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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42)우리 강아지, 어떤 동물병원 좋아할까?

 

 

【코코타임즈】 이 세상에 병원가기 좋아하는 개, 고양이는 드물다. 특히 강아지와 동물병원 가는 일은 고양이 데리고 가기보다 몇 배 더 힘들다 한다. 그래서 최근 일본의 한 회사가 설문조사를 해보니, 그런 보호자들 고민과 걱정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도쿄에서 IT 서비스를 하는 회사, (주)플랜비(PLAN-B)는 부대사업의 하나로, 수의사 및 트레이너 등 외부 전문가와 함께 체험 중심의 반려견 정보를 제공하는 ‘이누나비’(INUNAVI, '개 네비게이션'이란 뜻)란 서비스도 해왔다. 

 

전국의 400여 보호자들에게 "당신의 반려견은 동물병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란 질문을 하니, "싫어한다"가 무려 70%나 나왔다.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결과. 동물병원 가려는 낌새부터 알아차리고 미리 숨어버리거나,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온 식구가 나서 얼르고, 달래야 마지못해 차에 올라타는 경우도 많다.

 

동물병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70%


"병원 출입문 앞에서 꼼짝 않고 서서 강하게 버텨요. 내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더군요."(30대 여성 보호자)  

 

 

"병원 근처에만 가도 발걸음이 무거워져 병원이 보이는 순간 갑자기 몸을 떨면서 겁을 먹기 시작해요. 결국 강제로 안고 진료실에 들어가야만 했죠."(50대 여성 보호자)등의 대답도 나왔다. 

 

그런데, 그 반대로 "좋아한다"는 대답도 11.8%가 나왔다 하니, 갑자기 눈이 확 커진다. 

 

"친절하게 말 걸어주고 쓰다듬어 주는 단골 병원 수의사를 너무 좋아해, 대기실에서 수의사 모습이 살짝만 보여도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자신이 왔음을 알리려 하더군요."(30대 여성 보호자)  

 

"병원에 도착하면 꼬릴 흔들며 기뻐하는데, 특히 좋아하는 간호사에게 뛰어올라 반가움을 표시하던데요?"(40대 여성 보호자)  

 

"병원 가는 날은 일부러 태연하게 산책가듯 출발해요. 또 미리 단골 병원 간호사와 약속해 놓고 병원 도착 후 바로 간식을 받아 먹도록 하니 병원 가기를 좋아합니다."(40대 남성 보호자) 

 

"병원 대기실 분위기가 항상 밝고 청결해 아이가 좋아해요. 또 수의사와 간호사가 차분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이름 불러주면 꼬리를 휘휘 돌리며 기뻐해요."(60대 남성 보호자) 

 

"간단한 예방접종 날은 집 근처 친한 개와 같이 가요. 병원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40대 여성 보호자) 

 

"우리 개는 산책길에 있는 단골 병원 앞을 지날 때마다 들어가자며 목줄을 당겨요. 아주 어릴 때부터 다녔던 병원이라 그런지 아무런 저항이 없어요."(50대 여성 보호자) 

 

온갖 방법이 다 동원된다. 그리고 역시 강아지 입장에선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수의사, 간호사가 반가운 모양이다. 이런 단골병원을 만나는 일은 보호자에겐 매우 큰 행운이다.

 

보호자들은 동물병원, 수의사 어떻게 생각할까?


수의사들에 대한 보호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도 있다. 보통 "수의사는 누구나 동물을 좋아할 거야"란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담당 수의사가 개를 싫어한다 생각한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대부분은 아니라고 했지만, 3.6%는 "있다"고 했다.

 

 

 

 

 

 

 

 

"진찰 방식이 매우 냉정한 편으로, '이렇게 개가 짖으면 진단이 어렵다'라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어요. 민망했죠."(40대 여성 보호자)  

 

"개를 다루는 방법이 거칠어, 동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30대 남성 보호자)  

 

"우리 개에게 거의 말을 걸어주지 않아 의무적으로만 진찰하는 듯 보였어요."(50대 여성 보호자)  

 

"단골로 몇 번이고 방문해 검사 및 처치를 받았는데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군요."(30대 여성 보호자) 

 

아무리 수의사라고 해도, 그도 사람인지라 때론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 그래도 이런 '냉랭한' 분위기에선 보호자도, 개도, 괜히 주눅 들기 쉽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했다. 

 

"저희 치와와가 자궁축농증으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수술 후유증으로 죽을 수도 있다'며 수술을 거부 당해 깜짝 놀랐어요. 그 후 다른 병원으로 옮겨 잘 수술 받아 완치했지만요."(50대 여성 보호자)  

 

"응급으로 병원에 도착해 심정지 가까운 상태였는데도, 진료를 거부 당했어요."(50대 여성 보호자)  

 

"이빨 발치 후 지혈을 위해 쓴 거즈 빼는 것을 잊어버려 그대로 마취에서 깨어난 개가 그 거즈를 삼켜버렸던 것 같아요. 연락을 받은 건 그 다음날이었죠. 장폐색 위험이 있어 내시경으로 거즈를 꺼냈는데, TV 리모컨 크기만 한 거즈를 보는 순간 정말 화가 났어요. 병원측에선 사과의 말 한 마디도 없어 정말 황당했습니다."(40대 여성 보호자)

 

이런 동물병원이라면 우리 강아지도...


물론 병원이 이런 난감하고, 기분 나쁜 일만 있는 곳은 아니다. 의외로 따뜻한 에피소드나 감동적인 경험도 많았다. 

 

 

"주사나 채혈 등을 할 때면 언제나 친절한 말투로 잘 달래주며, 우리 강아지에게 '아프게 해 미안해' 하며 주사를 놓은 모습에 항상 감동 받아요."(30대 여성 보호자)  

 

"기가 세고, 잘 무는 개여서 광견병 검사를 하러 갔는데, '이 정도면 귀여운 편'이라는 수의사 얘기에 맘이 가벼웠어요."(40대 여성 보호자)  

 

"급히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근처 다른 병원이 모두 문을 닫아 달려간 곳이 고양이 전문병원이었죠. 그래도 수의사는 '이번엔 커다란 냥이가 왔네'하며 싫은 내색 없이 치료해주었습니다. 또 '고양이는 배를 만지면 화를 내는데 이 녀석은 착하기도 하지~'라며 칭찬하자 병원을 극도로 싫어하는 우리 강아지도 차분히 진료를 잘 받았어요. 급한 마음에 병원 문이 열려 있어 무작정 뛰어들어 갔던 것이지만, 나중에 보니 진료 마감이 훨씬 넘은 시간이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40대 남성 보호자) 

 

 

 

 

"오래 전 일입니다.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개를 데리고 급히 병원을 찾아 여러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살리질 못했죠. 그런데 너무나 슬퍼하며 '진료비는 받지 않겠다'던 수의사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30대 남성 보호자)  

 

"노령견이 급히 컨디션이 악화돼 가장 가까운 병원을 갔어요. 24시응급병원 아닌, 개인이 하는 동네병원이었는데도 응급처치를 잘 해주어 큰 도움을 받았죠."(30대 여성 보호자) 

 

신뢰와 믿음 주는 동물병원, 보호자 미소 머금게 해 


"신장병을 오래 앓은 대형견을 기르는데, 어느 늦은 밤 갑자기 응급 상황이 왔어요. 그런데 저는 그 때 다리를 다쳐 운전해 응급병원에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하는 수 없이 밤 늦게 왕진전문 수의사에게 전화 했었는데, 금방 달려와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60대 여성 보호자) 

 

 

"갑자기 쓰러져 심정지에 가까운 상태가 된 개를 안고 무작정 동네병원에 달려가 문을 두드렸지만 이미 늦은 밤이었어요.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자, 같은 건물에 살던 수의사가 나와 밤새도록 처치해 주셨어요.덕분에 큰 고비를 넘겼죠."(40대 남성 보호자) 

 

"실명한 노령견인데 병원 가기를 너무 두려워했어요. 게다가 다른 개들까지 무서워하니,  수의사가 일부러 다른 개들이 대기하지 않는 시간에 예약을 해 주어 조용한 가운데 진료를 마칠 수 있었어요."(30대 남성 보호자)  

 

이처럼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하는, 따뜻한 동물병원 이야기는 의외로 많았다. 역시 병원은 믿음과 신뢰가 제일 큰 덕목인 곳이다. 반려견은 건강을 되찾고, 보호자는 마음 따스해지는, 그런 단골병원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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