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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58)일본도 동물 전용 혈액뱅크가 없다는데...

 

 

【코코타임즈】 개, 고양이도 병 치료나 응급처치 등을 위해 수혈이 필요한 때가 있다. 그러나 사람처럼 수혈 받기가 쉽지 않다. 보호자들이 응급 상황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이유다. 

 

동물 전용 '혈액뱅크'(Blood Bank)가 없기는 우리나라도, 일본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일본에선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반려동물 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리애니멀'(RE-ANIMAL)이 지난 28일 한 특별한 병원을 소개했다. 카리야(刈谷)동물병원그룹. 지난 1974년 개원, 현재는 5개 병원으로 늘어났다.  

 

오래전부터 적극적인 수혈 치료를 해온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수혈 치료를 받는 개, 고양이가 연간 180마리나 된다니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동물도 안전성 높은 성분 수혈

 

 

 

 

 

대개 수술이나 항암 치료 등에 수혈이 필요하다. 또 종양이나 신장병, 골수질환 등으로 생기는 혈액 문제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증상 완화를 돕는다. 

 

수혈 치료를 맡고 있는 부원장 나가시마 토모미(長嶋友美)씨는 "동물도 사람의 수혈처럼 필요한 성분을 필요한 만큼 보충하는 '성분수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동물 수혈에 사용하는 적혈구 제제나 혈장은 도너(doner, 혈액 공여자) 개, 고양이에게서 공여 받은 혈액에서 분리해 만든다. 

 

"어쩔 수 없는 응급 경우엔 헌혈 받은 혈액 그대로 수혈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필요한 성분만 사용한다"는 것. 

 

특히 ‘혈액 응고'에 이상이 있어 출혈이 멎지 않는 병엔 혈소판과 응고인자 성분을 수혈로 보충해야만 한다. 악성 종양이나 조혈 호르몬을 생성하는 신장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에도 그렇다. 

 

나가시마씨는 "수혈 치료는 여러모로 효과가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치료법"이라며 "반드시 기본 치료와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본 치료가 중심이 되지 않은 수혈 치료는 혈액만 소모될 뿐 근본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 

 

다만, 수혈 적용이 힘든 질환도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면역 이상에 의한 빈혈'이 가장 까다로운 질환 중의 하나다. 면역 이상을 일으킬 경우, 적합한 혈액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치료가 위기 상황에 빠지는 것.

 

혈액 부족이 가장 큰 문제


그런데 개 고양이를 위한 수혈은 "수혈할 혈액량이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 사실 가장 큰 문제"다. 

 

 

카리야 병원도 홈페이지나 SNS 채널 등으로 헌혈을 부탁하고 있으나 문의해 오는 보호자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아직 "개, 고양이는 수혈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는 후문. 게다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혈액량은 바닥이 났다.  

 

코로나 이전엔   '혈액형 검사' 이벤트를 열기도했었다. 펫의 혈액형을 궁금해 하는 보호자가 많아 이벤트를 통해 동물의 헌혈, 수혈 치료를 알리고자 한 것. 

 

 

 

 

또 정기 건강검진 등으로 통원한 건강한 동물의 보호자에게 헌혈을 부탁하고 있다. "매우 적극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혈액은 항상 부족한 실정"이라 했다. 

 

다른 문제도 있다. 

 

헌혈 가능한 펫의 나이가 만 8살까지로 한정돼 있다. 어렵사리 도너(Doner)로 등록을 했다가도, 연령 제한을 넘으면 은퇴시켜야 하는 것. 

 

나가시마씨는 일본에 동물 혈액뱅크가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혈액이 필요해 각 병원에 연락해도 좀처럼 제공 받기 힘들다. 최근 SNS 등을 통해 보호자들이 돕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데려왔지만 헌혈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채혈 하기 위해 진정제 투여도 필요하며 체중, 연령, 예방 접종 상태 등 갖춰야 하는 조건이 꽤 까다로운데 이런 점도 혈액 확보를 어렵게 한다." 

 

혈액 보존 문제도 골칫거리. 분리한 혈장 제제는 냉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선동결혈장'은 유효 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 게다가 '적혈구 제제'는 유효 기간이 3주로 더 짧다.

 

공혈도 쉬운 게 아냐... "헌혈 하는 동물의 건강이 첫째 조건"


이에 따라 긴급 수혈이 필요한 경우, 카리야 병원은 기존 등록된 도너에게 부탁해 제공 받는 일이 많다. 인터넷의 발달로 보호자끼리 서로 연계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간혹 있다. "다행히 헌혈 받지 못해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은 (우리 병원의 경우)그나마 적은 편"이라 했다. 

 

 

헌혈을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선 도너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혈을 하기 위해선 미리 혈액검사, 뇨검사, 감염병 검사 등 필요한 항목 모두를 체크한다. 헌혈을 하더라도 건강하게 집에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카리야 동물병원은 "이렇게 다른 동물을 도우며 펫의 건강 체크도 하는 보호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경우,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보호자는 평소에 봉사 정신이 강한 타입이 많은 편"이라 덧붙였다. 

 

어쨌든 수혈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은 수의료의 발달 덕분. 거기다 성분 수혈 등 효과적이고 부담이 적은 수혈 치료법도 이미 대중화됐다.  

 

나의 반려동물이 아직 어리고 건강하다면 별 걱정이 없다. 하지만 반려동물도 장수하는 시대다. 평균 수명이 15세에서 20세에 가깝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노령화되면 암 등 중증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수혈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도 생긴다. 그렇다면 우리도 수혈 치료가 가능한 가까운 병원을 미리 알아두면, 만일에 대비해 안심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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