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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와 함께

【일본통신】(20)안락사도 "0", 파양도 "0" 최고 동물보호센터 되려면?

 

【코코타임즈】 일본 미에현 쓰시(三重県津市)에 있는 '아스마이루'(あすまいる). 2017년 5월 문을 연 이 곳은 요즘들어 부쩍 뜨고 있는 동물보호센터다.

이전까지 미에현에선 유기동물 입양 및 동물보호교실 활동을 10곳 보건소에서 맡아왔다. 그러다 가장 늦게 개설된 '아스마이루'가 여러 창의적인 활동 덕분에 일본 전역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물보호센터의 하나로 급부상한 것.

슬로건부터 야무지다. "2023년까지 안락사 제로(0)". "그  목표를 향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매일 생각하고, 또 매일 실천해보려 한다"는 게 여기 멤버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안락사 제로 만들기가 2023년 목표 


유기동물을 단기적으로 맡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안락사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선 보호하고 있는 모든 동물에게 새 주인을 찾아 입양을 보내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사지말고 입양하자'고 아무리 외쳐봐도 막상 입양하러 가는 일에 부담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곳 아스마이루는 사람들이 오고싶어 하는, 따뜻한 공간 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보통 보호시설이라고 하면 쇠창살 등 차가운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여기선 현관에 들어서면 먼저 나무향기가 난다.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는 방의 캣타워나 침대, 케이지에도 모두 목재를 사용했다. 특히 이 나무들은 모두 이 곳 미에현에서 나온 것들.

때로는 미에현 청사 광장에서 '출장 입양회'도 열어 착실히 입양 마릿수를 늘려갔다. 개원 초기 2년간 약 550마리를 입양보냈다.

하지만 '아스마이루'를 명소로 만든 것은 입양 실적이 아니었다. 다른 현의 오래된 센터들에 비해 입양 마릿수는 절대 최고가 아니었지만, 입양의 질만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

예를 들어 고양이 입양이 완료될 때까지 계약서 작정이나 자택의 여러 상황(먼저 기르고 있는 냥이와의 트러블 등)을 참고해 가며, 입양 희망자에게 몇번이고 센터를 방문하도록 했다.

이렇게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새 생명을 맞이할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입양 희망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계속 강조하는 것이 있었다. "보호자 동네에 소문이 날 정도로 모범적인 냥이 집사가 되어주길 바란다"는 얘기.

그래야 센터를 떠난 냥이가 행복해지고, 두 번 다시 파양돼 돌아오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어서다. 그렇게 목표를 다르게 잡고 하나 보니, 여기 '아스마이루'를 떠나 입양된 아이들의 파양률은 거의 제로(0)다.

 

 

깐깐한 입양 절차가 파양률 제로의 일등공신


또 하나 입양문화의 초석을 놓겠다고 시작한 일이 바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물보호교실. 

연령대를 구분해 내용을 달리하는데, 초등 저학년을 위한 교실에선 '처음 보는 개를 대하는 올바른 방법' 등을 체험을 통해 가르친다. 동물과 사람이 교감하는 방법과 감염 예방을 위한 손씻기 등도 전한다.

반면, 고학년 교실에서는 보호소에 오는 동물의 실태를 알게 하며, 끝까지 맡아 양육하는 일의 중요함을 가르친다.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산교육도 되는 셈이다.

꼬마 주인이 되어 개와 고양이 길들이기나 목욕시키기, 꼬마 수의사가 돼 동물 심장소리 들어보기 등 갖가지 체험교실도 있다.

그렇게 쌓여간 어린이 동물보호교실들이 어느새 따뜻한 입양문화를 만들어가는 씨앗이 되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셈이다.

 

 

 

 

 

 

 

 


 

 

2년만에 명물이 된 9월 동물보호데이


그래서인지 이곳의 다양한 이벤트는 다른 곳에서 견학을 올 정도로 참가자가 많다. 특히 동물에의 감사를 주제로 9월에 열리는 '동물보호데이' 이벤트는 참가 인원이 이틀에 걸쳐 4천400명 정도나 됐다.

사진에서 보듯 동물들에게 보내는 감사카드 쓰기에 열심인 어린이들 사진이 마음을 따스하게 해준다.

게다가 최근에 아스마이루는 미에현 지역에 살고 있는 길냥이 중성화수술의 비용 마련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조직하기도 했다.

"반려동물, 사지말고 입양하자"는 뜻을 실천하려 동분서주하는 아스마이루 동물보호센터. 최근엔 홍수나 지진 등 대형 자연재해 시 보호소에 있는 개 고양이들을 구조해 임시 보호해 줄 봉사자 모집에도 나섰다.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생명의 소중함을 끝까지 지켜나간다는 취지라 한다.

참 섬세하고 따스한 동물보호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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