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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52)일본에 딱 한 곳... '특별한' 요양원

 

 

【코코타임즈】 반려동물과 함께 살던 노인이 혼자 생활하기 힘들어져 요양시설에 가야할 때 반려동물의 거처 문제는 정말 큰 걱정거리다. 

 

친척이나 지인이 맡아주지 못할 경우 대부분 공공 동물보호소 등으로 보내지는데 함께 데리고 입소할 수 있는 요양시설이 있다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일본에 그런 요양시설이 있다. 전국에 딱 한 곳. 카나가와현 요코스카시(神奈川県 横須賀市)에 있는 사쿠라노 사토 야마시나(さくらの里山科、sakura village yamasina)가 바로 거기다. 가정에서 생활이 힘든 고령자 40명이 개, 고양이 20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동물은 직원들이 돌보니 사육비는 들지 않는다. 사료비 정도만 부담하면 되는데, 만약 보호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도 남겨진 펫은 끝까지 돌봐준다.

 

몇 년을 기다릴 만큼 인기를 끄는 요양원


2012년 설립된 이 시설은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 입소하려는 대기자가 180명 정도 있을 만큼 큰 인기다. 

 

 

 

 

 

이런 시설을 만들어낸 곳은 야마시나를 포함해 치매 대응 요양시설 등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고코로 카이 사쿠라노사토그룹’(心の会さくらの里グループ). 

 

이 법인은 고령자도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자는 이념 아래 현재 야마시나의 시설장인 와카야마 미치히코(若山三千彦)씨 부모가 설립했다. 

 

평소 노인시설 여러 곳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해왔던 부모가 좀 더 나은 요양시설을 만들고 싶어 퇴임 후 전 재산을 털어 만들었다. 

 

펫과 함께하는 요양시설을 만든 계기도 가족이 그 전부터 해 온 간병 활동 경험 덕분이다. 혼자 살던 한 고령자가 입소하며 반려견을 맡길 곳을 찾지 못해 결국 울며 보건소에 맡겼는데, 실의에 빠져 입소 후 반 년 만에 세상을 떠났던 것.  

 

당시 와카야마씨는 "재택 간병을 통해 그를 10년 가까이 지켜본 바로는 애견을 보건소로 보낸 절망감이 건강을 더 해치게 만든 것 같았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안타까움으로 남은 생을 보내는 이들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이곳을 개설하게 됐다. 

 

설립 초기엔 개, 고양이와 함께 입소하는 고령자가 많지 않았다. 단지 펫을 길렀던 적이 있으나, 나이가 많아지고 몸도 불편해지면서 동물 보살피는 일이 힘들어 포기한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동물보호단체에서 입양해 와 야마시나의 펫으로 들여오니 입거자들은 "다시 한 번 펫과 함께 살게 되다니.. 꿈만 같다"며 반겼다. 물론 동물들도 야마시나로 데려오기 전 적절한 훈련을 받는다.  

 

지금도 보호소에서 고령이나 병이 들어 입양이 어려운 동물을 우선으로 데려와 끝까지 보살피며 시설에서 지내게 한다. 

 

이전엔 자주 발작을 하는 '뇌전증'을 앓던 개가 시설에 있었는데, 직원들이 수의사와 상담해 대처 방법을 배워 잘 지낸 적도 있다 했다. 

 

지금은 중증 질환을 갖고 있는 동물은 적지만, 만일을 대비해 직원 모두가 주의를 기울인다. 다행히 근처에 24시 응급 동물병원까지 있어 안심이다.

 

치매증상 개선 되는 치유 효과도

 

 

 

 

 

펫과 함께 생활하는 입소자들은 생활에 리듬이 생기고 감정 표현이 풍부해지는 등 좋은 변화들을 보였다. 

 

실제로 치매 증상이 개선된 경우도 있었다. 가족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한 입소자가 "아라시는 어디 갔지?"라며 개 이름을 기억해 부르더니 점점 가족들 이름까지 기억해 낸 일이 있었다는 것. 

 

또 개 고양이를 애정을 갖고 쓰다듬는 일은 손 관절의 재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침이면 침대로 깨우러 오는 개에게 밝게 인사하며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도 한다. 마치 24시간 애니멀테라피(animal therapy)를 덤으로 누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시설장 와카야마씨는 "의외로 이런 요양시설이 펫 사육에 잘 맞다"고 했다. 고령자를 위해 마련된 미끄럼방지 바닥재나 냄새를 흡수하는 벽지 등은 펫에게도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설립된 지 이제 곧 10년이 되어 가는 이 곳엔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다. 

 

지금은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신장병을 앓는 애견과 함께 입소한 치매환자 A씨. 개는 거의 거동을 못할 정도로 죽기 1주일 전 여명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는 감정의 제어가 어려운 상태여서 개가 떠나면 슬픔으로 큰 소동이 있을 것이라 모두가 예상했다. 그러나 A씨는 애견을 자신의 침대에 눕히고 1주일 간 계속 곁에서 보살피다 자신의 팔 안에서 개를 조용히 떠나보냈다.  

 

수의사는 "당시 강아지 상태는 사람으로 치면 인공 투석이 필요할 정도로 굉장한 통증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래도 울부짖지도 않고 마지막까지 행복한 듯 주인을 바라 보았다"고 했다.  

 

A씨도 끝까지 보살폈다는 만족감으로 슬픔을 잘 이겨냈다. 반 년 후, 자신이 숨을 거둘 때도 매우 평온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운영은 어려워도, 배려과 사랑으로 감동 스토리 만들어


또 혼자 살기 어려워져 지자체의 관리가 필요한 고령자가 "애견과 함께 가는 게 아니라면 어디든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요양시설 입소를 몇 번이나 거부했지만, 이 사쿠라 마을 아먀시타라면 괜찮다고 해 긴급 보호로 들어온 일도 있다. 

 

 

물론 수익사업을 위주로 하는 곳이 아니다 보니, 수지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런 요양시설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섣불리 추가 개설 하기는 망설여지는 이유다.  

 

다행히 동물이 있는 시설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지원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채용에 별 어려움은 없다. 

 

요코스카시 지역의 이해와 관심도 역시 높다. 지역 자원봉사자들은 아침, 저녁으로 개의 산책을 돕는다. 단골 동물병원에서는 동물 약을 저렴하게 제공해준다. 

 

시설장 와카야마씨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