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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헬스】강아지 눈 각막에 구멍이... 감염성 각막염

 

 

【코코타임즈】 눈동자 각막에 상처 생겼다고 사람이 시력을 잃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강아지는 다르다. 강아지는 야생성이 남아 있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게다가 한쪽 눈이 잘 안 보여도 당장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시야 반경이 사람보다 넓어서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보호자가 알아차릴 때면 각막이 이미 녹았거나, 구멍(perforation)이 나 있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라면 눈을 적출해야 할 수도 있다. 각막질환을 결코 흘려 보아선 안 되는 이유다. 내 강아지를 괴롭히는 감염성 각막염에 대해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 박영우 원장(대구 박영우안과동물병원)에게 물었다. <편집자 주>

강아지 고양이 각막에 그런 병이 왜 생기나?


각막엔 생각보다 병이 많이 생긴다. 가장 흔한 것은 상처 때문. 비비거나 긁어서, 다른 강아지나 고양이와 싸우다 생긴 것들. 심지어 강아지 목욕시킬 때 샴푸가 눈에 들어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서, 또는 면역 문제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눈이 감염돼 생기는 경우를 ‘감염성 각막염’이라고도 한다. 

 

보호자가 어떻게 알 수 있나? 

 

통증이 심하다. 눈을 잘 못 뜬다. 또 눈을 자주 깜박거린다. 눈 표면에 뿌연 얼룩이 보이고, 눈물량이 많아지고, 눈곱도 낀다. 눈이 불편하니, 바닥이나 주변 물체에 눈을 비벼서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중증 이상의 각막궤양은 치료가 늦어지면 각막이 파열되거나 녹아내려 천공(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 그 이전에 보호자가 세심하게 살펴봤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사람 각막질환과 강아지 고양이 각막질환이 비슷한가?


시간 싸움이다. 사람은 각막궤양으로 심각한 상황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눈이 불편하면 병원에 바로 오니까. 또 눈을 긁으면 안 된다 하면 스스로 알아서 한다. 반면, 강아지는 긁으면 안 된다 해도 그게 안 된다. 자꾸 긁고 비비면서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특히 잘 걸리는 품종이 있는가? 

 

단두개(短頭蓋)종, 즉 주둥이가 짧고 눈이 튀어나온 아이들이 잘 걸린다. 시추, 페키니즈 등이 그렇다. 눈이 자리잡고 있는 안와((眼窩)뼈가 얕아 눈이 튀어나왔고, 그래서 눈도 커 보인다. 

 

강아지와 고양이 사이에도 증상에 차이가 있나? 

 

조금 다르다. 감염성 각막염(또는 ‘각막궤양’)에 한정해봐도 고양이는 강아지만큼 많이 생기진 않는다. 하지만 고양이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함께 온다면 아주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완치도 잘 안 된다. 사람 구내염이 잘 낫지 않듯이 고양이도 그렇다. 사람 헤르페스 각막질환과 고양이 헤르페스 각막질환은 증상과 예후도 아주 비슷하다. 드물기는 한데, 고양이는 다른 세균(마이코플라즈마 등)으로 각막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 강아지는 헤르페스에 걸려도 증상이 가볍다는 것이 또 다른 차이다.

발병했다면 어떤 과정으로 치료하는지?


너무 많이 진행됐다면 약만으론 어렵다. 자기 눈의 결막을 오려서 구멍이 난 각막에 덧씌우는 이식 수술을 주로 한다. 조금 뿌옇게 보이겠지만, 녹내장이나 다른 2차 질환이 생기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강아지는 그 정도로도 충분히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각막이 녹아 거의 없는 경우, 눈의 결막을 위와 아래에서 크게 떼어내 각막 쪽에 이어 붙이는 수술도 여러 번 성공시켰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다르다. 결막을 덧씌우게 되면 보는 게 너무 불편하다. 온 세상이 다 뿌옇지 않을까? 그래서 사람은 다른 사람 각막을 기증 받아서라도 이식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 정도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항생제를 쓴다. 감염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 각막이 녹지 않게 하는 약도 있다. 

 


안과 쪽은 동물용 항생제가 다양하게 있지 않을 텐데… 

 

그렇다. 기본적으로 동물도 사람과 동일한, 시판되는 항생제 안약을 주로 쓴다. 하지만 항생제들에 반응이 없는 경우 안약을 따로 조제해야 할 텐데, 국내엔 동물용 안약을 조제해주는 약국이 아직 없다. 그래서 제품으로 출시되지 않은 약은 직접 조제해 처방하기도 한다. 세균을 배양한 후 감수성 검사를 통해 맞춤형으로 처방하면 예후가 더 좋다. 

 

실명까지 가지 않도록 하자면,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각막질환이 왔을 땐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강아지는 한쪽 눈만으로도 일상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했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병원에 와서 검사를 해보면 한쪽이 실명 상태인 경우가 종종 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그런 아이를 만난다. 생각보다 많다. 또 한 가지, 눈이 충혈됐다고 ‘결막염’ 정도일 것이라 지레짐작하는 것도 문제다. 수의사들도 보통 그런다. 어느 안과 질환에서도 충혈현상은 늘 일어나는데…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박영우 수의사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학사, 석사를 거쳐 2014년 박사(수의안과학)를 받았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비교수의안과학 교실로 포닥(Post-doctoral Researcher)을 다녀왔다. 이후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DAiCVO) 시험에 도전, 재수 끝에 2017년 전문의(diplomate)가 됐다. 

 

지난 3월, 대구 경북에선 처음으로 안과만을 보는 동물병원 문을 열었다. 각막질환을 가장 많이 본다. 강아지 각막질환에 맞는 항생제를 직접 조제해 예후를 좋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결막 이식수술, 녹내장 수술에도 일가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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