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COCOTimes)】
“개 짖는 소리가 들려서 놀아주려고 촬영지 밖으로 나왔다가 좁은 철장 안에 갇힌 개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반려견으로 기르는 개들이 아니라 먹기 위해 기르는 개들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죠. 당시 목격한 장면들이 저의 향후 행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다니엘 헤니가 개식용 문화를 처음 접한 건 2007년 영화 촬영차 들른 한국의 한 식당가 골목이다. 이후 그때 본 개들이 식용을 위해 철장에서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다니엘 헤니는 개식용을 반대하는 활동에 동참하기로 마음먹었다.
식용견 농장에서 구조된 개 클린트와 함께하는 개식용 중단 캠페인 ‘#안먹을개 친구야’ 참여를 시작으로 개식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무엇보다 개식용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을 직접 입양하면서 동물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8월 7일 개식용종식법이 시행되자 다니엘 헤니는 “더 많은 친구들이 소중한 생명으로 대우받고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의 캠페인 참여가 결실을 본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 개식용종식법 시행에 대한 소감은?
저는 2015년부터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이하 HSI)을 통해 개식용 반대 캠페인에 참여해왔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위험에 빠진 동물들에게 도움을 주고 개식용과 관련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며 보람과 기쁨을 느껴왔죠. 이제 개식용 종식과 관련된 법안이 시행되는 만큼, 우리 사회와 반려동물이 함께 그려갈 새로운 미래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이제 3년의 유예를 거쳐 개식용 문화가 사라질 것이고 더 많은 친구들이 소중한 생명으로 대우받고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다시 한번 개식용종식법 시행에 기쁨을 전합니다.
◆ 개식용종식을 반대하는 주장에 대한 의견은?
종교든, 문화든, 가족의 신념이든, 그 무엇이든 우리는 다른 생각들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세대적이고 문화적이라는 복잡한 문제라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문화든 그것은 역사의 일부이기도 해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니까요. 또 누군가에게는 생계와도 연관돼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농장주들의 입장도 간과해선 안 될 문제입니다. 제가 활동해온 단체 HSI는 개농장주가 개식용 산업을 떠나 동물을 해치지 않는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를 비롯한 관련 산업계에서 참고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료합니다. 동물복지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반려인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하며 얻는 기쁨, 삶의 변화가 제가 느끼는 그 감정과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 대의이고 여기에 제 에너지를 집중하기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 첫 번째 반려견 망고를 비롯해 구조견 3마리를 키우고 있으신데, 조언이 있다면.
구조된 개를 입양할 때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트라우마도 있을 수 있고 각자가 자라온 배경과 환경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경험상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구조된 개들은 당신이 실제로 그들의 가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서서히 변화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을 깊이 사랑하게 되고 감사를 표현하고 또, 영원히 사랑해 줄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유기견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각오, 때로는 희생도 있지만 당신이 받게 될 사랑, 그리고 그로 인해 바뀌게 될 우리 삶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습니다. 유기견 입양을 희망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공부도 하고 그 일이 당신과 가족에게 맞는지, 어떤 크기의 개가 당신에게 맞는지 알아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매나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구조하고 입양하는 것을 확실히 권장합니다.
◆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과 보호자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지내기를 바라는지.
사람들이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고 대하기를 바랍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동물을 존중하고,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점,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물리적인 환경도 더 잘 갖춰진다면 좋겠죠. 특히, 덩치가 큰 개를 입양하려면 수용 가능한 공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공원과 장소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쉽지 않다는 건 알지만, 반려동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 수 있는 공간과 특정 장소가 찾아보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려인을 위한 교육도 함께 따라야 할 것입니다. 저는 반려동물 라이프 스타일 분야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동물 의학부터 특정 견종에 대한 이해, 도그 스포츠와 같은 분야 말이죠. 반려동물과 반려인, 또는 이들을 지켜보는 이웃들에게까지 모두 행복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줄 더 다양하고 친근한 정책들이 뒷받침되어 주길 기대합니다.
한편, 배우 다니엘 헤니(Daniel Henney)의 반려견 로스코와 줄리엣은 각각 2017년 경기도 남양주 개농장, 2020년 충남 홍성군 개농장에서 구조되면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료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