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의 방문진료, 즉 '왕진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중개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일부 수의사들이 이에 동조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해 대한수의사회가 이를 "동물의료체계 교란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근절책 마련을 나섰다.
대한수의사회(KVMA, 회장 허주형)는 "최근 수의사 방문진료를 제공‧중개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일부 동물병원에서도 개별적으로 왕진 서비스를 내세우는 등 동물의료체계를 교란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국 임상수의사들과 대한동물병원협회(KAHA) 등에 '동물병원 방문진료(왕진)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일부 수의사들이 관련 법률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윤리의식이 부족해 임상 현장에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수의사법은 동물진료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의사라는 '인적 요건'뿐 아니라 적절한 시설을 구비한 동물병원이라는 '물적 요건'을 동시에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동물의 진료는 시설이 갖춰진 동물병원 내에서 해야 한다.
KVMA는 이어 "가축에 대한 출장 진료와 같이 예외는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일상적으로 방문진료를 하는 경우 응급상황 대응 미비로 의료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적절한 의료폐기물 처리 등 위생관리가 어려워 공중위생 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의사법과 유사한 의료법은 응급환자의 진료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료기관 내에서 진료를 해야 함을 보다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KVMA는 이어 "중개 서비스를 통한 방문진료 및 특정 동물병원으로 진료를 연결하는 행위 등은 '부당한 환자의 유인'에 해당해 면허 정지 등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회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KVMA는 또한 "최근 인터넷 의약품 판매, 무자격자에게 고용되어 진료하는 행위 등의 일탈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약사법과 수의사법 등 법률을 위반하는 사항은 무관용 고발을 원칙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