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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이기적인 방역... "왜 동물에겐 백신을 쓰지 않는가?"

 

 

 
 
 
         


【코코타임즈】 벌써 1년 이상 우리를 고통 속에 빠뜨려온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성이 높아 우리나라 뿐아니라 전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으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발병 지역의 사람들을 몽땅 살처분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돼지열병, 조류독감,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에 걸린 소, 닭, 돼지는 왜 전부를 살처분하는가? 

바로 그 문제를 다루며 대량 살처분 일변도의 우리나라 방역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책이 나왔다. MBC충북 김영수 PD와 한국가금(家禽)수의사회 윤종웅 회장이 함께 쓴 '이기적인 방역: 살처분• 백신 딜레마'. 



 

 



지난 2018년 MBC-TV에 방영됐던 다큐멘터리 '살처분, 신화의 종말'을 만들었던 김영수 PD<사진>가 이 화두를 더 넓고 깊게 파헤친 현장 보고서이기도 하다. 

동물의 죽음과 방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진 MBC 다큐는 이듬해 한국방송대상 우수상을 받은 걸 시작으로 2020년 미국 휴스턴영화제와 뉴욕영화제에서도 큰 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윤종웅 수의사도 "먹기 위해 키우는 가축은 고통스럽게 죽어도 될까?" "땅에 묻은 뒤 환경 문제는?" "작업자들의 트라우마는?"과 같이 살처분 일변도의 현 방역정책이 초래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의문을 던진다.  
 
 
현재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이기도 하다. 닭, 오리, 거위 등 가금류(家禽類) 질환과 위생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수의사들의 대표다. 
 
웅 한국가금수의사회장
 
 
국내에서는 '가축전염병예방법' 제20조에 따라 가축에 대한 살처분을 집행한다. 돼지열병 등 1종 가축 전염병이 돌면 발생지역은 물론 그 주변까지 살처분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살처분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농가의 피해, 살처분된 가축의 처리 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와 관련해서는 '도대체 이 방법을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지',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
 
 

살처분 만능주의는 생명 경시와 책임 방기 탓?  

 

 

 



그들은 묻는다.
   
"현재 한국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되어 냉장고에 보관돼 있다. 심지어 2020년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하는 백신이라 100% 방어가 입증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왜 백신의 사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은 이어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살처분하진 않지만 동물들은 경제성을 이유로 살처분을 당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생명 경시에 대한 경고와 자각을 일깨우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우린 지금까지 막연한 걱정에 사로잡혀 살처분이라는 카드만을 고집해온 것 아니냐"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도 1일 "살처분이라는 방역의 극단적인 방식이 대규모 축산과 만났을 때, 하나의 동물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가능한 새로운 방식을 찾을 의무가 우리에겐 있다"고 했다.
 
 
어느덧 고착화돼버린 "병이 든 동물은 살처분으로 전염을 철저히 봉쇄한다"는 공식을 벗어나 좀 더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언론인의 눈으로, 그리고 현장을 겪은 수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방역의 방식과 대안을 담은" 이 책이 바로 그런 "새로운 방식을 찾는 노력의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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