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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뒤흔든 엘랑코 '세레스토', 그 논란의 진실은?

 

 

【코코타임즈】 최근 전 세계 반려인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든 논란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미국 동물의약품 전문 회사 ‘엘랑코’(Elanco)가 판매하는 ‘세레스토’(Seresto) 반려동물 진드기 예방 목걸이 때문이다.  

 

지난 2일 미국 유력지 <USA 투데이>는 "세레스토 진드기 방지 목걸이로 수많은 반려동물이 질병을 앓았고, 또 최소 1천600마리 이상의 반려견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엘랑코’ 측은 “세레스토 목걸이 관련 기사는 크게 왜곡됐다"며 “동물의 죽음과 제품 성분 간 어떠한 인과관계도 증명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세레스토 목걸이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 <코코타임즈>가 논란의 그 시작과 쟁점을 짚어봤다.  

 

 

 

세레스토 Seresto


‘세레스토’는 독일 회사 ‘바이엘’(Bayer)이 만들고, ‘엘랑코’가 판매하는 반려동물 진드기 예방 목걸이 브랜드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는 물론 유럽, 호주 등에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없이 팔리고 있다. 

 

 

어떤 원리일까? 먼저, 세레스토 제품 안의 성분이 조절되며 방출된다. 살충(Imidacloprid)과 진드기 구충(Flumethrin) 성분이다. 이들이 피부 지질층을 따라 강아지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효과는? 해당 성분이 진드기에게 전기 충격과 같은 마비 현상을 일으킨다. 또한 기피 효과로 인해 진드기를 예방할 수 있다. 단, 미량만이 일정하게 나오기에 반려동물 건강에게는 안전하다는 것.  

 

제조사와 판매자 측은 “반려동물에게 미칠 독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실과 야외에서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다"라며 “개와 고양이에 실제 함유량의 5배를 적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라고 설명했다. 

 

세레스토, 내 반려견에게 위험하다? 


세레스토에 대한 논란은 지난 2일 시작됐다. <USA 투데이>가 상세히 보도한 미국 비영리단체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가 최근 입수한 미국 환경청(EPA) 보고서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레스토 관련한 부상 등 사고 건수는 출시(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9년 동안 모두 7만 5천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 반려동물이 사망한 건수만 해도 최소 1천698건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친 건수도 907건이고, 그중 19건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심각한 사건’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물론 타격을 입은 피해자는 대부분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이었다. 

 

논란이 심화되면서 국내 보호자들의 걱정도 커져만 갔다. 세레스토 진드기 방지 목걸이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은 제품이기 때문. 실제로, 지난 2016~2020년까지 4년동안 무려 14만여 개가 판매됐다. 매일 100개 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인 셈.

 

세레스토와 동물 죽음, 인과관계가 없다?


‘엘랑코’는 해당 논란에 대해 즉각 부인했다. 지난 8일 “현재 언론 보도에서 인용되고 있는 보고서는 원인을 규명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동물들의 죽음과 세레스토의 주요성분 간 그 어떠한 인과관계도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USA 투데이>가 보도한 EPA 보고서는 동물들의 죽음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나와있지 않다. 세레스토 관련한 부상 등 사고 및 사망 건수를 보도했다.  

 

‘엘랑코’는 “반려견이 목걸이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든지 보고서에는 ‘목걸이 부작용’ 건으로 기록된다"라며 “개별 보고 건을 하나의 결과로 연결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상 사례 비율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이상 사례 비율은 2012년 이후 시판된 전체 판매량의 0.2%”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흔하지 않은’(uncommon) 것으로 정의한 기준에도 미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케리 맥그래스(Keri McGrath) 엘랑코 대변인도  "2012년 목걸이가 시판 승인된 이후 우리에게 접수된 세레스토와 관련된 모든 부작용은 대부분 피부가 붉어지거나 착용 부위의 탈모와 같은 것들”이라면서 “기사는 왜곡됐고, 다수의 핵심 정보들이 누락됐다"고 강조했다. 

 

단, ‘엘랑코’는 세레스토로 인해 반려동물이 사망(1천698건)한 것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입장은? 


‘미국수의독성학위원회’(American Board of Veterinary Toxicology 바로가기) 회장 안나 브룻레그(Ahna Brutlag) 박사는 수의사 미디어 <The Canine Review>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레스토 목걸이의 안정성에 관해 신뢰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부작용'에 대해서는 별로 문제된다고 생각지도 않았고, 그 피해사례도 알지 못한다는 것.  

 

브룻레그 박사는 가장 먼저 세레스토 목걸이의 성분을 짚었다. 살충(Imidacloprid)과 진드기 구충(Flumethrin)이 바로 그것.  

 

그는 “이미 해당 성분의 안전성을 신뢰한다"라며 “전문가들의 경험상 세레스토 목걸이가 광범위한 기준에서 안전성을 인증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실제 수의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가장 큰 수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의 하나인 <VIN>(Veterinary Information Network 바로가기)에서는 수십 명의 참가자들이 “해당 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라고 반응했다. 

 

실제로 이번 이슈 때문에 만들어진 VIN 토론방에서 한 참가자는 "나는 (관련 이슈에 대해) 근거로 삼을 데이터나, 환자들이 문제 제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간헐적으로 효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정도의 불만 뿐"이라 작성했다.  또 "VIN 커뮤니티의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 관련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엘랑코’도 “미국 전역의 수의사들은 왜곡된 기사로 인해 반려동물 관리와 복지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찬 의견을 당사에 전달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더했다. 

 

한국 판매원 한국엘랑코동물약품(주)(대표 필립 후겐베르거)도 이와 관련, "세레스토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제품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수집된 안전 관련 데이터를 전 세계 80개 이상의 기관에 제출하였고, 매우 엄격한 검토를 거쳐 등록 및 승인되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의사들로부터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다.

 

위조 제품이 포함됐다? 


<The Canine Review>는 또 다른 문제점도 제기했다. 다름 아닌 유사품이나 위조품이다.  

 

 

엘랑코는 “아마존을 통해 수많은 세레스토 위조 제품이 계속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최초 보도 매체는 이를 확인했는지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USA 투데이> 기자가 제시한 정보는 숫자와 메모가 포함된 단순한 엑셀 표였다"라며 “위조 제품인지 구분이 안 돼 있었다"면서 “기사와 관련해 위조 제품에 대한 그 어떠한 질문도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와 함께 고객들에게 유사품과 위조 제품에 대한 위험성도 강조했다.  

 

특히 “위조 제품은 매우 교묘하게 섞여있고 그중에 정말 감쪽같이 비슷하게 만든 것들도 많다"라며 “소비자는 플랫폼에 관계없이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즉, 이들 위조 제품들이 살충 성분과 진드기 구충 성분이 아주 콘트롤 잘 된 상태에서 미량만 일정하게 배출되도록 하는 특허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 내에서 상황이 그렇다면, 국내에도 이들 위조 제품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보호자들 주의가 필요한 대목. 

 

 

세레스토 논란, 이젠 사그러드나?

 

 

그런데, 살충제가 함유된 제품을 규제하는 일을 담당하는 미국 환경청(EPA)부터가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

 

 

당초 <USA 투데이>가 보도한 데이터를 제공했던 EPA지만,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EPA 대변인은 “완전히 해롭지 않은 살충제는 그 어디에도 없다”라며 “하지만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제품에 라벨을 부착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EPA는 “(세레스토 제품에 대한) 사용 허가를 계속 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일부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또한 보통보다 민감한 경우 일부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라며 “꼭 제품 설명서를 숙지한 뒤 사용하기를 바란다”라고 해명했다. 

 

 

세레스토에 대한 논란은 아직 현재형이지만, <USA 투데이> 탐사보도에 대한 신뢰성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어마어마한 이슈가 터진 것 같았는데, 실제 원인을 찾고 보니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처럼 흐를 가능성마저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엘랑코’ 측은 앞으로도 부작용 사례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

 

 

엘랑코는 이와 관련, "세레스토 안전성과 효능은 엘랑코 내부 규정 뿐만 아니라 글로벌 규제 당국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추적 관리 및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래도 세레스토와 직결된 피해 사례가 있는 지 지속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엘랑코,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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