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바이엘동물의약(Bayer Animal Health)을 합병하여 동물약품업계 세계 2위로 올라선 엘랑코동물의약(Elanco Animal Health)이 900개 넘는 자리를 없애기로 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번 인적 구조조정 작업은 40개 국가 지사들을 대상으로 행해질 예정이다. 영향을 받는 직종은 영업 및 마케팅, 연구 및 개발, 생산 및 품질관리, 그리고 사무직 등 다양하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한국엘랑코의 직원 및 협력업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업계 1위인 조에티스(Zoetis) 한국지사(한국조에티스, Zoetis Korea)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사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이란 점에서 한국 동물약품 업계는 이번 엘랑코 구조조정 바람까지 가세하면서 차가운 환절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미국 수의전문매체 <Today's Veterinary Business>에 따르면 엘랑코 제프 시몬스(Jeff Simmons) CEO는 최근, 이같은 구조조정 방침을 공개하고 "합병의 결과, 중복되는 자리가 다수 생겼다"면서 "(이번 구조조정이 엘랑코를) 더 효율적인 회사로 만들 기회"라고 설명했다.
엘랑코는 이를 위해 2년에 걸쳐 1.7억 달러(2천억 원)에서 1.9억 달러(2천200억 원) 사이의 퇴직금을 지불해야 하고 기타 비용으로 2천만 달러(232억 원)를 지출할 예정이지만 장기적인 비용 절감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프 시몬스(Jeff Simmons) CEO는 “우리 직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결정은 항상 내리기 힘들지만, 그래도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존중하기 위해 지역별 협의 절차를 모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구조조정
시몬스 대표는 이어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인해 2억 7천500만 달러(3천200억 원)에서 3억 달러(3천500억 원)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이 효과의 3분의 2는 첫 30개월 안에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오늘의 조치는 중복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것이며, 우리 팀은 조달 부문 절약, 제품 종류 최적화, 생산 체계 간소화와 관련된 장기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구조조정엔 인력 조정 외에 공급 업체 및 외주 업체들을 통합하는 등의 조치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몬스 대표는 “과거의 다른 합병 경험을 토대로 초기 시너지 효과를 잡아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의 시작
반면, 합병 이후에도 엘랑코의 재무 상황은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병을 위해 엘랑코는 42억 7천500만 달러(약 5조 원)의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9월 25일 1억 달러(약 1천164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엘랑코의 토드 영(Todd Young) 부사장 겸 재무 담당 최고 책임자(CFO)는 “합병이 완료되고 필요한 영업 자본이 확립된 지금, 올해 2분기의 높은 현금 유동성 덕분에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주식을 발행해 부채를 줄이는 것)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 부사장은 “우리는 2021년에 계속해서 영업 현금 흐름으로 부채를 갚아나갈 예정”이라며 “특히 2021년 8월에 예정되어 있는 5억 달러 (약 5천800억 원) 환급에 집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엘랑코와 바이엘의 합병은 지난 8월 3일 최종 68억 9천만 달러(약 8조 2천200억 원)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합병에 따라 업계 4위였던 엘랑코 동물약품을 2위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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