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전시 '묘접몽'(猫蝶夢)이 9월 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성북구 60화랑에서 열린다. 고양이 민화를 그리는 김수빈 작가, 고양이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이용한 작가의 2인전이다.
고양이에 해학을 입히다
그중 동양화를 전공한 김수빈 작가는 '민화화실 묘한'의 대표. 전통민화 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의 고양이를 그려낸다.
고양이 전문수의사 '미야옹철' 김명철(한국고양이수의사회 KSFM 홍보이사)과 부부로 살며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사모님'은 애니멀 호더(동물수집꾼)로부터 구조했고, '애기씨'는 길고양이를 입양했다. 지금은 팔로워가 각각 2만을 넘는 파워 인스타그래머들.
이번 전시에서는 두 고양이와의 일상을 민화로 재창조한 '화양연화', '송하맹묘도' 등 다섯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맹묘도는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를 능청스런 고양이로 바꿔 그린 익살스런 작품.
고양이에 시각을 붙이다
사진 작품을 낸 이용한 작가는 원래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
이후 약 10년간 여행작가로 활동하다 2009년 출간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시작으로 고양이 작가로 도 명성을 얻게 됐다.
그 사이 책 여러 권을 출간했고, 이를 원작으로 고양이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엔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인생은 짧고 고양이는 귀엽지' 등에 수록된 작품 일부와 14년차 고양이 작가 겸 캣대디로 SNS에서 화제가 된 작품 '원기옥 고양이', '땅콩소년단' 등에 나왔던 작품들이 함께 소개된다.
두 고양이를 한 주제로 연결하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 맞춰 포스터도 함께 만들었다.
고양이가 능소화에 파묻혀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용한 작가의 사진 작품에다 역시 능소화 속에서 고양이가 그루밍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패러디한 김수빈 작가의 민화 작품이 만났다.
능소화는 예로부터 부유한 양반집에서만 정원에 길렀다는 귀한 꽃. 그 능소화를 깔고 누워 몽롱한 꿈의 세계로 이끄는 이들 고양이들이 있어 전시 주제도 '묘접몽'(猫蝶夢)이다. 나비를 소재로 한 장자의 '호접몽'(胡蝶夢) 세계로 함께 가보자는 작가들의 권유다.
김정민 60화랑 디렉터는 "단순히 민화와 사진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두 장르가 만나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구성해 봤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시각예술창작산실 전시공간 긴급지원 사업의 하나다. 그래서 무료로 낮 12시부터 오후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단, 월요일은 휴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