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는 우리 민법을 개정하기 위한 정부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사람'과 같은 지위까진 이르진 못한다 하더라도 '비(非) 물건'으로라도 개념을 바꾸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어서다.
법무부 '사공일가'(사회적 공존, 1인 가구) TF(태스크포스)는 10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반려동물의 법적지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반려동물을 '물건'에서 분리해 생명체 또는 '가족'으로 존중하기 위한 민법 개정에 착수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하나다.
"반려동물은 '물건' 아냐"... '기본법' 민법부터 개정해야
1인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 키우는 가구가 늘고,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해지고는 있지만 현행 민법(98조)에서 동물은 '물건'으로 분류되며 압류까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 형법에서도 반려동물은 ‘재물' 또는 '재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가 다른 사람이나 개 등으로부터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더라도 그 피해를 온전히 배상 받기엔 걸림돌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실제 재판까지 가더라도 손해배상 및 위자료는 터무니 없이 적다.
게다가 실제로 재판에서 손해배상까지 판결이 난 것조차 최근 10년 사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재판까지 진행해봐야 사실상 그만한 실익이 없기 때문.
이날 회의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해 압류 등 강제 집행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선 위원 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려동물을 담보물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물보호 취지에 맞게 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에 대한 압류 등 강제 집행이 이뤄지면 동물의 생명이 위협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고, 동물 학대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낮은 근본 원인에는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도 위원들간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호할 '동물'의 범위 정하는 건 아직 이견 분분
그러나 강제 집행이 금지되는 반려동물 범위에 대해선 '동물보호법'의 '반려동물' 개념을 차용하는 것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는 위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굉장히 값이 나가는 반려동물의 경우 강제 집행이 불가능하면 오히려 정의롭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기 때문. 해외에선 (값어치가) 일정 액수보다 높거나 영리 목적으로 소유하는 반려동물은 '강제 집행 금지 범위'에서 배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에 법무부 정재민 법무심의관은 "논의 결과 민법상 '동물이 물건이 아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에 대해선 위원 대부분이 찬성했다"면서 "사공일가 TF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법리 검토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 입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법은 다른 법률의 근거가 되는 '기본법'인 만큼 만일 민법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법적 지위가 바뀐다면 앞으로 제정될 다른 법률들은 물론 기존에 있던 법률들도 동물을 보호하는 쪽으로 빠르게 개정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법무부가 지난 2월 발족한 '사공일가 TF'는 건축가·작가·인문학 교수·다큐 프로듀서(PD) 등 1인 가구와 관련된 경력을 가지고 있거나 이슈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배경의 개방형 민간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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