로 굉장히 말라 있다"며 "병원에 간 첫 날은 탈수하고 염증 수치가 너무 높고 신장이 많이 안 좋다는 결과가 나와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당시 병원측은 “최소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 상태는 호전 중... 고무줄 학대범 꼭 잡아 엄벌 해야"


이어 현재의 백구 상태에 대해  "지금은 (음식을) 먹으려고도 하고, 조금 호전이 되고 있다"면서 "진짜 이 학대자가 꼭 잡혀서 엄벌에 처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북 진안경찰서는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동물 보호단체의 학대 의심 신고에 따라 백구가 발견된 인근의 폐쇄회로(CC)TV 확인, 인근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하는 등 백구 학대자를 찾기 위해 14일부터 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찰관계자는 "탐문조사 결과 주민들로부터 '마을 개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학대한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지인이 차를 타고 진돗개를 유기하고 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주변 도로 CCTV를 집중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동물 학대 신고만 3천600여 건... "시민 의식 높아진 덕분"


한편, 올해 들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경찰청에 들어온 동물 학대 신고만 무려 3천 677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평균 460건 정도의 신고가 들어오는데, 특히 지난 7월엔 '틱톡'(동영상 공유 서비스앱)에 충청도의 고양이 학대 의심 영상이 올라온 후 충북경찰청에 고양이 학대 신고가 쏟아지면서 한 달 동안 무려 1천 14 건이 접수됐다. 

 

또 올해부터 경찰청이 112신고에 '동물 학대' 식별 코드를 신설한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지난 12일 이와 관련,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한 시민 의식이 높아져 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도 동물 학대 사건 대응력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사 일부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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