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전용 소형 CT(컴퓨터단층촬영)와 치아 파노라마 장비가 시장에 곧 출시된다.
이에 따라 동네의 작은 동물병원에서도 심장, 위장관, 혈관 질환은 물론 암 같은 중증질환 진단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진단 영역도 내과 외과 치과 안과 등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반면 가격은 일반 CT의 60% 정도로 훨씬 저렴하다.
동물용 영상장비 솔루션 기업 (주)우리엔(woorien; 대표 고석빈)은 동물전용 CT와 함께 치과용 파노라마 장비도 이달부터 출시한다.
CT를 갖춘 일부 동물병원들도 그동안은 동물전용이 아닌 인체용 장비를 활용해왔다.
더욱이 인체용 CT는 고가인데다 크기까지 커서 대형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촬영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국 4천525개 동물병원들 중에 CT 장비를 갖춘 병원은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CT는 중대형 동물병원이나 소수의 2차 동물병원에만 있다"며 "심지어 CT보다 더 고가인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를 갖추고 있는 병원은 아직 10곳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물 전용 CT가 나오면 반려동물의 정밀진단 시대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동물병원 수는 연평균 4.4%씩 증가하고 있다.
우리엔측은 "이번에 개발한 CT는 합리적인 가격과 작아진 크기로 동네 동물병원도 도입할 수 있게 됐다"며 "보호자들도 병원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동물병원들에서는 장기, 혈관, 종양 등 중증 질환에 대한 CT 진단의 필요를 느끼면서도 인체용 CT의 높은 가격과 전기공사, 부대시설 설비, 넓은 공간에 대한 부담 때문에 도입을 망설여왔다.
우리엔 CT는 게다가 기존 MDCT(다중채널컴퓨터단층촬영)의 장점인 혈관 조영 촬영과 밀도가 높지 않은 연조직 진단을 위한 고품질 영상까지 얻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권 최대의 동물의료전시회 '런던벳쇼'(London Vet Show)에서 이를 공개했을 때 수많은 전문가들로부터 CT의 대중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와 호평을 받았던 이유다.
반려동물 전용 파노라마 장비도 개발
이 뿐 아니라 지난해 10월 서울시수의사회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동물전용 치과 파노라마 장비 'MyVet Pan i2D'도 눈길을 끈다. 이는 치아의 전체 상태와 배열, 턱뼈 상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엑스레이를 촬영하는 영상 장비. 촬영 시간, 마취와 같은 저항 요소를 없앴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의 동물 치아 진단은 전신 마취 후 작은 크기의 센서를 입안에 넣고 여러 번 촬영하는 방식을 이용해왔다. 최소 12번에서 많게는 60번의 촬영이 필요해 방사선 노출이 컸고, 1시간 가량의 장시간 마취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우리엔 파노라마 장비는 단 한 번, 20초 촬영만으로 전체 치아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구강 내 비정상 구조와 병변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의사들은 치료 계획 수립이 쉬워졌고, 동물들 치주 질환 예방도 가능해졌다.
특히 5분 이내 진정 주사만으로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취 중 쇼크사를 우려하는 강아지, 고양이 보호자들도 반색하고 있다.
한편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전문기업 바텍(043150)그룹 계열사 '우리엔'은 최근 '메디컬아이피'와 손 잡고 동물의료 분야 최초로 AI(인공지능) 영상 솔루션 개발에도 나선 상태.
개발에 성공하면 반려동물 CT를 찍은 후 AI를 통해 영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지난 연말 벤처캐피털 뮤렉스파트너스는 그런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반영, 우리엔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