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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와 함께

【진화하는 동물병원】헬릭스, 반려동물 심장수술 첫 성공

 

 

 
 
 
 
 
 
 
 
 

 

【코코타임즈】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강아지 가슴을 열어 심장수술을 하는 단계에 왔다.  최근 서울 헬릭스동물심장수술센터가 10살 수컷 말티즈의 심장 수술을 성공시켰기 때문. 

 

그동안 심장 수술은 난이도가 높을 뿐아니라 성공한 사례가 아직 없어 대학동물병원들에서조차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던 분야. 그에 따라 이번 개심술이 국내 수의역사상 첫 성공작인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1일 서울 헬릭스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황정연)에 따르면 헬릭스동물심장수술센터(센터장 김대현)에서 지난해 22일 강아지 이첨판 폐쇄부전증 수술을 시행했고, 열흘이 지난 현재 건강한 상태에서 회복 중이다. 고치기 쉽지 않은 노령동물의 심장병 수술이 성공으로 인정받을 만한 단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 반려견은 숨이 거칠고, 폐에 물이 차 자칫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각도로 검사를 한 결과, 병명은 '이첨판 폐쇄부전증'. 앞으로 더 살 수 있는 기대수명도 두달에 불과했다.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있는 판막, 즉 이첨판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생기는 병. 혈액이 역류해 폐에 부종이 생기고 심장비대증 등에 걸릴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흔히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시추 등 소형견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발병 가능성은 점점 높아진다. 한 보고에 따르면 9세 이상의 60%, 13세 이상의 85%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이 필요한 중증이지만, 발생 빈도까지 높다는 것이다. 

 

지금까진 이 경우에도 이뇨제를 먹여 폐에 물이 차는 것을 막는 정도에 그쳐야 했다. 하지만 이뇨제는 신장에 무리가 줘 결국 신장 기능까지 잃게 한다는 게 부작용. 결국 근본적인 치료는 못된다는 것이다.

일본에 가야만 했던 심장 개심술


그래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자면 일본에 가야 했다. 마사미 우에치 등 개심수술이 가능한 아시아수의심장전문의(AiCVIM)들이 있는데다, 소동물 심장수술 역사도 꽤 흘러 이미 상당한 성공 사례를 축적해놓고 있어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걸림돌이었다. 건너갈 수가 없는 것. 수소문 끝에 헬릭스를 찾았다. 이 센터는 1여년 전 심폐체외순환기를 도입한 후 가슴을 여는 개심술을 다양하게 시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난관은 또 있었다. 환자 나이도, 몸 상태도 수술하기에 최적이 아니었던 것. 김 센터장은 “거의 심부전 말기에 가까워 수술에 대한 위험도가 매우 컸다"면서 "보호자와 충분한 상의 끝에 수술을 결정했다”고 한다. 

 

수술 역시 간단치 않았다. 우선, 강아지 심장을 완전히 정지시킨 후 가슴을 열어 좌심방 판막 상태를 확인했다. 판막의 건삭이 끊어져 있었다. 수술팀은 인공 봉합사를 이용해 건삭를 다시 재건하고, 확장된 판막륜을 원래 크기대로 좁혀준 뒤 좌심방을 봉합했다. 이후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을 확인하고는 겨우 수술을 종료할 수 있었다. 

 

보호자는 한 반려견 커뮤니티에 “우리나라에서 흔한 수술이 아니고 선택은 저의 몫이었지만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면서 “아직 입원 상황이고 혹시 위험한 상황이 또 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것 같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국내 수의계도, 보호자들도 큰 기대감


국내 수의계도 이번 수술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성공으로 최종 판명나면, 우리나라 수의 임상계에 커다란 희소식이 될 수 있기 때문. 미국 유럽 일본 등과의 수의학 기술격차를 줄여나갈 중요한 계기도 된다. 

 

보호자들 입장에서도 희망적이다. 소형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다 반려견들까지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노령견 심장수술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높아갈 수 밖에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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