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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특집

[잡아 잡아, 바로 잡아!!!] 뱀에 물리면 꽉 묶고 독 빨아내야?

지난해 뱀 물림 사고로 인한 구급출동 건수, 총 816건
주로 밭일과 풀 베는 작업 중... 잘못된 상식으로 악화 50건 달해

만에 하나, 여러분이 뱀에 물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우선은 해당 부위를 꽉 묶어서 독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부터 하시겠죠? 이밖에도 뱀에 물렸을 때의 응급처치법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가을의 하이라이트, 단풍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는 아직 겨울잠에 들어가지 않은, 독이 바짝 올라 있는 뱀들을 맞닥뜨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설마'하는 마음보단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단풍여행의 출발이 될 것입니다.

 

 

【코코타임즈(COCOTimes)】

 

뱀들은 보통 가을까지 먹이활동을 하다가 가을 단풍이 물들어가는 시기인 10월 중순 이후 동면에 들어가 4월까지 잠을 잔다. 파충류인 뱀은 변온동물로 주로 따뜻한 시간에 활동하는 동물이다.

 

즉,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산행하기 딱 좋은 10월 막바지, 따스한 햇살 아래 혹여 마주치게 될 지도 모를 뱀들은 겨울잠을 준비하기 위해 독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놓은 상태여서 매우 위험하다는 말이다. 집도 예외는 아니다. 텃밭을 가꾸거나 풀을 베는 중에도 사고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첫 째도 조심, 둘 째도 조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뱀에 물렸다면 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릇된 대처법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독사인 살모사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효소가 혼합된 강한 독을 가지고 있다. 물린 피부가 괴사해 피부이식을 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이므로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뱀에 물렸을 때 머리가 삼각형이고 앞 쪽에 두 개의 이빨 자국이 났다면 독사일 확률이 높으니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에 따르면 지난해 뱀 물림 사고로 인한 구급출동 건수는 총 816건(자차 이동, 구급 취소 등 제외)이며, 지역별로는 경북 133건(16.3%), 강원 110건(13.5%), 경기 109건(13.4%) 순으로 나타났다.

 

발생 장소는 밭이 276건(33.8%), 집(마당)이 140건(17.2%), 길가 67건(8.2%), 산 50건(6.1%) 등으로, 주로 밭일과 풀을 베는 작업 중에 많이 물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은 419명(51.3%), 여성은 389명(47.7%)으로 환자의 남녀 성비는 비슷했고, 연령별로는 51세 이상이 654명으로 전체 연령의 80.1%를 차지했다. 특히, 잘못된 응급처치로 상태가 더 악화된 건수가 50건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내용으로는 뱀에 물린 부위의 윗부분을 꽉 묶거나 독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뱀을 잡는 행위, 입으로 물린 부위 빨아내기, 돼지비계로 문지르기 등이었다.

 

이와 관련, 김영석 소방청 생활안전과장은 “잘못된 안전상식으로 사고 발생 피해가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홍보를 통해 올바른 응급처치법 등 행동요령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소방청 누리집에 보다 상세한 통계와 응급처치법 그리고 예방법을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증상]


뱀에 물린 후 10~30분 사이에 증상이 나타난다. 먼저 물린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부종이 생기면서 피부가 멍든 것처럼 파랗게 부어오를 수도 있다. 약간의 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통증은 물린 부위에서 시작해 체내로 전이될 수 있다. 전신으로 독이 퍼졌을 때는 헛구역질이나 구토가 나오면서 기운이 없어지고, 혀와 입 주위의 저림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맥박이 빨라지고 현기증을 느끼게 되며 신체의 일부에서 근육 떨림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독성이 강한 뱀에게 물렸을 경우 심장 박동이 가속될 수 있는데,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신호일 수 있는 만큼 안전하고도 빠른 처치가 시급한 상황이라 하겠다. 


[잘못된 대처법]

 

앞서 언급했듯, 뱀에게 물렸을 때 급히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러한 행동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뱀에 물렸을 때 대처하는 행동요령의 기본 원칙이라 할 수 있다.

 

◆걸어서라도 빨리 병원에 가야한다? NO!!!

 

움직이게 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독이 체내에 더 빠르게 돌 수 있다. 즉, 걸어서 이동할 경우 독이 빠르게 퍼질 수 있으니 가능한 구급차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뱀에 물렸다면 우선 뱀으로부터 20m이상 떨어져 환자를 눕힌 뒤 안정시키고 움직이지 않게 해야 한다. 이때 반지나 팔찌, 시계 등을 제거하고, 깨끗한 물이 있다면 물린 부위를 씻어내자. 

 

 

◆환부를 꽉 묶어야? NO!!!

 

흔히들 잘못 알고 있는 대처법 중 하나다. 환부로부터 심장 방향으로 10cm가량 떨어진 곳을 옷 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해야 하는데, 너무 강하게 묶게 되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독이 한 곳에만 머물게 되기 때문에 괴사가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로 묶는 게 바람직하다. 이후 환부를 심장보다 낮은 곳에 위치시키고 119구조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안전하다. 구급차는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고, 독성이 강한 뱀에 물린 경우 적절한 항독제를 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심각하게 부은 상태에서는 묶은 노끈이나 철사 등이 살 안으로 파고 들어가 제거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고, 물린 부위에 약물을 바르는 것도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독을 빨아내 제거해야? NO!!!

 

상처 부위에 입을 댄 후 독을 빨아내 제거하는게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물린 당사자와 피를 빨아내는 사람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처치자의 입 속에 구내염이나 상처가 있다면 그 부위로 독이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상처를 벌려 독을 짜낸다? NO!!!

 

뱀의 독을 빠져나오게 한다며 상처를 벌린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상처를 벌려 독을 짜낸다고 해서 뱀의 독이 배출되는 게 아니다.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독을 퍼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상처를 빨아들이거나 짜는 행동 모두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이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냉찜질을 하면 좋은가? YES!!!

 

차가운 냉찜질은 통증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반면 물린 상처 부위에 온열찜질을 할 경우 뱀에게 물려 손상된 부위가 상당히 악화될 수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참고로, 병원에 갈 때는 독사에게 물렸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찾아가야 낭패를 보지 않을 수 있다. 마침 치료약(항독소)이 없어 상태가 더 심해진 사례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노원센트럴의원 박종호 대표원장은 "우선 환자를 안심시키고 안정을 취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선 환자가 착용한 벨트라던가 옥죄는 종류의 끈, 양말, 옷 등을 느슨하게 풀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또, "가장 좋은 방법은 119를 통해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 전문적인 처치를 받게 해주는 것이 가장 모범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예방 수칙] 

 

첫째, 숲이나 들판과 같이 뱀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산책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풀이나 바위 밑, 나무 줄기 등 뱀의 은신처가 될 만한 장소는 가급적 피하도록 하자.

 

둘째, 긴 소매와 긴 바지의 옷을 입고 발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뱀 물림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풀숲에서 맨발이나 샌들 착용은 금지.

 

셋째, 소음을 싫어하는 뱀의 특성상 산책 중 소리를 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을 구르거나 지팡이로 바닥을 치며 걷은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비 온 뒤 밤에 이동할 때에는 불빛으로 길을 비추고 막대기로 두드리며 걷는 것이 좋겠다.

 

넷째, 숲이나 들판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면 평평한 곳이나 벤치 등 안전한 공간을 찾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