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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헬스】녹내장… 급성 땐 48시간이 ‘골든타임’

 

 

【코코타임즈】 눈에 빛을 비추면 녹색으로 보인다 해서 녹내장(綠內障). 사람도 그렇지만, 강아지에게도 무서운 병이다. 실명할 수도 있지만, 통증도 대단하다. 급성 녹내장을 응급질환으로 여기는 이유다. 

 

유전적 요인이 더 크지만, 나이 들며 발병 가능성도 높아진다. 안압이 40mmHg 이상으로 48시간만 지나가도 시신경이 다친다. 치료 골든타임이 그래서 중요하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교수(수의안과학)로부터 듣는다. <편집자 주>

 

최근 동물병원에 녹내장 환자 많아졌다 한다. 반려동물들 노령화와도 관련이 있는가?


아무래도 나이 들면서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인 듯 하다. 실제로 백내장 녹내장 안구건조증은 노령견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안과질환이다.  

 

 

하지만 강아지 녹내장의 경우, 노령화보다 유전성이 더 큰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잘 걸리는 품종이 있다는 얘기다. 한쪽 눈에 녹내장이 생기면 수개월 이내에 반대쪽 눈에도 생긴다. 서둘러야 한다. 비록 급성(안압 40mmHg 이상)이라 하더라도 이틀 이내에 병원을 찾는다면 시력을 보전할 수는 있다. 

 

녹내장 잘 걸린다는 품종은 어떤 강아지들인가? 

 

아메리칸 코커 스패니얼, 시츄, 바셋 하운드, 챠우챠우, 샤페이, 일본 아키타 등이다. 또 비숑 프리제, 미니어처 푸들도 잘 걸린다. 그 외에 보스턴 테리어, 케언 테리어, 잭 러셀 테리어, 노르웨이 엘크하운드 등도 있다.

 

사람 녹내장과 다른, 반려동물에 특별한 다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람과 동물, 모두 녹내장은 비슷하다. 급성도, 만성도 다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눈이 불편하면 안과 검사로 안압이 높은지 아닌지 바로 알아낼 수 있다. 또 시신경이 얼마나 나빠졌는지도 검사할 수 있다. 미리 안약을 사용하면 증상을 늦춰 만성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반면, 동물은 말이 없어 보호자가 미리 알 수 없다는 게 큰 차이다. 대개 급성으로 발생했지만, 뒤늦게 발견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올 때면 이미 시력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치료법도 사람과는 다를 것 같다. 

 

그게 제일 안타까운 대목이다. 게다가 녹내장이 오면 눈 통증도 심하다. 하지만 강아지는 아파도 내색을 잘 않는다. 집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만 있거나 찬 바람이 부는 베란다를 좋아한다. 또 얼굴 만지려 하면 강하게 거부하거나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치료법도 조금 다르다. 아직 눈을 살릴 수 있는 단계라면 사람처럼 안약을 넣어 증상을 늦출 수 있겠지만. 대개는 그런 단계를 지났기에 눈 통증을 없애는 약물을 안구에 주입하는 방법을 쓴다. 레이저로 모양체를 파괴하거나 튜브 모양 임플란트를 삽입하기도 한다. 

 

그게 어렵다면 안구를 적출한다든지, 의안(義眼, 가짜눈)을 넣든지 하는 수 밖에 없다. 사람에서는 좀 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이런 방법들이 아직 동물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 

 

그중 ‘시도포비어’(cidofovir) 시술법을 처음 시도한 것으로 수의안과계에서 유명하다. 

 

안압을 낮추는 약물 주입법의 하나다. 해외의 실험연구 결과를 임상에 적극 활용해본 것이다. 기존에는 전신마취로 많은 양의 '겐타마이신'이란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 밖엔 없었다.  

 

그에 비해 시도포비어는 적은 양의 약물을 간편하게 주입할 수 있게 한다. 부분마취만 해도 가능한데다, 부작용도 적다. 예상한 것보다도 효과가 좋아 많이 시술하게 됐다.

 


최근 고양이 키우는 집사들이 많아졌다. 고양이 녹내장은 강아지 발생률의 절반 정도라 하던데... 

 

 

고양이 쪽은 다행히 녹내장이 적다. 안압이 높아도 시력을 잘 유지하는 고양이도 있다. 안구 탄력성이 강아지보다 좋아서다. 녹내장이 왔다 하더라도 대부분 다른 눈 질병과 함께 오는 '2차' 녹내장이다. 포도막염이나 종양 등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양이에 사용하는 안약은 강아지보다 종류가 제한적이다. 강아지에게 맞는 안약 중에 고양이에는 효과가 없는 약이 많다. 

 

강아지 나이가 많아 오래 살 수 없다면, 그 때도 수술을 해야 할 지 보호자는 고민할 것 같다. 

 

생후 15세 이하이고, 시력을 보존할 길이 있다면 수술을 해서라도 눈을 보존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15세 이상인데 이미 시력을 잃었다면 그 때는 다르다. 다만, 눈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통증을 줄여주는 시술은 권장한다. 강아지 삶의 질 문제다. 

 

보호자가 평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강아지가 눈을 자주 찡그리거나, 눈이 커지고, 충혈되면 주의해서 봐야 한다. 눈동자 색이 이미 푸르스름하게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강아지 녹내장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기에 만일 키우는 강아지가 그에 해당하면 1년에 최소 2번 이상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요즘엔 동물용 안압계도 있어 쉽게 알 수 있다. 또 한쪽 눈에 녹내장이 발생했다면, 다른 쪽 눈을 살리기 위헤서라도 미리 예방용 안약을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서강문 수의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DAiCVO)다.
2011년,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안과 수의사들 연합학회가 창립하며 선정한 ‘설립전문의’(founder diplomate) 5명에 들었다.
서울대 수의대에서 외과로 박사(1995년)를 받았으나 영국 왕립수의대학(RVC)과 삼성서울병원(당시 ‘삼성의료원’)에서 포닥(Post-Doctoral Researcher) 등으로 안과를 집중 공부했다.
2002년, 서울대 첫 안과 전담교수가 되며 우리나라 ‘수의안과학’의 문을 열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 아이오와대학 초빙교수로 글로벌 수의안과 최신 트렌드를 우리나라에 접목했다.
세계수의안과학회(ISVO), 아시아수의안과학회(AiSVO)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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