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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55)일본에서 퍼져가는 '동물 왕진서비스'

 

 

【코코타임즈】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선 반려동물도 '왕진' 진료가 인기다. 그래서 왕진만 전문으로 하는 동물병원도, 왕진을 원하는 보호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 미나토구(港区)에 있는 아니호크 왕진전문 동물병원(アニホック往診専門動物病院)의 경우, 지난 5월 왕진진료를 처음 시작했는데 9월 말 현재, 예방 접종과 왕진을 합해 진료가 모두 1천630건이나 됐다. 

 

아사히신문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포털사이트 '십포'(sippo)의 2018년 기사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 내 사육동물 진료시설 중 왕진 전문은 이미 183곳이나 된다. 10년 전(2007년) 83곳에 비해 2.6배가 늘어난 것. 

 

이 중 공공시설을 제외하고 사설 동물병원만 추리면 약 85곳. 아니호크 동물병원의 경우 미니 버스를 개조<사진>해  동물병원 수준 진료가 가능하게 설비를 갖췄다.  

 

혈액검사 결과도 진료하면서 바로 알 수 있다. 개, 고양이는 물론 팰럿, 햄스터도 진료 가능하다..

 

사람도, 동물도, 초고령사회... "앞으론 왕진이 필수"


 

 

 

아니호크 동물병원은 왜 왕진 서비스를 시작했을까? 왕진 차를 부르기보다는 직접 펫을 병원에 데려가는 편이 진료비가 훨씬 저렴한데... 

 

첫 이유는 개와 고양이의 고령화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좋은 사육환경으로 펫도 장수하는 시대. 

 

만약 노령 대형견을 데리고 병원을 가야 할 때 자동차 운전이 안되는 노령 보호자이거나, 몸이 아파 잘 걷기 힘든 대형견일 경우 매우 곤란해진다. 이럴 때 왕진 서비스는 정말 필요한 것. 

 

다음 이유로 고양이는 밖에 나가는 일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여간 민감한 친구가 아니니까.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보호자들도 병원 방문이 부담스럽다. 

 

그 외에도 맞벌이로 진료시간 내 병원 방문이 어렵거나, 노령으로 거동이 힘든 보호자도 왕진 서비스가 필요하다.

 

왕진 차량 내부도 잘 갖춰져 있어 안심

 

 

 

 

 

왕진 차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아니호크에서 사용 중인 차량은 토요타(Toyota)의 밴 브랜드인 '타운에이스'(town ace). 

 

뒷자석 쪽에 진료대가 놓여있고 조명을 설치, 그 아래 진료 기기들이 나란히 놓여있어 마치 작은 진료실 같은 분위기다. 

 

탑재된 기기로 자동혈구검사장치, 혈액성화학검사장치, 초음파 화상진단장치, 동물용 안압계와 혈압계, 오존발생장치, 심전도기, 현미경 등이 갖춰져 있다. 

 

진료와 처치는 일반 1차 동물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검진, 혈액, 소대변 검사, 각종 백신 접종, 알레르기검사, 식사 영양 지도, 초음파 검사 등 웬만한 것은 다 가능하다. 단지 수술이나 엑스레이 검사, 장시간 마취와 같은 외과 영역은 조금 어렵다. 

 

아니호크의 수의사 후지노(藤野)씨는 "간단한 수술 정도야 가능하다 해도 입원 처치가 필요한 경우라면 차량 내에선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본격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엔 제휴된 2차 진료병원 몇 곳을 소개해준다. 

 

후지노 수의사는 20년간 일반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해오다 이 길로 돌아섰다. "통원이 어려운 동물들 위한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는 이유다. "물론 왕진으로 안 되는 진료도 있다. 하지만 왕진이기에 가능한 진료도 참 많았다"고 했다.

 

그래도 왕진은 '가정방문' 형태가 인기... 왕진 서비스 지역 넓어져


진료 장소로 차량 내와 집안 중 보호자들은 어느 곳을 더 선호할까?  

 

 

아직까지는 압도적으로 집안 진료가 많다. ‘왕진’ 하면 먼저 가정 방문을 떠올리게 되는 것, 또한 차 안에서 하더라도 펫한테는 '환경이 바뀌어서 부담스러운' 것이 이유다. 

 

그래서 보호자도 가능한 한 펫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가정 방문을 더 선호한다. 

 

아니호크 동물병원에는 수의사가 모두 3명 있다. 왕진 가능 지역은 도쿄도 내 23구를 중심으로 도쿄 남부인 카나가와현(神奈川県)북부, 사이타마현(埼玉県)중,남부, 치바현(千葉県)서부 일부다. 

 

후지노 수의사는 "수익이 더 높아지면 규모를 넓힐 계획"이라며 "특히 지방 도시에 왕진을 하는 동물병원들이 앞으론 더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추가로 받는 왕진 진료비는  5만원 이상... 비싸도 펫보험이 부담 경감시켜줘


이들이 받는 진료비는 초진료 2천200엔(약 2만3천원), 재진료 1천100엔(약 1만1천300원)에다 별도의 왕진료 5천500엔(약5만6천원)를 추가로 받는다. 

 

 

 

 

 

저녁 7~9시 왕진료는 1만1천엔(약 11만3천원)으로 훨씬 비싸지고 그 외 주사, 약 등의 비용이 합해져 1회 왕진 진료 비용은 1만 5천엔(약15만5천원)정도 된다. 

 

펫이 몇 마리 될 경우 한 번에 5만엔(약 51만5천원) 넘는 비용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엔 펫보험 가입률이 높아 보호자들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왕진은 이동에 드는 시간을 감안해 1일 5건의 진료가 이상적이나 그렇게 효율 좋게 다니기가 쉽지는 않다고 한다.  

 

왕진전문 수의사는 혼자 진료차를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왕진 다니는 경우도 많다.또 대부분 토,일과 공휴일 진료도 가능한 점도 왕진의 장점이다. 

 

오사카(大阪)의 마크 동물병원(マーク動物病院) 수의사 모기토(毛木徹)씨도 병원 진료와 왕진을 겸하고 있다.병원 홈페이지에 약 1주일 분 예약 상황이 자세한 시간대로 나와 있다. 왕진이 있는 날은 특히 시간 여유를 많이 둔다고 한다. 

 

물론 일본에도 동물 왕진진료가 있다는 걸 모르는 보호자도 꽤 많다. 아직 초기 단계여서다. 

 

왕진 전문 동물병원이 증가 추세에 있지만 그 속도가 느린 이유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많아 필요한 시간에 예약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후지노씨는 지적한다. 

 

지금 곧 진료를 원하는데 의사가 왕진 중이거나 전화 연결이 안 될 때 보호자는 일반 동물병원으로 향하기 때문. 즉 진료받고 싶지만 못 받고, 진료하고 싶지만 못하는 상황이 많아 좀 더 조직적인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란 얘기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요원한 얘기... 대한수의사회, "의료체계 어지럽히는 행위"


반면, 우리나라는 2020년 대한수의사회가 동물병원의 왕진 진료에 대해 "동물 의료체계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병원 외 장소에서의 진료는 응급 상황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 의료사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의 이유를 들어 "동물 진료는 반드시 적절한 시설을 구비한 동물병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과 동물, 모두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 만일 보호자들도, 수의사들도 더 만족스럽고, 동물 보건에도 도움이 되는 왕진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그 때는 굳이 반대할 이유도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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