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정부가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반려동물 사료에서 중금속, 특히 수온이 허용치를 넘어선 제품을 적발했다. 또 어떤 제품은 인공 보존제를 넣지 않았다는 '무보존제' 표시를 하고도, 버젓이 소르빈산 보존제를 넣었다 적발됐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누가 만들고, 브랜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게 돼 있다. 현행 '사료관리법'의 맹점 때문이다. 사람들 식품위생법과 달리 동물들 사료관리법엔 공개에 대한 근거 규정이 없어 대외적으로는 밝힐 수 없게 돼 있다는 것.
반려동물 사료 81개 중 10개에서 유해물질 나오고, 표시 위반 적발
농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이주명, 이하 ‘농관원’)은 17일,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반려동물 사료 81개 제품에 대해 유해물질 기준과 표시사항 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모두 8개 업체의 10개 제품에 대해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적발된 제품 중엔 1개 제품이 수은을 허용 기준을 넘겨 함유하고 있었고, 3개 제품은 ‘무보존제’ 표시를 위반해 보존제(소르빈산)가 검출됐다.
또 6개 제품은 사료의 명칭 및 형태, 원료의 명칭, 제조 연월일 등 포장지 의무표시 사항의 일부 항목을 누락하거나 잘못 표시했다. 모두 영업정지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위법 행위다.
그러나 농관원은 "해당 제품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조업체의 어떤 브랜드인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농관원 소비안전과 담당자는 이에 대해 “현행 사료관리법엔 위반 행위를 적발하더라도 업체와 브랜드를 공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료관리법을 담당하고 있는 농식품부 축산국도 현재까지는 관련 법규 개정을 위한 아무런 계획도, 움직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사료관리법은 Δ유해물질 기준 위반은 영업정지 1∼6개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Δ표시기준 위반은 영업정지 1∼6개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처벌 규정만 두고 있다. 보호자들이 궁금해하는 핵심은 제품에 대한 정보인데, 정작 이는 알 수 없게 돼 있는 것.
그에 비해 사람들을 위한 식품위생법은 “(관련 법규를 위반하여) 식품 위생에 관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영업자에 대하여 그 사실의 공표를 명하여야 한다”(제73조)고 규정하고 있다.
사람 유해식품은 공개할 수 있고, 동물 유해사료는 공개 못 한다
농관원측은 또 “해당 제품은 단종된 제품으로 알고 있다”면서 “법규 위반사항을 (제조업체의 본사가 있는) 지자체에 통보했으며, 지자체는 사료관리법에 따라 행정처분 등 관련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남은 재고가 시장에선 여전히 유통되고 있을 수 있다.
결국 전국에 반려인이 1천500만명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동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유해 사료가 유통되는 것을 법률이 오히려 보호해주고 있는 셈이다.
한편, 농관원 이주명 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반려동물 양육가구와 사료 구매 증가 등을 고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사료 제품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관리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