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동물병원을 개원한 수의사들의 고민거리는 여러가지다. 그 중에서도 최근 '시한폭탄'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의료사고다.
실제로 요즘 인터넷 SNS 채널들에는 "동물병원 잘못으로 우리 아이 상태가 더 악화됐다", "멀쩡하던 아이가 동물병원 치료 받고는 죽어 나왔다"는 내용이 잇따른다.
또 "OO동물병원을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병원 부근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보호자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이런 동물병원 의료사고를 겪은 보호자들이 모인 카페에서 갖가지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 개정 청원작업을 벌이거나 동물병원에 대한 소송 모금운동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다 1인 시위, 법 개정 청원까지 보호자들 자구 노력 거세
우리나라에도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어느덧 800만 마리를 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만 1천500만명에 이르는 만큼 동물병원 의료행위를 둘러싼 분쟁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수의사회(KVMA)가 이번에 동물병원들이 의료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배상 문제를 돕기 위한 배상책임보험 상품을 내놓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KVMA 허주형 회장<사진 가운데>은 지난 15일 메리츠화재 이범진 부사장<왼쪽>, AIG어드바이져 최용관 대표<오른쪽>와 관련 업무 협약식을 갖고, "지난해부터 동물병원들의 이런 애로를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AIG어드바이저 김홍선 팀장은 19일 "동물병원에서 의료사고 또는 보호자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보호자를 상대로 치료비와 적절한 위자료를 지원하게 된다"고 밝히고 "거기에 반려동물 사망 시엔 장례비까지, 더 나아가 민사 소송으로 나아갈 때는 그 판결 결과까지 보험사가 일괄 처리한다는 개념"이라고 했다.
개원 수의사들은 의료 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적인 부담과 배상 책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덜고, 피해를 주장하는 보호자들은 실손보험처럼 손해에 대한 금전적 보전을 받을 기회가 커지는 셈이다.
해당 보험이 대한수의사회 '단체보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KVMA는 의료사고에 대한 자문위원회를 꾸려 해당 동물병원과 보험사에 자문을 해줄 계획이다.
금감원 승인 나오면 5월께 공식 가입할 수 있을 듯
관련 상품은 현재 금융감독원의 막바지 심사와 함께 상품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5월 중순께 개별 병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제1차로 단체 보험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별 납입 보험료는 병원 매출 규모에 따라 연간 40만원부터 1천만원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