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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개골 탈구 막아보자"... 미끄럼방지마루 만든 모던우드 황성현 대표

【코코타임즈】 지난해 11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케이펫페어(K-Pet Fair) ’에선 특별한 용품 하나가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미끄럼방지마루(NSF: Non Slip Floor). 보호자들은 15º 이상 경사지게 만들어 놓은 마루 위에 강아지를 올려보며 감탄했다. "그래, 이게 집에 있었다면 우리 아이 슬개골 탈구는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사실 반려동물 미끄럼 사고가 가장 많이 생기는 곳이 바로 거실(53.8%). 바닥을 매끄럽게 관리하는 우리나라 거주문화 특성상 어쩔 수 없기도 하다. 바닥에 미끄러져 생긴 부상도 간단치 않다. 뼈 관절이 빠지는 탈구(14.4%)나 뼈가 부러지는 골절(11.2%)이 가장 많다. 

 

이 미끄럼방지마루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한 곳이 바로 ㈜모던우드. 인천 북항쪽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 이 동네는 우리나라 목재산업이 크고 자란 메카와 같은 곳. 동남아 등지에서 대형 목재를 배로 들여와 볕에 말리고, 자르고, 합판과 가구를 제작하기에 좋은, 넓은 땅이 있었기 때문. 

 

크고 작은 목재회사 가구회사들이 여기서 출발하고 성장했다. 황성현 대표의 모던우드(modernwood)는 그들 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하나로 꼽힌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미끄럼방지마루를 만들어 목재산업에 새로운 시장 하나를 만들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국내 처음 개발한 미끄럼 방지 마루가 혁신에 시동을 걸다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집 안에서 미끄러져 생기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방법을 찾고 있던 한국소비자원이 저희에게 그 해법을 요청해왔죠. 시행착오도 많았죠. 그러다 마침내 2015년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마루가 나왔어요. 미끄럼 사고로 인한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나온 거죠. 그 덕분에 우린 특허를 4개나 낼 수 있었고, 정부는  미끄럼방지마루에 대한 KS마크 인증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기왕하는 것, 최고를 만들자"고 했다. 그래서 일반 강마루에 코팅을 하는 쉬운 방법을 마다하고, 마루 표면을 압착해 벌집 무늬의 요철을 만드는 ‘물리적’ 방법을 찾아냈다.  

 

유해한 화학물질을 바르지 않으니, 거실 바닥에 젖먹이 아기를 맨몸에 눕혀 놓아도 전혀 해가 없는 제품. 또 스팀 청소기로 거실을 아무리 자주 청소해도 끄덕 없는, 강하고 탄탄한 반영구적 마루가 탄생한 것이다. 이름도 ‘순탄탄’이라 붙였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강아지들에 많이 생기는 슬개골 탈구가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이전에도 미끄럼을 방지한다며 강아지에게 양말이나 토그립(toe-grips)을 신긴다, 바닥에 스프레이도 뿌린다, 여러가지를 다 해봤지만 사고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터였다. 

 

“오랫동안 여러 마리 강아지를 키워왔기에 당장 저부터 필요한 제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는 발가락 사이에 털이 자라기 때문에 마찰력이 더 높아야 했어요. 하지만 너무 높이면 사람에게 불편하고, 너무 낮으면 강아지에게 효과가 없고… 숱한 날들을 임직원들과 고민을 해가며 마침내 솔루션을 찾았죠.” 

 

게다가 마루 판넬들 이어 붙일 때 판넬들 틈을 특수하게 왁싱 처리하는 방법도 찾아내 강아지들이 오줌을 싸도 마루 틈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했다. 걸레질 한 번으로 그런 문제도 간단히 해결해버릴 수 있게 한 것. 불이 났을 때 타지 않는 방염도 성능 인증을 받았다. 

 

“서울의 한 애견카페에 이 마루를 시공해봤더니, 카페 주인이 깜짝 놀라시더군요. 강아지들이 아무리 뛰어다녀도 미끄럼 사고가 거의 없는 데다, 청소까지 너무 쉽다는 거죠. 카페들로선 아이를 맡고 있다가 탈구가 되거나 관절이 다치는 사고라도 나면 정말 입장 곤란해지는데, 그런 고민거리가 사라진 셈이죠.” 

 

이 때문에 최근 반려동물 친화형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 새 건축물을 시공하는 곳들에선 시공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 펫 전용코너를 강화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대형 유통업체들 관심도 커졌다.

 

미끄럼방지마루와 매트, 이번엔 IT와 접목된 스마트홈


황 대표는 보호자들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미끄럼 방지 매트’도 곧 내놓을 계획이다. 

 

 

“나무 콜크를 소재로 한 규격품 사이즈들이어서 보호자들이 기존 바닥 위에다 깔기만 하면 됩니다. 일종의 DIY 제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마루를 새로 깔지 않고도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전월세 임대주택이나 원룸 투룸 등에 특히 도움이 될 겁니다.” 

 

그의 명함엔 특별한 기능이 하나 있다. 휴대폰으로 간단히 스캔만 하면 모던우드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것. 그래서 제품에 대한 질문이나 가격 조회 등이 언제든 가능하다. 

 

모던우드의 미끄럼방지마루에도 그런 기능이 곧 들어간다. 마루를 쓰윽 한번 스캔만 하면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강아지 관련 정보와 응급조치 요령, 가까운 동물병원 등이 연결되는 것. 전통적인 마루에 첨단의 IT 기술이 접목되는 세상을 열어가는 셈이다. 

 

“최근 출시되는 가전제품들 상당수는 이미 AI(인공지능) 개념까지 탑재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거실과 주방은 사람과 동물이 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잖아요? 21세기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홈을 제대로 구현하자면 꼭 필요한 연결고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국전기연구원과 함께 'IT마루'를 연구하게 됐죠.” 

 

 

 

 

미끄럼을 방지하는 일반용 마루에서 반려동물용 마루로, DIY 매트로, 그리고 다시 마루에 IT 기술을 접목시키려는 그의 '혁신가' 행보에 관련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요즘 인천의 서쪽 황해 바다를 자주 쳐다본다.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과 동남아 시장 등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시작한 미끄럼 방지 마루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상상해보는 것이죠. 강아지 키우는 집은 카페트보다 미끄럼 방지 마루나 매트가 훨씬 더 효용성이 클 테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K3eBYzG0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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