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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탁구와 ‘찐한’ 사랑에 빠진 이재경 (주)에버트리 대표

경기도탁구협회 부회장, 2020년부터 후원 시작... 대학 지정 기부까지 ‘선한 영향력’ 실천
2011년 ‘조용히 책장 넘기며 소독하는’ 책 소독기 개발... 특허 출원 후 도서관 기본 필수품

【코코타임즈(COCOTimes)】

 

“돈이 없어서 선수들이 각종 국내·외 경기에 못 나가는 경우도 있을 만큼 열악하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랐죠. 그때  마침 사업이 잘 되고 있던 터라 후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웃음)

 

(주)에버트리 이재경 대표가 지난 2020년부터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선 종목은 ‘탁구’였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선물해 준 종목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십수년 전 산책길에 우연한 만남으로 현재의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일상이 돼 버린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도탁구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이 대표가 탁구라켓을 최초로 잡은 건 중학교 때다. 당시만 해도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면 선생님께 벌을 받기 일쑤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죠. 국어 시간이었는데 영어 숙제를 하다가 걸려서 쫓겨난 거예요. 그래서 나름 방황하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탁구장에 가게 됐고 탁구라는 운동을 처음 접하게 된 겁니다.”           

 
어쩌면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은 만남은 이렇게 불현듯 성사됐다. 하지만, 학창시절 계속해서 탁구를 즐겨했던 건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탁구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은 결혼 후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던 중 눈에 띈, 한 탁구장에 들어가면서부터다.       

 

“2010년 쯤 아내하고 산책을 하는데 탁구장 간판이 보이더라고요. 추억도 생각이 나고 해서 들어갔는데, 거기 계신 분들의 모습의 너무 열정적인 거예요. 한마디로 홀딱 반해서 이거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둘이 같이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이재경 부회장의 ‘탁구 사랑’은 여전히 변함 없는 ‘현재 진행형’을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면에선 연습량이 부족해 많이 모자라다고 손사래를 치며 엄살을 부리는 그다. 그치만 전해 듣기론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 누구보다 ‘탁구의 정석’을 중요하게 여기는 진정한 탁구인임이 분명했다. 

 

어쨌든, 그런 와중에 사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면서 이 대표의 눈길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됐다. 사실 이전부터도 그는 소년·소녀 가장 등 후원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수원시에 있는 장애인 단체나 저소득층 등에 후원을 좀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탁구를 워낙 좋아하니까 자연스럽게 경기도탁구협회 전무이사를 뵙게 된 거죠.”


그렇게 여러 탁구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그가 알게 된 선수들의 실태는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대학 선수들이 예산적인 문제로 시합에 못 나갈 정도라는 얘기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해당 학교에 대해 지정 기부가 이어지고 있는 인연의 배경은 대강 이랬다.

 

“선수들이 작년에 3관왕을 차지하면서 3연패를 기록했어요. 얼마나 기쁘고 보람있는지 모릅니다.”   

 

 

인터뷰 내내 탁구에 대한 이 대표의 진정성이나 애정이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그가 생각하는 탁구의 매력은 어떤 걸까 궁금해 물었다.  


“탁구의 매력은 많지요. 1대1 경기면서, 물론 복식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아주 짧은 시간에 승부를 가릴 수 있다는 것, 그 다음 굉장히 민첩하다 보니까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은 것, 그리고 훈련량에 따라서 스킬이 비례적으로 늘지 않는 것 등등이 대표적 아닐까요. 특히, 나이를 먹으면서는 긴장감 덕분에 더욱더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는 것 같아요.”(웃음)

 

벌써 15년여 동안 탁구와 사랑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의 이 대표지만 본업인 사업가로서 그의 면모를 살펴보면 입이 떡 벌어지고 만다. 아무도 관심조차 갖고 있지 않던 분야, 심지어 누구도 사업의 성공을 예측하기는커녕 그런 걸 왜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니 더욱 그렇다.

 

요즘 대한민국 국·공립도서관에 기본 필수품으로 들어가 있는 ‘책 소독기’가 바로 그것이다. 대학의 경우에도 이젠 도서관 평가 항목에 ‘책 소독기’ 유무에 따라 점수를 표기하게끔 돼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오래된 책들을 보면 냄새도 많이 나지만 색깔의 변형도 많고 또 곰팡이나 책벌레도 있어 각종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기도 하잖아요. 우리 아이가 10살쯤 됐을 때 이런 생각이 든 거예요. 게다가 공공도서관의 경우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빌려가고 반납하는 과정이 반복되니 더욱 필요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2011년도에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이 대표의 ‘책 소독기’는 선풍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는 정말이지 없어선 안 될 ‘도서관 건강 지킴이’로서 붐을 이루며 주문이 쇄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에버트리의 ‘책 소독기’ 브랜드 ‘리바(Liva)’는 책 2권을 소독할 수 있는 소형 제품부터 6권이 동시에 가능한 대용량 제품까지 다양하며, 소독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분이다. 그것도 한 장 한 장 펼쳐지며 조용히 말이다. 책의 수명 연장은 기본, 나아가 책을 읽는 사람들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60초의 기적이 완성되는 셈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선 주저 없이 ‘스포츠 관련 사회 공헌 사업’이라고 말한 이 대표는 그러면서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탁구 동호회의 최근 선행에 얽힌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저희가 작년에 1년 동안 재미삼아 해본 건데, 뭐냐면 작은 대회 때 회비 1천 원을 더 내서 연말에 탁구와 관련된 어려운 아이들에게 후원을 하자는 것이었어요. 근데 한 탁구장에서 60만 원이 모인 거예요. 동호회 이름으로 기부를 했고, 회원 모두 뿌듯해 했습니다.”

 

‘책 소독기’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헬스케어 디바이스 전문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라는 (주)에버트리 이재경 대표. “삶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고, 나아가 사회 공헌에 진심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건강한 가치관이 다방면에서 더욱 밝게 빛나고, 선한 영향력으로 점점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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