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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철학】(2)'묘한 견당'(猫한 犬黨)을 기다리며

 

 

【코코타임즈】 영양탕을 즐겨먹던 지난날 과오를 참회한다는 칼럼이 <코코타임즈>에 게재되자 여러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축하 인사도 많았지만, "나도 영양탕 끊은 지 몇 년 된다"는 얘기가 많았다.  

 

어쩌면 그런 것도 우리 사회 변화의 한 단면이리라. 어떤 유혹이 있어도 입에 대지 않는 소극적 회개를 뛰어넘어, 이젠 반려동물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하는 적극적 참회로 나아가는 이들도 많을 테니. 

 

내 개인적인 변화 중의 하나는 길거리나 공원에서 반려견을 만나면 견주에게 양해를 구하고 개에 대해서 질문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이다. 견종, 나이, 이름, 암수등 기본정보는 물론이고 성향이나 특성까지 묻곤한다.  

 

때론 그 예쁜 모습들을 사진에 담아,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며칠동안 머리에 그 잔상이 남아 홀로 웃음짓는 일도 많아졌다. 

 

얼마 전에는 아침 등산길에 산책 나온 도베르만 핀셔 두 마리를 만났다. 7개월된 맥스(수)와 밴(암)이다. 아직은 장난기 어린, 귀여운 모습들이다.  

 

그들은 고기 한 점 붙어있지 않은 돼지족발 통뼈를 씹어 먹고 있었다. 견주는 "도베르만이 쇠와 돌도 씹을 수있는 강력한 이빨을 소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남들은 무서워해도, 견주에겐 그 이빨 조차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양. 

 

묻지도 않았는데 견주는 "도베르만은 독일산으로, 경호견과 경찰견으로 활용했고, 히틀러 시대엔 독일군의 군견이었다"고도 했다. 갑자기 영화 ‘쉰들러리스트’에서 독일 군견들이 커튼 뒤에 숨어있던 유대인 가족을 찿아내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약간의 경계심이 느껴졌다. 

 

개는 본성에 의해 행동할 뿐 선한 양심으로 선악을 판단하지 않는다. 또 주인에 충성하는 것은 개의 본성이다. 어떠한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행동 양식이 결정되는 것이다. 

 

산을 내려오면서 나의 지적 호기심은 인간과 생각의 관계까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사람과 생각은 어떤 함수관계인가?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은 여전히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생각을 만드는 주체다. 인문학적 사유를 한다. 철학과 역사와 문학 등으로 표현된다. 

 

사람은 그대로라 해도 그 생각, 그 사유는 바뀔 수 있다. 누구는 신념 때문에 목숨을 버리기도 하지만, 또 누구는 사상적으로 전향하는 사람도 있다.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운명이고 생각에 따라 운명은 결정된다. 

 

우파와 좌파, 보수와 진보의 다툼이 끝이 없다. 요즘 세상이 왜 이런 지 테스형에게 물어도 답변이 없다. 

 

쥐만 많이 잡으면 되거늘, 흑묘니 백묘니 말이 많다. 축구선수의 주발이 왼발이든 오른발이든 포지션이 어디든, 그 선수가 골에 기여하거나 그 팀이 승리하면 그만이다. 손흥민 선수는 이런 사실을 경기 때마다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정치철학이나 현실은 동네축구 수준이다. 태클 실력만 세계 최고다. 열심히 뛰기는 하는데 실력은 별로이기 때문이다. 

 

정치의 골은 국민의 행복이다. 국가브랜드와 경쟁력 같은 본질에 써야할 에너지를 편가르기에 낭비하고 있다. 

 

조만간 국민에게 일편단심으로 충성하는 '묘한 견당'(猫한 犬黨)이 창당하고, "국민의 충직한 수호견이 되겠다"는 '개통령'과 선한 양심의 '국개의원'이 나오길 기대할 뿐이다. 

 

칼럼니스트 이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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