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최근 반려견들이 산책을 나갔다 진드기에 물리는 사고가 늘고 있다.
특히 여름부터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이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 여름에 진드기 개체 수가 많이 늘었는데, 청명한 가을 날씨에 산이나 들, 공원 등지에서 풀밭에 놀다보면 진드기에 물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심각한 것은 진드기 때문에 바베시아 빈혈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 때문. 예전에는 드물었던 바베시아증(Babesiosis)이 최근 2~3년 전부터 상당히 많아져서다.
거기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특히 주의해야 할 점. 예전엔 주로 제주도나 산간 지방에서 진드기 매개질환이 많았다. 최근엔 북한산은 물론 인왕산 등 도심 가까이서도 바베시아증에 걸린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수의계에 따르면 바베시아 빈혈은 바베시아 원충이 참진드기를 매개로 체내에 침투해 생기는 질병이다. 적혈구에 기생하면서 용혈성 빈혈을 일으켜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바베시아 빈혈에 걸리면 보통 사망률이 30%를 넘는다. 신장이나 간에 기능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처음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잠복기 5~7일 정도를 지나면 빈혈 증상에다 식욕 부진, 고열(40℃ 이상), 기력 저하, 혈뇨 등이 먼저 나타난다.
빈혈이 있는 경우엔 호흡이 얕고 빨라진다. 운동 후 쉽게 피로해지고, 혀와 잇몸 등 입안 색이 허옇게 변한다. 무력감 우울증 등 심리 증상도 있고, 배가 불러오거나 황달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땐 신속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바베시아 빈혈을 치료하려면 다른 반려견 혈액을 수혈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강아지 혈액이 절대 부족해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반려견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바베시아 원충을 지닌 어미 개에서 태어난 강아지도 감염된다. 또 바베시아 원충을 완전히 죽이는 약은 없다. 치료하는 도중, 또는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발도 잘 된다.
고양이도 바베시아 빈혈 걸린다
강아지뿐 아니라 고양이도 밖으로 나돌아 다니는 고양이는 진드기 때문에 바베시아 빈혈에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바베시아 예방을 위해서는 매달 외부기생충 약을 발라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강아지에게 모자를 씌우고 옷을 입혀서 산책 나가거나 잔디밭보다는 흙바닥 쪽으로 걷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울 웨스턴동물의료센터 홍연정 원장은 "바베시아 빈혈로 내원해 수혈 받는 반려견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올해 더욱 급증해 9월 중에만 본원에 치료를 받으러 온 반려견들이 수십마리에 달하고 혈액이 부족해 죽는 반려견들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북한산 산행을 자주하거나 주변에 거주 중인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반드시 매달 외부기생충 제거제를 사용하고 산행시 진드기가 의심되면 외부기생충 구충제를 뿌려달라"고 당부했다.
산책 직후에 세심하게 빗질해주면서 진드기가 있는지 확인해주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