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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프렌치불독 시추 퍼그같은 단두종 입양 이제 그만...?"

 

 

【코코타임즈】 프렌치불독 시추 퍼그 등을 비롯한 단두(短頭)종 강아지들은 주름진 얼굴과 납작한 코 등 귀여운 외모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불행한 몸'을 가진 개다. 자연적인 품종이 아니라, 많은 근친 교배를 통해 개량된 만큼 어쩔 수 없는 유전병들에 시달리기 때문. 

 

특히 들창코 때문에 피하기 힘든 게 바로 '단두종 증후군'. 콧구멍이 좁아지는 비공 협착, 입천장 뒷부분이 늘어져 기도를 막는 연구개 노장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단두종 증후군을 앓는 개는 호흡할 때 코골이가 심하고,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경우가 많다. 흥분했을 때 숨쉬기 힘들어하며 심한 경우 실신할 수도 있다. 무더운 날씨에 개는 호흡으로 체온을 조절하는데, 단두종은 호흡이 힘들어 열사병에도 취약하다. 

 

호흡 곤란을 겪는 반려견에겐 좁은 콧구멍을 넓히거나, 늘어난 연구개를 절제하는 수술이 시행된다. 영국왕립수의대학(RVC) 단 오닐(Dan O’Neill) 부교수는 지난 14일 영국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단두종 강아지들 문제점은 수술로 해결하는 수 밖엔 없다”고 했다. 

 

호흡 곤란 뿐 아니라 피부와 눈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눈과 코 사이 피부가 과하게 접히는데 그 사이로 눈물이 고이면 피부가 짓무를 수 있다. 눈물은 흘러내리며 자연적으로 말라야 하는데, 이들 접힌 피부에 잠겨 빠지지 않는 것. 더 심한 경우엔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단두종의 눈은 크고 돌출되어 있기 때문에 안구 주변 털의 자극이나 외상으로 눈의 검은자 부위를 덮고 있는 각막이 손상될 위험도 높다.  

 

출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기형적으로 커진 머리 때문에 제왕절개 밖에 답이 없어서다.  

 

선천적으로 질병에 취약한 단두종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만만치 않은 병원비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국수의사회(BVA) 다니엘라 두스산토스(Daniella Dos Santos) 부회장도 “아기처럼 귀엽게 생긴 외모에 반해서 덜컥 단두종을 입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슬프게도 이들은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파양도 많다. 영국 동물복지단체(RSPCA)에 따르면 보호단체에 인계된 프렌치 불독은 지난 6년간 1천567퍼센트나 증가했다. RSPCA 복지팀 사만다 게인스(Samantha Gaines)박사는 “단두종을 키우다 포기하는 보호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 

 

해외에서 단두종 생산과 분양을 멈춰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평생 질병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는, 그 고통을 이젠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네덜란드는 2019년 ‘짧은 입을 가진 개들의 인위적인 교배’를 전면 금지하기 시작했다. 퍼그, 불독, 복서 등 20개 품종에 해당하는 단두종을 임의로 교배시킬 경우 법적인 챔임을 문다. 

 

영국수의사협회도 2016년, "개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단두종 분양 받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한 적 있다. 

 

지난 2016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이경규도 "내가 키우는 프렌치 불독은 자연 분만이 힘들어 제왕절개를 했다"며 "사람 욕심에서 시작된 만큼, 인간이 망친 대표적인 종"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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