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국경을 넘어 암암리에 들어온 개들이 집단 감염병을 퍼뜨리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오던 미국이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반려견 수입에 앞서 동물 등록부터 질환 검사 및 예방 접종 등 각종 규제 장치들을 내놓은 것.
특히 그동안 미국에 개를 수출해오던 멕시코 중국 등 10여국들 중엔 우리나라도 끼어있었다는 점에서, 이 법안의 미 의회 통과는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 및 수의사 랄프 에이브럼(Ralph Abraham) 하원의원은 커트 슈레이더(Kurt Schrader) 의원, 테드 요호(Ted Yoho) 의원과 함께 19일(현지시각) '건강한 반려견 수입 법안'(Healthy Dog Importation Act)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반려견의 등록, 건강 상태 확인 및 예방접종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으로 수입되는 개들에겐 강력한 검역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행정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
이에 미국의 애견인 모임 '아메리칸켄넬클럽'(AKC)과 미국수의사회(AVMA)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AKC(American Kennel Club) 데니스 스프렁(Dennis Sprung) 대표는 “지난 몇 년간 광견병, 개 인플루엔자, 디스템퍼와 같은 동물 매개 질환들이 수의사 확인 및 유효한 건강 증명서가 없이 수입된 개들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왔다”면서 “미국으로 연간 100만 마리의 개들이 들어오는 가운데, 이것은 동물 보건과 공중 보건에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미국수의사회(AVMA) 존 하우(John Howe) 회장도 “너무 오랫동안 개들은 제대로 된 검사가 없이 미국에 들어왔으며, 이는 질병이 들어오고 전파될 위험성을 높인다”라며 “새로운 이 법안은 수입되는 개들이 건강하고 질병과 기생충이 없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동물과 사람의 건강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반려견 수요는 연간 800만 마리를 넘는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브리더(breeder)들만으론 이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어 그 나머지를 수입에 의존해왔다는 것.
감염병 옮긴 개들중엔 한국 수입 개들도 있어
특히 그동안 수입된 개들에게서 감염병이 확인된 경우는 여럿으로 그 중엔 우리나라로부터 수출된 개들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동물권 단체 '피어프리펫츠'(Fear Free Pets)(바로가기)에 의하면 아시아-1(Asia-1)이라고 불리는 신종 디스템퍼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개들의 몸에서 확인되었다는 것.
또한 한국과 중국에서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3N2)가 2015년 들어온 이후 미국 내 거의 모든 주에서 이 질병의 발병 사실이 보고되었다.
피어프리펫츠는 그 외에도 멕시코에서 수입된 개들에게서 브루셀라병이 2004년 확인되었으며, 그 직후부터 미국에서 브루셀라병이 다시 유행했다.
브루셀라병은 치료법이 없으며 다른 동물들과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병이다.
미국은 이집트로부터 수입되는 반려견에서 광견병이 수차례 확인되자 2019년 5월부터 이집트로부터의 반려견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