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경기도 시흥 곤충산업연구회에서 2018년에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총 10주 동안 초등학생 15명을 대상으로 '신나는 곤충학교'를 열어본 것이죠.
장수풍뎅이 관찰키트 만들기’, ‘나무로 장수풍뎅이 만들기’, ‘날아오르는 장수풍뎅이’ 등을 진행하면서 이를 화보로 만들어보기도 했죠. 장수풍뎅이와 교감하면서 놀이와 미술을 접목한 프로그램.
그런데 그 10주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조사해보니 아이들 정서 영역에서 '긍정' 정서는 늘었고, '부정' 정서는 줄어드는 특별한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런 곤충을 활용한 사례는 그 이전 2016년에도 있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한 실험으로 그 대상은 초등학생이 아닌 노인들. 대구의 한 복지관에서 65세 이상 노인 40명을 대상으로 2개월간 왕귀뚜라미를 길러본 것이죠.
프로그램에 활용한 왕귀뚜라미는 과거에 궁궐에서 살던 궁녀들이 외로움을 달래고자 이부자리 옆에 두고 울음소리를 들었던 곤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인들은 매뉴얼과 사육 키트를 통해 왕귀뚜라미를 직접 길러보았고, 상담사들은 매주 전화를 통해 기르는 과정을 수시로 확인했죠.
그렇게 두 달이 지난 뒤 노인들은 정서적 안정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우울증 감소에는 효과가 아주 뛰어났구요. 사물을 인지하는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일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죠. 막연한 불안감이나 무기력증과 같은 증상, 즉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느끼는 사람들 대상으로 곤충을 매개로 한 치료가 진행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전북 농업기술원에서는 사슴풍뎅이를 활용한 어린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고, 농촌진흥청에서도 곤충을 소재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하죠.
곤충과 사람, 그 교감의 역사는 길어... 최근엔 사람들 치유하는 매개체로도
알고 보면 곤충은 우리 인간과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 살아왔죠. 음식, 약용, 농업용, 상업용으로 두루 이용을 해왔고, 어떤 도시나 나라에서는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곤충이 등장하기도 하니까요.
이런 곤충들이 최근에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존재로도 부각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치유곤충연구소는 "곤충의 소리를 듣고 먹고 관찰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매개체"로 '치유곤충'을 정의합니다.
장수풍뎅이, 쌍별귀뚜라미나 방울벌레 등을 키우고 돌보며 연중 맑고 고운 울음소리를 들으면 우울증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또 인지 기능 개선을 통한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을 줍니다.
심지어 곤충은 다른 치유동물보다 이동성과 안정성이 더 우수하고, 사람에 대한 질병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매미를 잡아 행복해 하고, 어둠 속 반딧불의 반짝임을 소리 죽여 지켜보던 기억이 있으시죠?
우리가 그 땐 몰랐지만, 곤충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우리의 마음과 정서를 이미 어루만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이번 주말엔 가까운 숲, 공원을 한 번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자연과 곤충의 소리를 들으며, 한 주에 쌓였던 생활의 때를 벗어버리고 마음의 활력을 되찾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