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나 심한 걸까
행동 교정에 앞서서 분리불안 정도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기준은 식사. 동물이 보호자와 떨어진 후 밥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로 그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 원장은 “혼자 있을 때 잘 먹으면 심한 상태는 아니며, 몇 가지 방법만으로도 행동 수정이 가능하다. 혼자 있을 때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더라도 밥을 먹지 않는다면 분리불안 증세가 심해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 고칠 수 있을까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원인에 따라서 치료법은 무척 다양하지만, ‘불안함’을 유발하는 요소, 즉 '트리거'(방아쇠)를 제거하는 것이 포인트. 방아쇠는 자신이 혼자일 것이라는 불안감을 심어주는 신호와 같다. 열쇠 소리나 외출 전 인사, 보호자가 가방을 드는 것 등 "곧 혼자이게 된다"는 신호들. 강 원장은 “열쇠 소리에 불안함을 보인다면 평소 외출하지 않을 때도 열쇠를 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열쇠 소리에도 보호자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어설픈 연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는 동물이 최소 30분 동안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다. 강 원장은 콩놀이 장난감을 차갑게 얼린 뒤 주는 방법을 추천했다. 콩놀이 장난감 안에 찐득한 간식을 발라두거나, 얼려서 주면 동물이 먹기 위해 애를 쓰지만 성공하기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콩놀이를 하는 동안 보호자가 나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포인트. 그래서 이 장난감은 보호자 외출 직전, 방 안에 놓아주는 것이 좋다. 반면, 선천적으로 불안감이 강한 아이라면 행동교정과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뇌에는 불안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두 가지 신호가 존재하는데, 약을 복용함으로써 불안감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래도 의심이 간다면
만약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오지도, 아이가 혼자서도 밥을 잘 먹는 등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면 분리불안 여부를 알 수 없다. 또 분리불안의 주요한 증상들 중 하나인 '침 흘림' 역시 미지수. 침은 금방 마르기 때문에 바닥이나 침구류를 세세히 살피지 않으면 흘렸는지 흘리지 않았는지 알아채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대소변 실수가 전보다 잦아졌거나, 파괴행동이 더 심해진다면 분리불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물론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집에 홈CCTV를 설치해 살펴보는 것이 최선. 동물이 혼자 있을 때 계속 하울링을 하거나, 침 흘림 외에도 헉헉거림, 불안해하는 모습, 발톱을 심하게 가는 행동(고양이의 경우) 등을 발견했다면 적극적으로 행동교정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