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3일,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무심코 쓰다듬다 또 구설에 올랐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현안을 직접 들어보겠다며 개최한 선대위 장애인복지지원본부의 '전국 릴레이정책투어' 출정식에서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식을 마치고 출정하는 시각장애인을 차량에 탑승할 수 있게 직접 안내한 뒤 곧장 그 옆에 있던 같은 당 김예지 비례의원의 안내견에게 다가가 '조이'(5세, 수컷,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쓰다듬었다. 주변에선 “만지지 마”, “만지면 안 돼”라는 얘기들이 터져나왔다.
당시 김 의원은 뒷걸음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그의 쓰담쓰담은 참모가 달려와 귓속말로 뭐라 알려줄 때까지 계속됐다.
윤 후보는 이날 "장애인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장문현답)고 말했으나, 출발부터 모양새를 구긴 셈이다.
격려사를 하며 '장애인' 대신 비표준어 '장애우(友)'란 표현을 쓰는 등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애인에 대한 동정이나 시혜 뉘앙스가 있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어서다.
황교안 전 대표도 같은 실수... 보호자 '보행 중'엔 절대 안내견 만지면 안 돼
지난해 4월,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조이'를 쓰다듬어 구설에 올랐었다.
안내견이 시각장애인과 함께 보행 중일 때는 만지지 않는 게 중요한 에티켓. 두 케이스 모두 김 의원이 이동하는 순간이었기에 이를 방해한 게 될 수 있었다.
장애인도우미견협회는 "안내견의 보행에 방해가 되므로 안내견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안내한다.
김예지 의원도 지난해 한 방송에 나와 "하네스를 착용하고 같이 보행할 때는 부르거나 만지거나 먹을 것을 주면 곤란하다"고 지적했었다.
물론, "안내견은 무조건 만지면 안 되느냐?"는 질문도 가능하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보행 중' '이동 중'이라는 아주 중요한 전제가 있다.
보호자가 이동하는 중에 만지면 안내견 이동 경로가 흐트러지며,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함께 위험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찻길 주변에선 더 그렇다.
게다가 안내견으로 많이 활동하는 리트리버 견종은 그 특성상 사람을 좋아하는 편.
새끼 때부터 일반 가정에서 1년간 보살핌(퍼피워킹, Puppy Walking)을 받는 데다, 안내견 훈련(Guide Dog Training) 과정에서도 훈련사와 잘 교감해야 안내견으로 발탁되기 때문.
실제 이날도 윤 후보가 김예지 의원과 '조이' 곁으로 다가가자, 조이는 가던 길을 멈추고 바로 윤 후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 언제 안내견 만질 수 있나?... 가능한 경우에도 반드시 '허락' 받은 후에야
반면, 만져도 되는 때가 있다. 장애인이 이동을 하지 않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또는 아는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다.
하지만 이 때도 먼저 안내견과 '인사'해도 되는지 보호자에게 반드시 물어본 후 ‘허락’을 받아 만져야 한다. 안내견 이름을 부르거나 간식을 주는 것도 허락 없이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사진 찍는 것. 강아지 귀엽다고,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플래시를 터트리면 안내견은 당황하기 마련.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도 이게 어떤 상황인지 몰라 불안하다.
결국 사진을 찍을 때도 시각장애인에게 '허락'을 먼저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국내엔 약 60~70마리 정도 장애인 안내견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은 장애인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출입이 가능하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을 거부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비행기도 마찬가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과 함께 탑승할 경우 무게에 상관없이 기내 탑승이 가능하다. 다른 반려동물과 달리 요금을 지불 하지 않아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