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수백마리의 강아지들이 한자리에서 미용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애견미용사 자격검정시험을 치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들 상당수가 돈 받고 빌려주는 농장 강아지 또는 위탁견입니다. 시험 보는 사람들이 직접 키우는 반려견들이 아닙니다"
자신을 애견미용사라고 밝힌 A씨는 "주인이 없는 수많은 강아지들이 단순히 수험생들의 미용시험에 실견(실습견)으로 동원됐다가 어디론가 사라진다"며 "이제는 실견이 아닌 위그(강아지 모양 인형)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견미용시험을 보기 위해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농장견이나 위탁견을 데려다 실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018년 3월부터 동물보호법(농림축산식품부 소관)상 영리 목적의 동물 대여가 금지되면서 이 같은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러나 제보자에 따르면 미용실습을 위한 동물대여 행위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생명을 빌려주는 사람도, 빌려가는 사람도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미용시험을 볼 때 실견이 아닌 모형으로 바꾸고, 내부 자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한자리에 모이는 수백마리 강아지들, 스트레스 ↑
애견미용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험은 매년 수차례 진행된다. 반려동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회 응시에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강아지들을 데리고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강아지가 견주와 한자리에 모여 미용한다고 생각해 감탄한다. 견주가 강아지를 직접 미용하는 모습은 애견인들 사이에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런데 이 강아지들의 대다수는 미용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의 반려견이 아니다. 시험을 위해 농장에서 동원된 강아지들이다. 주인과의 애착 관계가 형성된 강아지들이 아닌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왔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존재인 것이다.
이 때문에 실견들은 반려견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주인과 함께 가는 박람회도 많은 강아지들이 다녀온 뒤 스트레스를 받거나 아프기도 한다"며 "미용시험에 동원되는 강아지들은 시험 때 배설을 할까봐 전날부터 밥도 못먹고 시험장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게다가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하기 위해 단체버스를 타고 몇 시간씩 이동하는데 얼마나 힘들겠나"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